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1장 인간들에게 인간의 언어로 말을 건네고 그들 자신에 대해서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그리스도의 말 2장 그리스도의 말의 영향으로 인한 인간 세계의 붕괴 3장 그리스도의 말에서 비롯되는 인간 조건의 전복 4장 인간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말을 건네고 더이상 그들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 그 자신에 대해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말. 자신의 신적 조건에 대한 확언 5장 그리스도 그 자신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 자신의 신적 조건에 대한 재확언 6장 그리스도가 그 자신에 관해 표명한 말을 정당화하는 문제 7장 세계의 말, 생명의 말 8장 하느님의 ‘말씀’: 그리스도가 그 자신에 대해 한 말의 자기 정당화 9장 인간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이해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 10장 인간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 결론 ‘말씀’을 듣기. 가파르나움 회당에서 그리스도가 말한 것 옮긴이의 말 |
Michel Henry
미셸 앙리의 다른 상품
김동규의 다른 상품
|
인간의 말인가, 하느님의 ‘말씀’인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 물음을 탐구하다 그리스도교 신학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말 역시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리스도는 때로는 인간의 언어로 인간의 삶과 행동에 대해 말하는 한편 때로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과 하느님이 어떤 관계인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한다. 그리스도가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할 때 그의 가르침은 현자나 예언자의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그는 자기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부를 뿐만 아니라 자신과 ‘아버지’가 하나라고 선언하며, 자신이 생명을 주고 죽은 자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다”(「요한의 복음서」 14:10), “아브라함이 있기 전부터 내가 있었다”(「요한의 복음서」 8:58),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의 복음서」 11:25)와 같은 말들이 그것이다. 바로 이 점이 그리스도의 말과 일반적인 인간의 말의 결정적인 차이이며, 그리스도의 말을 단지 위대한 인간의 도덕적 가르침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 책은 역설한다. 그리스도의 선언을 무조건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제시하지 않고 철학적으로 해명하고자 하는 이 책은 그리스도의 말이 어떻게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하느님의 ‘말씀’임을 드러내는지를 탐구한다. 인간 조건을 뒤흔드는 그리스도의 말 “너희는 원수를 사랑해주어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주어라. 그리고 너희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주어라.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주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주어라.” ─ 「루가의 복음서」 6:27-30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흔히 사랑과 용서, 선행을 권하는 보편적인 윤리로 이해된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말을 그 맥락 속에서 면밀히 살피면 인간적 지혜나 도덕의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는 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삶의 질서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다음의 선언에서 이것이 잘 드러난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아들은 아버지와, 딸은 어머니와,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서로 맞서게 하려고 왔다. 집안 식구가 바로 자기 원수다….”(「마태오의 복음서」 10:34-36) 존재들 간의 모든 관계를 전복시키는 그리스도의 말은 생명의 차원에서 새로운 역설을 불러온다. 그 말은 인간을 더 선하게 개선하려는 권고가 아니라 인간 자신을 모든 관계의 중심과 근거로 삼는 인간의 체계를 해체하는 말이다. 그리스도가 인간관계의 상호성을 무너뜨리는 이유는 인간의 생명이 인간 자신에게서 비롯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도 자신에게 생명을 부여하지 않았으며, 다른 인간에게 생명을 부여할 수도 없다. 인간은 자율적이고 자기 충족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보다 앞서 있는 절대적 생명으로부터 끊임없이 생명을 부여받는 존재인 것이다. 현상학의 거장, 앙리 사유의 진면목을 만나다 미셸 앙리는 철학에 관심 있는 대중은 물론이고 우리 학계에서도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레비나스 이후 프랑스 현상학을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에서 진리가 우리 삶의 바깥이 아니라 우리 안, 곧 삶의 고유한 내재성에 있음을 보여주는 앙리의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 자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삶과 생명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외부 세계와 생명의 내재성의 대립, 살과 육화, 자기 계시, 정감성 등 앙리의 고유한 개념이 지니는 독특함을 그의 성서 해석과 더불어 첨예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앙리 사유의 진면목을 밝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미셸 앙리의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그의 사상으로 들어가는 강렬한 입구가 될 것이고, 이미 앙리의 철학을 접한 독자에게는 그의 사유의 최종 지점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그리스도교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익숙한 복음서의 말씀을 전혀 새로운 철학적·신학적 관점에서 다시 읽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