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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은비령 수색, 그 물빛무늬를 찾아서 말을 찾아서 나의 문학적 연대기 |
李舜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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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은비령엔 아직 녹다 남은 눈이 날리고 나는 2천 5백만 년 전의 생애에도 그랬고 이 생애에도 다시 비껴 지나가는 별을 내 가슴에 묻었다. 서로의 가슴에 별이 되어 묻고 묻히는 동안 은비령의 칼바람처럼 거친 숨결 속에서도 우리는 이 생애가 길지 않듯 이제 우리가 앞으로 기다려야 할 다음 생애까지의 시간도 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꿈속에 작은 새 한 마리가 북쪽으로 부리를 벼리러 스비스조드로 날아갈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은 여자가 잠든 내 입술에 입을 맞추고 나가는 소리를 들었던 같기도 하다. 별은 그렇게 어느 봄날 바람꽃처럼 내 곁으로 왔다가 이 세상에 없는 또 한 축을 따라 우주 속으로 고요히 흘러갔다. ---「은비령」중에서 아파트 광장에서 차를 돌려 나올 때 백미러 속으로 아이가 이쪽을 향해 내 기분만큼이나 쓸쓸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었다. 내릴까, 떠나서도 그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는 그렇게 오래도록 공터에 서서 아빠가 차를 타고 나간 빈 자리를 바라보다 그 슬픔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진 다음 엄마에게로 돌아갈 것이었다. ---「수색, 그 물빛무늬를 찾아서」중에서 그가 죽어 정말 하늘의 은별이 되었다 해도 나는 앞으로도 말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고, 그에 대해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 나는 그의 슬픈 생애에 대해 제대로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그는 태어나기로도 암말과 수나귀 사이에서, 온갖 핍박 속에 오직 무거운 짐과 먼 길을 걷기 위해 생식력도 없는 큰 자지만 달고 나온 노새였고, 이름은 은별이었다. ---「말을 찾아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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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 대해
한국문학 최고의 평론가와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은비령」에 대하여 정확한 문장과 자연스러운 구성, 무리 없는 전개! 중편소설다운 무게와 균형을 갖춘 수작! - 조정래(소설가) 「은비령」이 보여주는 공간과 시간의 광대무변한 넓이. 그 넓이가 보여주는 사유. 아름답다! - 김화영(문학평론가) 「수색, 그 물빛무늬를 찾아서」에 대하여 한 집안의 가족사를 통해서 한 시대의 여성상을 그리고 있는 기품 있는 작품! - 유종호(문학평론가) 모성과 여성을 여러 각도에서 드러내 보임으로써 살아있는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깊고 아름다운 소설! - 박완서(소설가) 「말을 찾아서」에 대하여 중견의 난숙함을 보여 주는 역작이다. 읽는 이의 가슴을 찌릿하게 하는 감동이 특히 반갑다. - 이문열(소설가) 강원도의 산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인간과 인간의 화해에 대한 아름다운 풍경! - 이광호(문학평론가) ※노란잠수함 클래식 우리 소설은 현 단계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골라, 우리 시대 최고의 화가들의 그림을 표지로 꾸며 ‘이것이 한국문학이다’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