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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음에 갇혀 1년 6개월을 보내다
2. 탈출을 준비하다 3. 세인트 호에서의 마지막 날 4. 극지의 얼음 위에서 5. 바예프의 죽음 6. 남쪽으로 떠내려가다 7. 드디어 육지다! 8. 히얀 죽음의 땅과의 이별 9. 플로라 곶을 향한 죽음의 여정 10.오랜만에 찾아온 짧은 행복 11.플로라 곶에서 겨울나기 12.배야, 배가 오고 있어! 13.마침내 살아 돌아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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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빛나는 햇빛 속에서 파리하고 누렇게 뜬 얼굴들이 섬뜩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였다. 그 모습은 겨울의 여명 속과 기름등잔의 흐린 빛 속에서는 결코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실이다.
---p.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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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히 추운 밤을 보내야만 한다. 연료가 하나도 남지 않았으니. 얼음을 녹여 마실 물을 만들 수 있을 만큼도 없다. (…) 이 고통도 모두 인과응보인 것이다. 인간은, 자연이 원하지 않는 곳에 함부로 얼씬거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의 유일한 목표는 앞으로 나아가서 죽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 한 번이라도 견고한 땅을 다시 밟아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p.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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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동안 한 번도 씻지 못했다. 어느 날은 육분의에 달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때가 하도 두껍게 덮여 있어 얼굴이 못 알아볼 정도로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 비슷한 몰골이었다. 때를 문질러 벗겨보려고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문신이라도 한 것처럼 더 끔찍한 모습이 되었다. 속옷이나 겉옷은 말할 수도 없다. 이 누더기 안에는 ‘사냥감(이)’이 가득해서 셔츠를 벗어 땅 위에 놓으며 아마 틀림없이 옷이 저절로 기어갈 것이다.
---p.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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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극지에서 벌어지는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대서사시
인류의 탐험이 시작된 이후로 눈과 얼음의 땅 북극은 늘 인류의 도전을 받아왔다. 이런 북극의 얼음바다 아래 매장된 풍부한 지하자원을 개발하려는 인간의 노력도 끊이지 않았는데, 특히 러시아는 이 지역의 자원 개발에 일찍부터 나섰고, 이에 따라 러시아의 선원들은 풍부한 북극 생물을 포획하기 위해 극지의 얼음바다로 서슴없이 배를 띄었다.
1912년 8월 북극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찾아 러시아 탐험선 세인트 안나 호도 23명의 선원들을 싣고 북극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만 극지방에서 배가 유빙에 단단히 얼어붙게 되어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 모두 갇히고 말았다. 이런 상태로 얼음이 녹기를 기다리며 18개월을 보냈으나 더 이상 구조될 희망도 희박해지자 이 배의 항해사 발레리안 알바노프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썰매에 구명정을 싣고 끌면서 수백 킬로미터의 얼음 황무지를 걸어서 건너는 방법만이 유일한 것임을 확신했다. 이에 따라 대원 중 열 명은 배에 남기로 했고, 알바노프와 그의 뜻에 따르는 열세 명만이 육지를 찾아 길을 떠났다. 이 책은 바로 알바노프가 배를 떠난 시점부터 다시 육지를 밟게 되기까지 90일간의 목숨을 건 길고 긴 여정을 일기에 낱낱이 기록한 것이다. 이 일기 안에는 알바노프가 이끄는 열 명의 무리가 난센을 구원한 플로라 곶에 다다르기 위해 장장 435킬로미터에 이르는 얼어붙은 바다, 물길, 빙하, 섬을 가로지르며 겪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과 위험이 세세히 담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부록에는 세인트 안나 호의 또 다른 생존자 알렉산더 콘라드의 일기에 대한 이야기도 알바노프의 일기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기적에 가까운 알바노프의 북극 탐험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잊혀져왔으나 1917년 10월 러시아 「수로학지」의 부록에 ‘프란츠 조세프 랜드를 향해 남쪽으로’라는 제목으로 실리면서부터 큰 화제를 낳기 시작했다. 그 후 여러 출판사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1925)』 『얼음 위에서 길을 잃다(1934, 1978)』 『항해사 V. I. 알바노프의 업적(1953)』 등으로 출간되었고, 이후 러시아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명실 공히 극지문학의 최고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