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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도쿄행 기차
제2장 연못의 여자 제3장 새로운 만남 제4장 뜻밖의 재회 제5장 스트레이 십 제6장 위대한 어둠 제7장 지금은 노악가들뿐 제8장 20엔의 인연 제9장 4번가의 기적 제10장 그림 속의 여인 제11장 오해와 이해 제12장 어긋난 사랑 제13장 숲 속의 여인 작품해설 옮긴이의 말 작가연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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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는 도쿄에서 한두 번 놀란 것이 아니다. 우선 전차가 땡땡 울리는 데 놀랐다. 그리고 그 땡땡거리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데 놀랐다. 그리고 마루노우치에서 놀랐다. 도쿄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아무리 가더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어디를 가나 목재가 널브러져 있고, 돌이 쌓여 있고, 새 집이 도로에서 4~5미터 물러나 있고, 절반가량 철거된 낡은 창고의 앞부분만 불안정하게 남아 있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또한 동시에 모든 것이 건설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엄청난 움직임이다.
산시로는 정말 놀랐다. 평범한 촌놈이 도회지에 처음 와본 것같이 크게 놀란 것이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은 이 놀라움을 막는 데 효과가 없었다. 이 놀라움과 더불어 산시로의 자신감이 4할은 줄어들었다. 불쾌해서 견딜 수 없었다. 이 격렬한 활동 그 자체가 다름 아닌 현실 세계라 한다면, 이제까지 자신의 생활은 현실 세계에 털끝만큼도 접촉하지 않았던 셈이 된다. 운명이 갈리는 중요한 시점에 수수방관하며 낮잠만 잔 꼴이다. 그렇다고 이제부터 낮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신은 지금 활동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단지 자신의 전후좌우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움직임을 보고 있어야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일 뿐, 학생으로서의 생활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세상은 이렇게 동요하고 있다. 자신은 이 움직임을 보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가담할 수는 없다. 자신의 세계와 현실 세계는 하나의 평면에 놓여 있으면서도 전혀 접촉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실 세계는 자신을 내버려둔 채 격동하고 있다. 산시로는 몹시 불안했다. --- pp.23-24 미네코는 산시로를 쳐다봤다. 산시로는 몸을 일으키다 말고 다시 풀 위에 앉았다. 무슨 이유에선지 도저히 이 여자는 감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자신의 속마음이 들통 났다는 생각이 들며 그로 인해 일종의 굴욕감을 희미하게 느꼈다. “미아.” 여자는 산시로를 보면서 이 한마디를 되풀이했다. 산시로는 대꾸하지 않았다. “미아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산시로가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가르쳐드릴까요?” “네.” “스트레이 십(Stray Sheep, 길 잃은 양-옮긴이). 아시겠죠?” 산시로는 이런 경우에 제대로 대꾸를 하지 못하는 남자다. 그 순간이 지나고 머리가 냉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과거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더라면 좋았을걸, 저렇게 하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해서라도 자연스럽고 태연하게 임기응변의 답변을 내뱉을 정도로 경박하지는 않다. 그렇기에 그냥 잠자코 있었다. 그는 스스로 정말 팔푼이 같다고 생각했다. --- pp.131-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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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도쿄의 대학생을 그린 청춘 교양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련님』등으로 잘 알려진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三四郞]』가 번역 출간되었다. 『산시로』는 시골 청년 산시로가 대학에 들어와 겪게 되는 청춘의 사랑, 비애, 방황 등을 그린 작품이다. 교편을 잡던 나쓰메 소세키가 마흔 살이 되던 1907년 아사히 신문사의 전속 작가로 입사하여 본격적인 작가 활동에 들어선 지 1년 만에 쓴 소설로, 그에게는 세 번째 소설에 해당한다. 이 작품 속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골 청년 산시로가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과, 그 당시의 사회와 문명, 인간성을 어떻게 그렸는지, 다시 말해 어떤 식으로 비판했는지이다. 선생 일을 하던 소세키는 이번엔 글로써 국민의 전체적인 교양을 높이고 싶었던 것인지, 그의 소설은 문체가 화려한 것에 비하여 늘 교육적인 분위기가 짙다. 때로는 작가의 주관이 너무 많이 개입되어 독자에게 오래 남는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산시로』는 소세키의 장편소설 중에서 드물게 지루하지 않다. 구어체의 대사가 주를 이루어 문장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끔 히로타 선생이 등장해 장황한 연설을 하지만 그것마저도 이해가 쉽게 되는 빠른 읽을거리가 되어준다. 일본 메이지시대의 대학생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시로』를 통해 순수한 스물세 살의 청년 산시로를 만나보자. 나쓰메 소세키가 들려주는 100여 년 전의 청춘 이야기 이 소설은 초가을 산시로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하여 상경하는 기차 안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후 캠퍼스의 분위기에 젖어들면서 자기 또래의 여자 미네코와 만나 가슴 설레는 감정을 느끼다가 연말이 가까워진 겨울 어느 날 예기치도 않은 남자와 결혼해버리는 미네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다시 한 번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구마모토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의 대학에 진학하게 된 산시로가 처음으로 상경하여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모해가는 대도시의 새로운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이 가운데 산시로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본 소세키의 날카로운 문명 비판을 읽을 수 있다. 둘째, 메이지시대 대학의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나온 소세키는 오랜 학생 신분 탓에 대학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릴 수 있었다. 그 시대에 맞게 학문에 심취한 학생들의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살며시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 것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 근본 모습은 같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 미네코라는 도회지 여성으로 인하여 번민하게 되는 시골 청년의 순박한 모습이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주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는 오히려 열렬하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담백하고 깔끔하다. 특히 미네코에 대한 산시로의 감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은 이 소설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다. 한마디로 『산시로』는 지금부터 한 세기 전의 일본의 대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들이 겪었던 청춘의 추억과 사랑, 방황과 좌절, 열정과 번뇌 등을 느껴보면 한 세기라는 시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이어 두 번째 소세키 소설 출간 문학사상은 기존의 ‘현대 세계문학 명작선집’ 목록에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들어 있어,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이에 이번에 『산시로』를 출간하며 앞으로 『봇짱』(도련님), 『양허집』(나쓰메 소세키 단편모음집)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에 나와 있는 『산시로』와 차별을 두었는데, 그 하나는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8페이지 분량의 화보를 실은 것이고, 또 하나는 본문의 각 장에 현대식 제목을 붙인 것이다. 작품의 내용 또한 역자에 따라 나름의 맛이 다를 터이니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화보를 통해 소세키의 젊은 시절의 모습뿐만 아니라 소세키가 직접 그린 자화상, 고등학교 시절 작성한 영문 노트, 부인 나가네 교코, 그리고 소세키가 작업했던 서재의 사진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