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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에코 스프링
제2장 관(棺) 마술 제3장 어둠 속에서의 낚시 제4장 불타는 집 제5장 피 묻은 원고 제6장 남쪽으로 제7장 미스터 본즈의 고백 제8장 녀석의 반쪽 작가들의 생몰년 AA의 행동수칙 12단계 주 참고문헌 감사의 말 |
Olivia La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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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는 사람」은 나 개인적으로 문학계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작품으로, 독특한 축약을 통해 알코올중독자의 삶을 전반적으로 잘 포착해냈다. 알코올중독자의 그런 어두운 삶이 바로 내가 좇고 싶어 하던 궤적이었다. 나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술을 마시며, 술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헤치고 싶었다. 아니,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와, 이 술이 문학작품의 본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었다.
--- p. 23 피츠제럴드는 당시에 맥주는 술로 치지도 않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은 진을 안 마신다는 의미였을 테고, 진을 안 마시는 대신에 하루에 맥주를 스무 병쯤 들이켰다. (“제가 지금 금주 중이에요. 독한 술은 입에 안 대고 맥주만 마십니다. 몸이 부을 때는 맥주 대신 콜라를 마시고요.”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내용은 못 되지만 어쨌든 토니 부티타가 밝힌 회고담에 따르면, 1935년의 여름에 실제로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p. 113 두 사람이 샴페인 한두 병을 마시고 얼마쯤 후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다. 피츠제럴드의 얼굴 피부가 부푸는가 싶더니 점점 팽팽히 당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다음 순간 그의 눈이 움푹 꺼지고 얼굴빛이 돌연 “쓰던 양초 색으로 변했다. 이것은 내가 상상으로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내 눈앞에서 그의 얼굴이 정말로 죽은 자의 얼굴, 다시 말해 데스마스크가 되어버렸다”. 헤밍웨이는 구급차를 부르려 하지만 그 바에 있던 이들 중 피츠제럴드를 아는 또 다른 남자가 태연한 반응을 보이면서 하는 말이, 피츠제럴드가 저러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택시에 태워 보내기는 하지만 헤밍웨이는 여전히 불안감을 거두지 못한다. --- p. 136 “사람은 왜 술을 마실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뭔가에 잔뜩 질려서이고, 두 번째, 어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입니다. 경우에 따라 이 둘 중 하나나 둘 다의 이유로 술을 마시게 됩니다. 물론 천성이 못돼먹어서 으레 그렇듯 나약하고 무른 습관에 빠지는 사람도 있지만, 브릭을 통해서 다루려는 인물은 딱하긴 하지만 대수로울 것 없는 그런 부류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브릭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정말로 스키퍼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 p. 171 치버는 이런 식의 조각난 기억 상태, 즉 전날 밤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 수십 년간 영향을 받아왔고 어느새 그에게 아침은 흐릿하고 알 수 없는 죄책감에 휩싸이는 순간이 되고 말았다(“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을 못하겠다. 이게 다 술 때문에 기억력이 망가진 탓이다”). --- p. 204 그의 글은 딱딱하고 뚝뚝 끊어지는 문체로 시작되었다가 술이 들어가면 문체가 달라지면서 차츰 퓰리처상을 수상한 「꿈의 노래」, 즉 때로는 삶에, 또 때로는 죽음에 초점을 맞춘 열정적인 연작시로 꽃피어났다. 이 시들의 화자는 딱히 시인 자신이라고 할 수 없는 또 다른 인물이다. 즉, 헨리 하우스나 헨리 푸시캣이나 허피 헨리나 미스터 본즈라는 이름의 까무잡잡한 얼굴을 한 백인 중년 미국인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을 겪었고” 결단코 시인 자신은 아니지만 시인의 지극히 괴로운 인생사를 똑같이 겪은 듯한 그런 인물이다. --- pp. 238~239 치버는 기어이 정복해냈다. 암으로 죽어갈 때조차, 담당 의사 중 한 사람이 그가 다시 술을 찾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을 때조차, 그는 금주를 지키기로 했다. 그 자신이 말했듯 그는 체면을 지키고 싶어 했고, 가여운 막스 지메르만만이 그런 체면 유지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뭔가 할 말이 있었을지 몰라도 생의 마지막 7년 동안 그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 p. 380 에세이 「불」에서 카버는 자신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전적으로 회피한다. 그러면서 글이 잘 안 써지는 것이나 가족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에 대한 탓을,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가장 상처받고 가장 피해를 입었던 그 가족에게 돌렸다. 이는 일종의 도덕적 블랙아웃이다. 즉,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연결 짓길 거부하는 행위다. --- p. 4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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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이고,
문학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작가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인 것 같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작가들의 술 예찬은 끊이지 않는다. 중국 최고의 시인 이태백은 100세까지 살면서 하루에 300잔씩 마시겠다고 노래했으며,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와인을 마셔라, 시를 마셔라, 순수를 마셔라”라고 외쳤다. 우리 문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고은 시인은 “취기와 광기를 저버리는 것은 시인에게는 죽음”이라고 했으며, 김수영 시인은 “문학하는 젊은이들이 술을 더 마시기를 권장”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작가들은 여섯 명 중 네 명꼴로 알코올중독자라고 한다. 작가들이 유독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술이 창작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마법 같은 묘약이라도 되는 것일까? 술이 작가에게 신비로운 연금술의 세계로 이르는 통로가 된다고 할지라도, 달콤하고 치명적인 술의 유혹은 삶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친구를 잃고, 건강이 악화되고, 결혼 생활이 파탄 나고, 아이들이 학대당하고,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술로 인해 삶이 파국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에 빠진 가족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는 저자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접하면서 알코올중독에 적극적으로 직면할 수 있었고, 작가와 술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알코올중독의 폐해를 직접 겪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술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다. “아시다시피, 글을 쓴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굉장하니까요. 그리고 그 스트레스라는 게 어느 정도 나이까지는 견딜 만하지만 차츰차츰 술을 통해 약간은 신경적 의지를 삼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물론 제 경우엔 술을 절제할 필요가 있긴 하죠. 피부에 기미 생기는 것 좀 보세요!” - 테네시 윌리엄스 치버와 카버,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 그들의 술로 맺어진 인연 1973년 추운 겨울날, 존 치버와 레이먼드 카버가 함께 차를 타고 술을 사러 가는 장면에 대한 묘사로 이 글은 시작된다. 그들은 몇 시간 후에 아이오와 주립대로 돌아가 강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술을 사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마시고 있다. 문예지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카버는 “그와 나는 만나면 술만 마셔댔다. …… 교수실에서 둘이 함께 있을 때는 둘 중 누구도 타자기 덮개를 벗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25년 5월, 파리의 들랑브르 가에 있던 딩고 아메리칸 바에서 처음 만났다. 나중에는 서로 힐난하는 관계로 변하긴 하지만,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단박에 서로를 좋아했다. 『위대한 개츠비』를 막 탈고한 피츠제럴드는 이미 미국의 가장 유명한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고, 헤밍웨이를 유망한 청년이라며 편집자에게 추천해주기도 했다. 한번은 이들이 딩고 아메리칸 바에서 티격태격하며 술을 마시고 있을 때 피츠제럴드의 얼굴이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데스마스크처럼 변한 적도 있다. 피츠제럴드가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지 거의 10년이 지난 시점에, 헤밍웨이는 “술도 스콧에게는 음식이 아닌 말 그대로 독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열다섯 때부터 술을 마셨고 사실 나에겐 술보다 기쁨을 주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하루 종일 머리를 쓰며 열심히 일하고 나서 다음 날 또 일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살다 보면 착상을 새롭게 전환시켜주고 다른 비행기를 타고 날도록 해줄 만한 것이 위스키 말고 또 뭐가 있을까요?” - 어니스트 헤밍웨이 작가들은 왜 술에 의존하게 되었을까? 전 세계 의학계의 표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머크 매뉴얼』에 따르면, 알코올중독의 원인은 여러 요인들의 불가사의한 조합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며, 이런 여러 요인들로는 성격적 특성, 유년기 경험, 사회적 영향, 유전적 성향, 뇌의 비정상적 화학작용 등이 꼽힌다. 세계적인 명작을 남긴 이 작가들도 술에 의존하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술은 수줍은 성격에 대한 해독제이기도 했다. 거의 병적일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던 그는 술이 두어 잔 들어가면 딴사람이 되었다. 존 베리먼의 경우에는 어머니의 불륜, 그리고 그것을 술과 맞바람으로 풀던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유년기 경험이 그를 알코올중독으로 내몰았다. 베리먼 자신 또한 바람을 피웠고 그 죄책감을 못 이겨 술을 마셔대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유전적 성향도 일정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나 같은 기질의 사람에게는 글쓰기가 자기 파멸적인 직업인 것 같다. 나는 아니기를 바라고 기대하지만, 솔직히 아니라고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글쓰기는 나에게 돈과 명성을 가져다주지만 글쓰기가 내 음주벽과 서로 엮여 있다는 의혹이 든다. 술이 주는 흥분과 상상이 주는 흥분은 아주 흡사한 면이 있다.” - 존 치버 작가들은 술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헤밍웨이는 위스키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랑했고, 치버는 알아주는 주당인 러시아 작가들과 술로 겨루어도 자신 있다고 과시했다. 미국중독의학협회는 알코올중독의 주된 특징을 “음주 조절 장애, 알코올 탐닉, 음주 후의 불미스러운 뒤탈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금주 실패, 부인하기 등의 심각한 사고 왜곡 경향”이라고 했다. 작가들의 술을 부인하는 태도는 정직한 서술, 자기 미화, 기만 사이를 어지럽게 오가는 비일관적인 글로 이어진다. 피츠제럴드는 ‘일을 더 잘하려고 술을 마신다’, ‘너무 예민해서 맨 정신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어서 술을 마신다’ 등 변명 섞인 발언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생각을 바꾸어 “술은 일종의 도피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카버는 에세이 「불」에서 자신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전적으로 회피한다. 그러면서 글이 잘 안 써지는 것이나 가족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을, 자신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가장 상처받고 가장 피해를 입었던 아내와 아이 탓으로 돌린다.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연결 짓길 거부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폭음에 빠지게 된 게 저 자신과 글쓰기를 위해서,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간절히 원하던 인생의 꿈이 가망이 없는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후부터였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파산자가 되거나 알코올중독자가 되거나 사기꾼, 도둑, 거짓말쟁이가 되려고 작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 레이먼드 카버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쓰인 전기이자 비평, 기행, 심리서, 에세이 이 책은 작가들의 내밀한 삶이 담겨 있는 전기이자, 술과 관련된 작품들에 대한 문학 비평이다. 또한 작가들의 흔적을 따라 미국을 여행하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은 기행이며, 알코올중독의 원인과 영향, 치유에 대한 심리서이기도 하다.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 [타임스]는 이 책을 “복잡한 중독에 관한 저자의 분석이 뛰어나다. 그러나 이 책이 가치 있는 진짜 이유는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만큼이나 스스로도 대단한 작가라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저자는 작가와 술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뛰어난 글솜씨를 바탕으로 아름다고 매혹적으로 담아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술의 관계, 알코올중독 등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며, 달콤한 샴페인이 아닌 독한 위스키처럼 강렬한 작가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여섯 작가의 술로 인한 광기를 매력적이고 맛깔나게 그려낸 책. 저자의 유연한 지성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열정적이고 독자를 사로잡는 글쓰기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뉴욕 타임스]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쓰인, 여섯 명의 유명한 술꾼 작가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저자의 뛰어난 글솜씨는 이 책을 탁월하고 독창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 [선데이 타임스] “이 책은 글의 우아함, 풍부한 이미지, 미국을 횡단하며 저자가 찾은 작가들의 흔적에서 떠오른 문학적 암시들 때문만이 아니라, 더 넓은 문학적 풍경을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연결들로 인해 더욱 아름다워진다.” - [인디펜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