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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질서(신, 초월자, 영원함)와 역사(현실, 유한)를 동시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순적 삶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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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장 원형과 반복 제2장 시간의 갱신 제3장 불행과 역사 제4장 역사의 폭압 주석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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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질서(신, 초월자, 영원함)와 역사(현실, 유한)를 동시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순적 삶의 해명
『영원회귀의 신화』는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종교학자 엘리아데의 대표작이다. 수십 권에 달하는 그의 저작을 통해 엘리아데는 인간의 인간다움의 근거를 제공하는 종교와 신화, 상징, 의례의 다양성과 그것에 담긴 의미를 세계사적 견지에서의 비교적인 방법을 통해 제시한다. 따라서 엘리아데의 관점을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은 비전문가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번역 소개하는 『영원회귀의 신화』는 그의 종교학 전체를 꿰뚫는 방법과 관점을 요약하는 엘리아데 종교학의 입문이자 결론으로 읽을 수 있다. 엘리아데 종교학의 핵심 주제는 우주와 역사이다. 인간의 삶은 그것이 처한 역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월을 지향하고 수용하는 데서 궁극적 가치를 확보한다고 믿는 엘리아데는, 우주적 질서(신, 초월자, 영원함)와 역사(현실, 유한)를 동시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순적 삶의 방식을 이 책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이 책의 영어판 제목인 '우주와 역사'는 그러한 엘리아데의 역사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론에서 저자 본인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엘리아데는 자신의 역사철학의 요점을 제시하는 이 책에 '역사철학 입문'이라는 부제를 달려고도 했다. 그러나 불어판 원본은 영어권에서 소통될 수 있는 거대한 제목이 아니라, 그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보다 소박한(?) 제목―『영원회귀의 신화』: 원형과 반복―을 달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대단히 상징적으로 엘리아데 종교학의 핵심을 드러낸다. 먼저 엘리아데는 인간의 역사가 근원적인 것, 시원적始原的인 것의 순환적 반복에 의해 추동되고 지속된다고 믿는다. 그러한 그의 확신은 그가 시원적 존재론archaic ontology이라고 명명하는 그의 방법론에 의해 다듬어진다. 이 책 『영원회귀의 신화』가 바로 그의 방법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제로 제시된 '원형과 반복' 역시 그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엘리아데에 따르면, 우주(코스모스, 질서)는 혼돈(카오스)으로부터 시작되는 우주창생(코스모고니)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우주창생은 단순한 기독교적 의미의 신에 의한 우주창조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세계의 거의 모든 기원신화에서 보이는 것으로서 근원적인 신화, 즉 모든 신화의 원형에 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주창생에 의해 탄생한 그 질서(코스모스), 즉 지상의 세계는 천상의 세계를 모델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수많은 고대문명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천상-지상-지하'라는 우주의 세 영역을 연결하는 세계의 중심에 관한 신화와 상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인간 행위의 실재성은 최초의 시간에 존재했던 신화적인 초월적 실재와의 연관성 속에서 보증된다. '사물이나 행위는 원형의 모방, 혹은 반복을 수행하는 한에 있어서만 실재하는 것이 된다.' 이 말은 엘리아데 종교학의 핵심이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엘리아데가 던져주는 삶의 핵심에 관한 하나의 역설적인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인류의 새로운 창조, 새로운 인간의 발견을 위한 깊은 통찰 엘리아데는 인간, 특히 현대인은 역사에서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며, 역사의 창조자는 더더욱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기의 역사를 소거할 수 있는 자유가 인간에게는 근원적으로 주어져 있지 않다. 인간은 자신이 원형의 모방과 반복에 의해 형성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실재하고, 비로소 의미를 획득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엘리아데는 말하고 싶어한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시원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시원성을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실재성을 더 깊이 있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의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삶이 우주의 원형적 반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 결과 그들은 우주적 리듬을 받아들이는 삶을 수용하고, 그 리듬에 따르는 삶을 살았다. 그들의 의례가 바로 그런 삶의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우주적 리듬을 반복하는 의례적 삶은 매 순간, 근원적 창조는 아니지만, 가장 창조에 가까운 삶을 창조한다. 주기적인 원형의 반복을 통해 우주창생에 참여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특히 인간의 자유를 과대평가하고, 인간 중심의 우주를 과장해온 근대 이후의 인간은 어떤가? 일상적 먹을거리의 안전을 걱정하고, 자연의 파괴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염려하고, 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는 순간을 매일매일 경험하고, 근대적 의학에 의해 정복된 것으로 알았던 변형된 바이러스의 새로운 공격에 직면하여 우리는 우리가 상실한 인간의 근원적 실재성reality에 대한 진지한 사색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대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의 절망을 치유하는 통찰을 습득해야 하지 않겠는가. 『영원회귀의 신화』는 작은 책이지만, 인류의 새로운 창조, 새로운 인간의 발견을 위한 깊은 통찰을 담은 대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