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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도 말려 죽였는걸요, 아이라니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아이가 없다고 후회하게 될까? 아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끝내 정답은 없을 두 질문 사이에서 차분히 사색하고 담백하게 적어 나간 이야기. 아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저마다 누릴 인생의 깊이와 행복을 긍정하는 이야기.
2017.01.17.
에세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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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 아이 없는 사람들의 시대
이상한 연민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요 “여자는 아이 낳는 기계” 손주는 귀중품 페이스북이라는 나팔수 그 말의 속내 아이가 있든 없든 어른이 되긴 어려워 마흔이라는 포기 선 아이 없는 기혼자들의 쓸쓸함 결혼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사나 죽으나 혼자 혼자 살다 죽은 여자는 재수가 없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의 최후 누구나 안심하고 혼자 죽을 수 있는 세상 입양 생각 엄마 연습 아이는 사절합니다! ‘씨 없는’ 남자들 도대체 몇 명을 낳아야 하나요? 텅 빈 화살통 기자들은 임신 여부를 궁금해한다 여전히 남자들은 모르거나 무심하다 후기 : 아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
Junko Sakai,さかい じゅんこ,酒井 順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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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은 장래 아이가 없는 고령자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평생 출산은 경험해보지 못할 것 같은 저도 그런 고령자 중 하나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아이가 없는 노인이 대량 발생하는 시대는 반드시 오게 될 겁니다. 그런 시대를 앞두고 아이가 없는 인생을 어떻게 봐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제부터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p.12~13
그러나 우리 세대가 고령자가 되었을 때에는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고령 여성, 즉 할머니이긴 하지만 ‘조모’는 아닌 사람이 많을 겁니다. 고령 여성이라고 하면 자애로움이 넘치는 존재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에는 할머니 이미지도 상당히 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p.29 하지만 저는 아이를 낳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 등 남녀를 자꾸 나누려고 하는 생각은 많은 사람을 정말 살기 힘들게 만들 테니까요.--- p.40 자신은 제대로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는데, 즉 손자, 손녀를 안을 모든 조건을 갖추었는데, 왜 손주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는 마음도 있을 겁니다. 우리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집니다. 부모님에게 손자, 손녀의 얼굴을 보여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고 생각도 하지만 효도하려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요.--- p.45 아이를 가진 사람은 확실히 따뜻하지만 테레사 수녀처럼 아이가 없는 사람 중에도 아주 따뜻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노력 여부에 따라 뭐든 알 수 있다” 정도로 해놓는 편이 서로에게 좋은 세상 아닐까요.--- p.65 아이 없는 사람들과 있는 사람들이 같이 걷는 일. 아이가 있든 없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면 가능하겠죠. 친구들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다시 모여 서로를 지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73 애가 없는 기혼 여성과 애가 없는 독신의 초조감의 깊이는 완전히 다를 겁니다. 애가 없는 독신에게 애가 없다는 손실감은 결혼하지 않은 데서 오는 손실감 다음에 있는 것입니다. 최대의 손실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에 비해 애가 없는 기혼자에게 아이가 없다는 사실은 유일한 손실입니다.--- p.88 아이가 없는 여자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확실히 남자 입장에서 보면 이상하게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시대인데도 의지를 짜내서 아이를 낳은 여성”보다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여성”이 그 원인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98 지금까지는 직장에서 아이를 가진 여성들을 차별했지만 앞으로는 아이가 없는 여성들을 차별하는 날이 올지 모릅니다. 즉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여성은 뭔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러나 아이가 없는 여성의 경우 아이를 키우지 않는 동안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것만이 ‘인간성을 성장시키는 행위’는 아닙니다.--- p.100~101 여성도 노력하면 뭐든지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갖는 일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출산 전에는 ‘결혼’이라는 난관을 뚫고 지나가야 합니다. 그건 밤낮으로 공부를 하거나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될 때까지 두드리거나 오랜 시간 와신상담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관문 앞에서 힘이 다해 아이를 포기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많은 사람이 아이를 갖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겁니다.--- p.193~194 “전차에서도 거리에서도 아이에게 가장 차가운 사람은 아이가 없는 여자”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아이에게는 되도록 살갑게 대하지만 ‘역시 귀여운 애는 귀엽고 귀엽지 않은 애는 귀엽지 않아!’라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p.29 할머니가 되어서도 아이가 싫을까요? 아니면 저보다 더는 나이 많은 사람이 없는 나이가 되면 저도 어린 사람을 적당히 잘 다루게 될까요? 뭐, 할머니가 되어서도 아이가 싫다면 억지로 좋아하는 척하지 말고 ‘심술쟁이 할머니’나 될까.--- p.30 아이가 없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조카가 있으니까 나는 괜찮다”는 말이 나옵니다. 자신의 형제 중에 하나라도 아이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부모님에게 손자, 손녀 얼굴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최소한의 임무를 해결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제 나는 무리하지 않아도 돼’라고 안도하죠. ‘결혼은 안 하더라도 아이는 낳을까? 어떻게? 이 나이에 싱글맘이 되어야 하다니’ 같은 고민도 그만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조카를 무척 사랑합니다.--- p.47 “아이를 낳고서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이 말을 반대로 뒤집으면 “아이 없는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서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무한한 사랑이거나 자신을 길러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처럼 좋은 것들뿐입니다. 요컨대 “이런 멋진 것을 모른 채 아이가 없는 여러분은 나이만 처먹고 계시는 거예요” 라는 말로 곡해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 p.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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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하려고 아이를 낳을 순 없잖아요
이 책의 저자 사카이 준코는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이 40대 중반에 들어섰다. 어쩌다 보니, 어떻게든 노력했다면 낳을 수 있었던 나이를 지나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자부해도 손주를 기다리는 어머니만큼은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우리 어머니처럼 평생 전업주부였던 노인들은 손주 안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지상명령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친구들이 속속 손자, 손녀가 얼마나 귀여운지 얘기하는데 자신은 그 얘기에 끼지 못한다는 것은 전업주부 인생의 마지막 칸을 채우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님에게 손자, 얼굴을 보여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고 생각도 하지만 효도하려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요. 다행히 오빠 부부가 아이를 낳아준 덕분에 저자는 조카에게 애정을 쏟는다. 그러나 자기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귀여워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회가 규정한 출산 의무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양육의 책임이 없는 상태라면 “아, 정말 조카로 딱 좋아” “내 아이였다면 난 못 키웠을 거야” “조카는 와도 좋고 가도 좋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는 삶 낳고 싶다고 열망하는 사람들이 낳지 못하고, 그 정도는 아닌 사람이 쉽게 임신하는 사태를 보더라도 세상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라도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 “아이는?”이라고 함부로 질문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굳이 나서서 왜 아이가 없는지 얘기할 필요는 없다. 저자 사카이 준코는 그저 담담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보살피지 않는 삶의 형태도 있으며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는 현재의 삶을 긍정하라고 주문한다. 친구의 아이를 보면 귀여웠지만 부럽지는 않았고, ‘이대로 좋은가?’라는 질문은 ‘이걸로도 충분해’라는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배경이 뭐든 아이 없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지금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아이 없는 인생’도 있을 수 있다는 착지점에 우리는 이르렀습니다. 행정자치부가 가임기 여성인구 지도라는 희한한 발상을 한 데에는 여자의 정체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규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지도를 보고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꼈다면, 이 책이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