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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유년동시 선집’을 펴내며
제1부 방정환 산길 늙은 잠자리 허재비 윤복진 꽃베개 꿈베개 동리 의원 하늘 까까집 가는 길 파아란 세상 노골노골 노고지리 뱅글뱅글 돌아라 윤석중 한 개 두 개 세 개 누나 얼굴 잠 깰 때 키 대보기 언니의 언니 새 신 연잎 밤 한 톨이 땍때굴 이원수 징검다리 해님 봄 시내 어디만큼 오시나 비누 풍선 이 닦는 노래 정지용 할아버지 홍시 넘어가는 해 굴뚝새 삼월 삼질날 바람 제2부 강소천 숨바꼭질 울 엄마 젖 닭 엄마 소 호박 권태응 어린 고기들 고추잠자리 감자꽃 막대기 들고는 북쪽 동무들 오리 오곤자근 닭 모이 더위 먹겠네 우리가 어른 되면 남대우 참새 뜀뛰기 베개 애기 눈송이 펄펄 박목월 이상한 산골 토끼집의 불 다람다람 다람쥐 한 오큼 오리는 일 학년 옛날옛날 통, 딱딱, 통, 짝짝 오장환 바다 수염 해바라기 윤동주 참새 병아리 거짓부리 호주머니 무얼 먹고 사나 만돌이 엮은이의 말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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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운율과 생생한 말맛이 살아 있는 동시
언니의 언니_윤석중 난 밤낮 울 언니 입고 난/헌털뱅이 찌꺼기 옷만 입는답니다.//아, 이, 조끼두 그렇죠,/아, 이, 바지두 그렇죠./그리구, 이 책두 언니 다 배구 난 책이죠,/이 모자두 언니가, 작아 못 쓰게 된 모자죠.//어떻게 언니의 언니가 될 순 없나요? 『밤 한 톨이 땍때굴』에는 윤석중, 이원수, 권태응 등 11명의 시인이 발표한 동시들 중 각별히 빼어난 65편을 선해 실었다. 동화와 어린이 문화 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방정환은 아름다운 동시를 쓴 시인이기도 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정지용이 남긴 동시 또한 만날 수 있다. 표제작이기도 한 윤석중의 「밤 한 톨이 땍때굴」은 낮잠 주무시는 할아버지 몰래 밤을 구워 먹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히 그려지며, 아기자기한 운율과 말맛 또한 일품이다. 같은 시인의 「언니의 언니」 역시 입말을 살린 절묘한 언어 감각으로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준다. 옷도, 책도 언니에게 물려받기만 하는 것이 속상한 동생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목에선 시인만의 남다른 눈썰미가 빛난다. 읽을수록 기쁜 마음이 자라는 동시, 부를수록 슬픈 마음이 가시는 노래 호주머니_윤동주 넣을 것 없어/걱정이던/호주머니는,//겨울만 되면/주먹 두 개 갑북갑북. 이처럼 여기 실린 동시들은 운율과 말맛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을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속마음을 달래 준다는 점에서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윤동주의 짤막한 시 「호주머니」는 단순하다 할 만큼 담백한 언어로 주머니처럼 텅 빈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 준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무서워 혼자 길을 못 나서는 아기가 등장하는 윤복진의 「까까집 가는 길」은 어린이의 두려움에 우선 공감하면서도 함께 길을 나서는 세 식구의 화목한 모습으로 시를 맺어 독자에게 포근한 웃음과 안도감을 안긴다. 그런가 하면 이원수의 「해님」에는 “꽁꽁 언 땅에/꽁꽁 언 물에/호오 호오 입김을/불어 주”는 해님에게 자신을 투영하며 “내 동생 언 손은/호오 호오 호오/내가 불어 주지요.”라고 읊는 의젓한 어린이가 있다. 때로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다가도 때로는 돌연 깊은 속내를 드러내는 유년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쉰다. 이 시들이 간직한 소박하고도 진실한 말에서 우러나오는 시적 울림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값지다. 볼거리가 넘치지만 정작 유년들이 마음껏 읽고 즐길 만한 시와 노래를 찾기 어려운 지금, 유년에 대한 오롯한 이해를 바탕으로 쓰인 동시가 새삼 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