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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설레게 하는 비밀 익숙해지는 비밀 들켜 버린 거짓말 마음속의 비밀 기억 속의 비밀 털어놓고 싶은 비밀 밝혀지는 비밀 잠들지 않는 비밀 멈추어지는 거짓말 비밀의 끝, 아니 바로 시작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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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귀는 날씨가 더워 조금 시들었지만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두 개의 꽃잎만 기형적으로 큰 것인지 아니면 세 개의 꽃잎이 기형적으로 작은 것인지 볼수록 알 수 없다. 내가 도둑질을 하다가 엄마한테 들킨건지 아니면 엄마 때문에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건지. 희한한 꽃, 범의귀. --- 본문 중에서
어린이라는 껍데기를 깨고 맞서야만 하는 열네 살.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거짓말이 무엇일지 엿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줄 세우기 교육 앞에서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자연도 벗하지 못한다는 우리의 청소년들은 지금도 자기만의 출구를 찾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주인공 하리가 굴속이라고 느끼는 곳에서 어떻게든 나오고 싶어하는 것처럼.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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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장하리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어느 날 하리는 교회 화장실에 누군가 두고 간 음악 시디를 슬쩍 가져와 좋아하는 성민이에게 선물한다. 하리의 비밀을 아는 예주는 그것을 빌미로 자신과 함께 물건을 훔치는 데 하리를 동참시킨다. 하리는 점점 예주에게 길들여지고 있다고 느끼고 이제 도벽에서 벗어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자신과 마찬가지로 도벽이 있는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하리는 마음의 상처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물건을 훔치게 된다. 마음에 비밀이 쌓여 가고,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하리. 그러나 가족 안의 아픔을 드러내고 그 아픔을 치유하면서 하리는 한 뼘 더 성장해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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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에겐 너무 무거운 비밀, 그리고 거짓말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비밀과 거짓말'(1996), 소설가 은희경의 장편소설 『비밀과 거짓말』(2005), 그리고 2008년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 작가 김진영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 『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2010)은 같은 제목 아래 서로 다른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비밀’과 ‘거짓말’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진 ‘삶의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비밀’은 마치 살아 있는 식물처럼, 다른 사람이 그 껍질을 벗기려고 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분비한다. 거짓말이 많이 생겨날수록 비밀은 더욱 단단해져 쉽사리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에픽하이의 음악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열네 살 소녀 장하리에게도 그러한 비밀들이 있다. 남몰래 짝사랑하는 성민이에게 주려고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을 슬쩍 가져오게 된 비밀, 성민이와 반 아이들 몰래 사귀게 된 비밀, 하리의 비밀을 아는 예주의 협박에 못 이겨 습관적으로 도둑질을 하게 된 비밀, 이미 도벽에 깊이 물들어 버린 예주의 비밀, 도벽광 엄마와 늘 술에 취해 있는 아빠의 비밀. 비밀은 비밀을 낳아 수렁처럼 하리를 빠져들게 하고, 이 비밀들 앞에서는 거짓말이 툭툭 튀어나온다. 하리는 비밀이 만든 이 단단한 껍데기를 깨야만 하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힘겹게 성장통을 앓고 있다. 하리는 어떻게 진실을 되찾았을까 엄마가 파출소에 자수하러 가는 소동이 한바탕 벌어지고 난 다음부터 가족의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 간다. 끙끙 혼자만 앓던 하리가 그동안 엄마 아빠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용기 내어 쏟아 낸 후 엄마 아빠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예전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마음먹은 하리는 자신을 다시 도둑질에 가담하게 하려는 예주를 보기 좋게 한 방 먹이고, 공부 잘하는 아이만 감싸는 담임, 공부를 핑계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같은 반 친구 희선, 비겁한 모습을 보이는 성민이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말한다. 비밀은 결국 진실을 되찾고자 하는 하리의 의지 앞에서 더 이상 비밀일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꾸기 시작한 하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범의귀꽃을 가만히 바라본다. 두 장의 꽃잎은 길고 커다랗지만 나머지 꽃잎 세 장은 자그마한 범의귀꽃. 하리는 소설 속에서 “꽃을 다 피웠다고 말할 수도 없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어 마치 기형처럼 보이는 범의귀꽃을 통해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애매모호”하고 불안한 청소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불안함은 어른들이 만들어 낸 인식일 뿐, 문제는 아직 덜 자란 청소년들이 아니라 그들을 불안하게만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라고 말하며 범의귀가 원래 그 모습 그대로인 것처럼 청소년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기를 바라고 있다. 도벽을 가진 열네 살 장하리의 내밀한 심리묘사가 이야기를 한층 실감나게 하는 『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을 통해 독자들은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고민과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