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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켄보우의 행진곡이 들려온다 부치지 않을 편지-그대들에게 네덜란드 감자 산타클로스가 된 소년 어머니의 눈물 제1화 하얀 카네이션 제2화 바다여 켄타와 아빠 후기 저자의 혼잣말 |
12월 31일 밤, 셋이서 먹은 우동 한 그릇이 너무나 맛있었던 것과 셋이서 고작 한 그릇 밖에 시키지 않는데도 우동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큰소리로 인사해주신 것도 말이에요. 준은 그 목소리가 ‘지지 마! 힘내! 살아가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어요. --- p.18, 「우동 한 그릇」 중에서
가족석을 향해 일제히 달려 나가는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밀리면서도 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려가던 너는 도중에 걸음을 멈췄어. 너는 아빠가 와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건물 뒤쪽을 향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지. 그런 너의 등 뒤에서 아빠가 “미키!”하고 소리쳤고, 신문지로 싼 도시락을 꼭 껴안고 뒤를 돌아본 너의 뺨은 눈물로 젖어 있었어. --- p.54, 「부치지 않을 편지-그대들에게」 중에서 “네덜란드 감자를 심을 때 말이에요. 감자와 감자 사이를 이렇게 띄우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할머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p.65, 「네덜란드 감자」 중에서 “산타 할아버지는 혼자서 온 세상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잖니. 그러니까 바빠서 다 돌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덜 행복한 아이들, 외로운 아이들 집부터 순서대로 돌고 있을 거야.” --- p.74, 「산타클로스가 된 소년」 중에서 열다섯 살이지만 엄마 키보다 머리 하나는 큰 형은 그물 올리는 것을 돕는다며 이른 아침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배를 타기 위해 가랑비 속을 기운차게 나섰다. --- p.90, 「어머니의 눈물-바다여」 중에서 백화점에서 매실 장아찌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꽃씨를 사서 보냈단다. 말랑말랑한 매실 장아찌를 엄마 입에 넣어 드리렴. 그리고 엄마에게도 편지를 썼단다. 네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처음이란다. 부끄러우니 작은 목소리로 엄마 귓가에 읽어주렴. --- p.102, 「켄타와 아빠」 중에서 나는 여유 시간이 있으면 펜과 연습장을 들고 여행을 떠납니다. 집을 나설 때면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기분으로 현관문을 엽니다. 그 여행은 일주일 이상 계속되기도 하고, 근처 공원을 산책하고 두 시간 정도로 끝날 때도 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라도 동화의 나라를 여행하는 일은 정말로 즐겁습니다. 그런 나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새로운 ‘만남’과 ‘이별’이 있습니다. --- p.111, '후기' 중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지만,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는 온화한 미소와 귀여운 눈동자를 지닌 이야기꾼 할머니, 말을 막 시작한 아기, 아스팔트 도로의 깨진 틈 사이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민들레, 썩어서 거의 모래에 파묻힌 폐선의 방향키에 달라붙어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한 마리의 개미, 둥실둥실 바람을 타고 와 눈앞에서 터진 무지갯빛 비눗방울, 모르는 동네에 갔을 때 널판때기 뒤에서 소리도 없이 나타나, 멍하니 서 있는 나의 발에 새침한 얼굴로 머리와 부드러운 어깨, 등까지 요염하게 비벼대고는 말없이 건너편 울타리 속으로 사라진 살찐 고양이. 이 모든 만남의 감동을 마음속에서 따뜻하게 데워, 그것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을 매일매일 키워간다. --- pp.115-116, '저자의 혼잣말' 중에서 |
마음을 적시는 따뜻한 이야기 『우동 한 그릇』
일본 전역을 울린 동화 한 해의 마지막 날, 낡은 반코트를 입은 여인이 어린 두 아들과 우동집에 들어와 머뭇머뭇 “우동 한 그릇만 시켜도 될까요?”라고 묻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우동 한 그릇」. 이 이야기는 1989년 일본에서 한 국회의원이 낭독해 ‘일본 국회를 울린 책’으로 화제가 됐고, 이후 일본 전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가난을 딛고 꿋꿋하게 일어선 가족의 이야기가 어려움을 견디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힘든 순간, 서로를 지탱해준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에는 「우동 한 그릇」을 비롯해 가슴을 적시는 구리 료헤이의 동화 여덟 편이 수록되어 있다. 가족 간의 사랑, 이웃과의 인연을 그린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인생의 힘든 순간에 서로를 지탱해 준 사람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아쉽게 이별해야만 했던 사람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지금 내 곁에 있는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가득한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분명 가슴 뭉클한 선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