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연애하는 사람들의 생산성
“왜 내려가지 않나요?”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먼저 정신이 든 것은 여자였다 - 「소풍」, 『사육장 쪽으로』, 편혜영 한번은 그가 학교 앞에 오지 않았다 -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어디선가 여우가 우는 저녁이었어 - 「곡도와 살고 있다」,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나는 거의 아무도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은 -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풍선을 샀어』, 조경란 가스통은 눈을 감고 말이 없었다 - 『깊은 강』, 엔도 슈사쿠 “난 내가 보고 싶어서 온 줄로 생각했었어.” - 『바람의 그림자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할머니가 우리에게 말했다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 아고타 크리스토프 버나드가 말했다 -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고마코는 문을 닫으며 머리를 내밀어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한참이나 무엇을 생각하고 섰던 옥점이는 - 『인간문제』, 강경애 마지막 날, 로사 누나와 나는 -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그렇게 바쁠 것도 없소. 먹고살자는……” - 『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묵묵히 수그러진 무재 씨의 고개 위로 - 『百의 그림자』, 황정은 당신과 말문이 트인 것은 그때부터였지요 - 「상춘곡」,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윤대녕 “잠깐만요, 다스 부인, 왜 당신은 내게……” - 「질병의 통역사」, 『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2. 지극히 평범한 외로움 “이름을 여쭈어도 될까요?”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어머니, 나랑 오늘 서울 가자, 했다 -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에는 - 「웃음소리」,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나스레딘에게는 열세 살 난 아들이 한 명 있었다 - 「나스레딘의 아들」, 『이슬람의 현자 나스레딘』, 지하드 다르비슈 그가 두 번째로 목책문으로부터 끌려나온 것은 - 「아Q정전」, 『루쉰 소설전집』, 루쉰 난 아버지가 좋아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 『달을 먹다』, 김진규 밤새 빗소리를 들었다 - 『남한산성』, 김훈 그래서 그는 노래를 불렀다 - 「積雪」, 『이별없는 世代』, 보르헤르트 “왜 웃어?” - 『미나』, 김사과 오히려 나는 가만히 있으면서 - 『폴란드 기병 (하)』,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카산 자이드 아메르가 들려준 이야기다 -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그들은 앉아 있었고 - 『그날 밤의 거짓말』, 제수알도 부팔리노 “먼저 가.” - 「지금 행복해」, 『지금 행복해』, 성석제 눈물이 나왔는데, 어느 정도 그냥 울어버렸다 - 『핑퐁』, 박민규 물론 나는 식탁 옆에서 -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빌 브라이슨 저녁에 도미니크와 카트린느는 -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3. 빵집의 고독한 열흘 이야기는 아직, 아직, 시작되지 않는다 -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다카하시 겐이치로 악기점에 다녀온 지 사나흘 뒤에 - 『달의 궁전』, 폴 오스터 그는 마치 영화 속 장면에 푹 빠진 사람처럼 -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이지민 1초의 고독. 고독한 1초 -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너를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고독」, 『감각의 시절』, 이신조 프로빈스타운이 이성애보다 동성애로 더 유명하지만 - 『아웃사이더 예찬』, 마이클 커닝햄 “사람의 기원은 재야. 인도 신화가……” -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전경린 B는 그사이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됐다 - 「나와 B」,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어린 동생 데리고 하염없이 걷고 걸었던 그해 겨울 - 「오마니별」, 『오마니별』, 김원일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어 -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김도연 바위그림을 그대로 탁본한 것이라니 - 『꽃피는 고래』, 김형경 “유식한 소리를 좀 하자면, ……” - 『그곳이 어디든』, 이승우 아침에 그녀를 바라보던 - 『별들의 들판』, 공지영 아이를 입양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그의 말에 따르면 - 「서랍 속」,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어두워진 창밖에 눈발이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김동영 월요일은 라미용이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이었다 - 『북호텔』, 외젠 다비 “어제 원장이 부르더라. 노력해보기는 할 테지만……” -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책을 내면서 - 날마다 글을 쓴다는 것 |
金衍洙
김연수의 다른 상품
|
지나온 순간들은 저절로 소중해진답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쓰세요.
컨텐츠팀 진연우 (lila@yes24.com)
2010.12.22.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했다. 타의 98퍼센트의 글. 매일 읽고 쓰는 것이 '일'이지만 글쓰기는 그저 두렵기만 하다. 어떻게 쓰나, 그보다 무얼 읽어야 하나. 비좁은 책꽂이에 야무지게 자리를 잡고 있던 『사랑이라니, 선영아』가 눈에 들어왔다. 애초의 목적은 잊은 채 죽죽 읽어가며 〈얄미운 사람〉만 불러대다, 옆에서 남자친구와 통화하던 동생에게 한 소리 들었다. 사랑 이야기라면 질색하면서 왜 그걸 꺼냈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어디에서 봤더라. 나도 보통 여성인지라 김연수를 좋아한다. 한동안은 이상형이라 말하고 다녔다. 물론, '내게 얼굴은 천형처럼 문학 인생에 방해가 될 뿐이었다,고 혼자 고민하면서 지새운 숱한 밤들이 있었다'고 작가 스스로 거시기한 고백을 하게 만드는 외모를 말하는 건 아니다. 결코. 대학교 2학년 때였나, 3학년 때였나, 필수로 들어야 했던 국어 강의에서 김연수의 단편 「리기다소나무숲에 갔다가」를 가지고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이후 별다른 악감정 없이 그의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 그래도 김연수의 책은 거의 다 보았다. 그러니까 그 이유. 무엇보다 잘 썼으니까. 그리고 글도 글이지만 글쓴이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매력 때문(속고 있는 걸까). 대체 이 양반은 어떤 사람이길래? 같은 궁금증.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더 끌렸다. 그는 소설의 화자와 작가를 동일시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니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에세이에 흥미가 가는 거겠지. 마침 새 산문집이 도착했다. 『우리가 보낸 순간』이다. 그래 사랑이 다 뭐라니, 소설은 접어두고 신간을 들자. 분명 자신에 대한 글은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내게는 반가운 책이었다. 다독하기로 유명한 김연수가, 날마다 읽은 소설 중에서 아끼는 글들을 고르고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였단다. 소설 두세 페이지 뒤에 작가의 글 한 페이지를 넣었다. 책의 3분의 1 가량만 직접 쓴 셈이니, 그가 썼던 글이나 그라는 사람에게 관심 없는 이들에겐 시원찮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애정 가득한 독자에게는 49편의 소설 목록과, 그것을 바탕으로 사랑과 글쓰기와 살아온 날의 기억을 '순간'이라는 화두로 풀어낸 짧은 글들이 선물로 다가왔다. 실은 지쳐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말에도 출근해 밀린 일을 처리하길 두어 달. 밤이 되면 아무렇게나 엉겨 붙어 가라앉는 감정 덩어리들을 흩어 내려 바둥거렸다. 지난주에는 유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지독한 감기에 걸렸고, 영양 부족이란 의사의 말을 들은 후에야 밥은 결코 보약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지난 열 달 동안 잊고 지냈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독한 겨울이 되리라 생각했다. 작가는, 우리 인생보다 더 오래가는 고통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가볍게 웃으면서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저 다행히도 점점 더 행복해지고, 점점 더 슬퍼질 뿐이다. 눈꺼풀이 한 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짧은 찰나, 기나긴 인생을 이루는 그 순간들. 살아있는 동안에는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결코 찾을 수 없겠지만, 돌아보면 지나온 모든 시간은 저절로 소중해질 것이며, 왜인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어도 우리들의 우주는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는 그의 말이, 그대로 큰 위로가 된다. 고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들 지지 마시길.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사시길. 다른 모든 일에는 영악해지더라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해지시길. 지난 일 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우리는 여전히 우리라는 것. 나는 변해서 다시 내가 된다는 것. (...)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우리가 되리라는 것. 12월 31일 밤,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선 겨울나무가 새해 아침 온전한 겨울나무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다들 힘내세요. (p.200) 김연수는 팔 년 동안 거의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이 원하던 사람이 되어 갔다고 한다. 좀 더 나은 인간이 된 건 전적으로 날마다 글을 쓴 덕분이라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와 같은 이들에게 좋은 글을 읽을 기회를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는 자신에게 말하고, 그건 생각으로 들리고, 눈으로 읽"히기 때문에 "날마다 우리가 쓰는 글은 곧 우리가 듣는 말이며 우리가 읽는 책이며 우리가 하는 생각"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했다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말들을 쓰고, 듣고, 읽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날마다 무언가를 읽고 쓰는 '일'을 반복하는 나는, 글쓰기는 곧 고통이라 여기는 나는, 이제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읽고 쓰기 시작해야겠다. 두려워하지 말고, 기뻐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
|
우리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나머지 나날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드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저 역시 왜인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들의 우주는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 p.153, 『감각의 시절』 감상글 중에서
시간이 지나면 우리도 알게 되겠죠.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우리에게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결코 찾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대신에 돌아보면 그런 시간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이 됐다는 걸.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어쨌거나 우리는 충분히 살게 될 테니까요. 그때가 되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더 이상 없을 테니까요. 지나온 모든 시간은 저절로 소중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 --- p.189,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감상글 중에서 어른이라면 강한 자들과 권력자들이 아무리 우리를 파괴해도 우리 안의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는 없다고 말해야지요. 절망을 넘어서서 우리 안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어른이 되는 거지요. 정신 좀 차리지 마세요. 끝까지 예뻐지세요. --- p.196, 『북호텔』 감상글 중에서 지난 일 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우리는 여전히 우리라는 것. 나는 변해서 다시 내가 된다는 것.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다시 우리가 되리라는 것. --- p.200,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감상글 중에서 |
|
“원하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서”
- 날마다 읽은 소설 중 49편을 골라 말하다 날마다 읽은 소설, 그중 49편을 가려 뽑아 한 편 한 편에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곁들였다. 사랑하는 동안 느꼈던 세계, 글쓰기의 기쁨과 어려움, 문득 돌아본 나날의 기억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인생에 비추어 들려주는 작가의 추억, 그곳에 우리가 보낸 순간들이 반짝인다. 소설가는 어떤 소설을 읽을까,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 질문에, 작가는 이번 책 『우리가 보낸 순간』으로 답한다.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다시 우리가 되리라는 것” - 소설을 읽으며 그가 생각하는 것들 가장 많이 읽은 책 『설국』을 비롯해 가장 좋아하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 등 작가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소설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을 소개한다. 이 목록만으로도 독자들은 한 해 읽을거리를 마련하고, 작가 김연수의 도서 목록을 공유한다. 또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에 투영해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살아온 흔적과 추억, 생각을 공유한다. 1부 ‘연애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은 사랑에 대해 말한다. 제대로 된 사랑이라면 무엇이든 치유할 수 있다는 ‘사랑지상주의자’인 작가 김연수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은 3D 업종이에요. 30분에 한 번씩 먹이를 주는 일과 같아요. 사랑하듯이 우리가 공부하거나 일했다면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만약 사랑하는 게 죽을 만큼 힘들다면, 그건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죽는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대부분 노인으로 죽지, 연인으로 죽진 않으니까. 차라리 나중에 후회하면서 눈물 쏟지 말고 30분에 한 번씩 먹이를 주는 게 좋을 겁니다. -『연인』 감상글(27쪽)에서 2부 ‘지극히 평범한 외로움’은 소설가로서 힘들었던 순간과 자신의 꿈 등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한다. “춤을 추던 조르바의 모습”에서 살아갈 기운을 얻고, 우정에 대한 소설 한 대목에서는 “술에 취해 늘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던 그 거리의 밤”을 떠올린다. 3부 ‘빵집의 고독한 열흘’에서는 작가의 과거지사를 통해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빵집 아들로 태어나 자란 경험과 고등학교 시절 매일 아침 만났던 스무 번째 나무 등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감성이 어떻게 다져졌는지 알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 나무도 나만큼 아침마다 인사하던 그 순간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나중에 그 논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가로수들은 모두 없어졌어요. 베어졌을까, 아니면 어디론가 옮겨 심었을까? 이런 생각 하면 슬퍼야만 할 텐데, 그렇지도 않네요. 열아홉이라고 중얼거리고 난 뒤에 “잘 잤니?”라고 말하던 순간이 제 기억 속에 여전히 생생하니까. -『오마니별』 감상글(166쪽)에서 “그게 다 우리가 보낸 순간들” -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순간의 소중함에 대하여 ‘순간’, ‘찰나’, 김연수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풀어내는 화두다. 이 시대 사람들이 겪었을, 그리고 앞으로 겪을 ‘순간’을 말하며,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잊고 싶은 시간도 결국은 “저절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는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적용되어 각자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음을 느끼게 한다. 저는 순간瞬間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눈꺼풀이 한 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 짧은 찰나 말이죠. 순간들 속에 나의 삶을 결정짓는 모든 의미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짧은 순간도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 저는 조국이나 민족을 위해서 엉엉 우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계란말이를 먹다가 옛 애인이 생각나서 우는 사람은 봤습니다. 그게 다 우리가 보낸 순간들 때문이겠죠. -『달의 궁전』 감상글(146쪽)에서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일, “세월은 흘렀고, 이제 그렇게 한가하지는 않지만 그 친구와는 지금도 동네 커피숍에서 노닥거리고 있으니 지금 이 길이 다시 먼 훗날 가슴속 지도가 되겠군요”라는 말에서 순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나머지 나날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드물”지만 “우리들의 우주는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삶의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을 읽는다. “날마다 글을 쓴다는 것” - 작가 김연수가 말하는 글쓰기의 의미 작가 하면 고뇌하는 모습부터 상상하는 독자들에게 날마다 쓰는 작가라니, 다소 어색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눠 쓰고 조금씩 쓰고 오래 쓰면 결국 많이 쓰게 된다”(〈씨네 21〉 김혜리가 만난 사람-소설가 김연수 인터뷰 중)라는 그의 말에서 공감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는 초등학교 때 백일장에 나가 아무런 상도 못 받은 사실에 충격을 받고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잡지사에 다니던 시절 매일 기사를 쓰면서 “날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어제보다 나은 나의 모습을 갖게 해준다”는 것을 경험하고, 어떤 글이라도 “매일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지난 팔 년 동안 나는 거의 매일 글을 썼다. (중략)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지난 팔 년 사이에 내가 원하던 바로 그 사람이 돼갔다는 점이다.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아주 서서히, 하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도 분명하게. 소설가로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서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됐다. -「책을 내면서」에서 “날마다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되는 길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달라진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앞으로 그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