|
박지민이 똥을 쌌대
박지민은 밥을 많이 먹는대 박지민이 무시무시한 쪽지를 썼대 박지민이 정수기에 마법의 가루를 뿌렸대 작가의 말 |
유순희의 다른 상품
정문주의 다른 상품
|
지민이랑 좀 친해진 건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부터예요. 지민이가 학원에 온 첫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우리 마을’을 그려 보라고 했어요. 아이들은 제각각 자기가 생각하는 마을을 자유롭게 그렸어요. 그런데 지민이는 뭐든 동그랗게 그리는 거예요. 사람 얼굴도 동글, 다리도 동글, 자동차도 동글, 창문도 동글, 길가에 핀 꽃도 동글, 참새도 동글.
“쟨 동그라미밖에 모르나 봐.” 아이들이 놀리니까 지민이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샐쭉하니 가만히 있었지요. 동민이는 지민이가 동그라미밖에 못 그리는 게 아니고, 동그라미를 정말로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동그란 걸 좋아해서 그런지, 지민이는 생긴 것도 동글동글하거든요. 얼굴도 둥그스름하고, 손도 다리도 오동통하지요. 머리에 둥근 해바라기 꽃핀을 꽂는 것도 좋아해요. 양볼에 팬 보조개는 또 어떻고요. 아주 작디작은 새끼 달 같아요. 동민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려다가 그만두고, 지민이에게 말을 건넸어요. “내가 좀 도와줄까?”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동민이는 지민이가 그린 동그란 얼굴에 네모난 안경을 그려 주었어요. 동그랗게 그린 자동차 지붕 위에는 세모난 깃발을 그려 넣은 뒤 ‘안녕.’이라는 글씨도 써넣었고요. 깃발이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는지, 지민이도 “안녕!” 하며 인사하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방그레 웃었어요. 동민이는 그렇게 지민이를 계속 웃게 해 주고 싶었어요. --- p.8-12 아이들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아래에 서 있었어요. 동민이도 아이들 뒤에 섰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이렇게 속닥이는 거예요. “그 쪽지, 박지민이 썼대. 박지민은 낙서하는 거 좋아하잖아.” “정말?” “그래, 박지민 필통에 쪽지가 있는 걸 누가 봤대. 그것도 한 장이 아니라 여러 장.” “왜?” “박지민이 저번에도, 또 저번에도 혼났잖아. 선생님이 박지민한테 목소리가 작다고 크게 말하라고 했는데, 박지민은 대답도 안 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고. 그래서 선생님이 잔뜩 화났잖아.” “맞아, 맞아. 진짜 박지민이 했나 보다.” 동민이의 목덜미가 빨개졌어요. 너무 억울해서요. --- p.50-51 |
|
박지민이 똥을 쌌대
동민이는 박지민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지민이의 동글동글한 얼굴도, 양볼에 팬 새끼 달 같은 보조개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도 다 좋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지민이에 대한 황당한 소문이 멀리멀리 퍼지기 시작한다. 동민이는 속상해할 지민이 걱정에 소문을 막기 위해 다짜고짜 손을 번쩍 들고 “박지민이 안 그랬대!” 하고 외치지만,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다. 지민이를 늘 웃게 해 주고 싶은 동민이는 그날부터 깊은 고민에 빠진다. 박지민이 무시무시한 쪽지를 썼대 동민이네 반 담임선생님은 무척 무섭고 엄격하다. 이런 선생님을 마귀할멈이라고 욕하는 의문의 쪽지가 교실 안을 돌다가 마침내 선생님의 눈에도 띄게 된다. 쪽지를 쓴 범인을 찾기 위해 공책 검사를 하는 등 조마조마한 일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지민이 범인이라는 소문이 돌게 된다. 급기야 동민이는 지민이의 자리 밑에서 선생님을 욕하는 또 다른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정말 지민이가 쪽지를 쓴 범인일까? |
|
소문보다 힘이 센 것은 친구의 믿음과 사랑!
작가는 실제로 길거리에서 “박지민이 안 그랬대!” 하고 외치는 한 남자아이를 만난 뒤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남의 약점을 잡아 비웃고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데 골몰하는 각박한 세상에서, 누군가를 지켜 주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치길 주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은 것이다. 박지민은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도 크고, 부끄러움도 많이 탄다. 누가 뭘 물어보면 골똘히 생각하느라 콧등에 힘이 들어가지만, 아이들과 선생님은 말하기 싫어한다고 지레짐작하고는 답답해하며 자리를 떠 버린다. 하지만 이런 지민이의 진심을 동민이만은 알고 있다. 지민이를 좋아해서 자꾸만 바라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동민이는 자세히, 오래 볼 줄 아는 눈을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지민이의 진심과 진가를 알아보았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남들의 이야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친구에 대한 신뢰를 지켜나가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이러한 동민이의 다정한 관찰력은 친구들이 모두 꺼리는 같은 반 친구 조준호에 대한 이해와 포용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물론 거기에는 조준호를 편견 없이 대하는 지민이의 태도가 도움을 주었다. 소문은 힘이 세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이 센 것은 친구에 대한 믿음과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용기일 것이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따라붙은 소문을 막기 위해 급한 마음에 다짜고짜 손부터 번쩍 드는 천진난만한 동민이의 모습에 뿌듯한 감동을 느끼며 아낌없이 응원을 보내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