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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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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으렴, 카류도. 좋은 기회인 것 같으니 말해 두마. 딱 한 번만 말할 거다. 이것이 네 책이야. 『달의 서』라고 하지. 마법이 걸려 있어서 너밖에 펼칠 수가 없어. 하지만 펼치려면 열쇠가 필요해. 그리고 이 책은 스스로 모습을 감출 수 있어. 즉 때가 오고 네 안의 신월이 자라 힘을 가져야만 나타날 거다. 다른 자가 우연히 발견하더라도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하는, 시시하고 작은 책으로만 보일 게야. 아무리 강한 마력을 갖고 있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다시 서가에 꽂겠지. 하지만 네가 들게 되면 세 마녀의 운명의 무게를 느끼게 될 게다.” ―-- p.14~15p
안지스트, 강대한 적이다. 8년 전에 에일랴의 힘을 빼앗고 죽인 남자. 팔을 한 번 휘둘러 너무나 쉽게 핀을 죽인 남자. 그 후로 카류도의 가슴에 생겨난 칠흑의 어둠은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검게 물들이고 진주처럼 키워내, 달빛처럼 빛나던 가슴의 일부분을 영원히 묻었다. 카류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복수해도 달빛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부터 목숨을 거는 건 달빛을 위해서가 아니라 똬리를 튼 어둠에 대한 증오 때문이다. ―-- p.105 “나에게 남은 건 어둠의 달뿐이야.” “녀석에게 마법을 빼앗긴 사람은 그대만이 아니야. 잔뜩 있다. 그들에게도 돌려주는 것은 어떤가? 충동적이고 근시안적인 복수보다 훨씬 의미가 있겠지?” “부족해. 안지스트가 여자들에게 저지른 짓의 대가로는.” “흠…….” “당신은 에일랴와 핀이 어떻게 죽었는지 못 봤잖아? 당신은 실바인이 아니고, 이르시아도 루카도도 아니야.” “자신이 죽는다는 점에서는 그 말이 맞아. 하지만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충분히 맛보았다.” “몇 번이나 반복된 이 일을 끝내겠어.” “저주를 성취하는 것으로 말인가? 또 실패할지도 몰라. 그대는 천 년 내내 같은 자리를 끝없이 맴돌고 있어.” ―-- p. 257 오른손에 월석, 왼손에 흑요석, 입속에 진주. 태생이 그랬다면 저주를 푸는 열쇠도 거기에 있다. 『달의 서』를 체험하고서야 알게 된 모든 것이 오감을 자극했다. 그것을 초월한 영역에 본능도 제육감도 아닌, 태어나기 전부터 축적된 지혜가 분명 있다. 카류도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쥐고 있었던 것. 그것은 살아오며 빼앗긴 것을 되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 과거의 셋과 달리 남자로 태어나고, 마도사의 힘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이 월석, 흑요석, 진주와 함께 세 마녀가 자신에게 준 선물이다. 달이 차오르듯, 어둠이 넘쳐흐르듯, 바다가 해일로 변하듯, 시간도 충만하는 법이다. ―--p. 309~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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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월석, 왼손에 흑요석, 입속에 진주. 세 개의 돌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카류도’. 여마도사 에일랴의 손에서 자란 그는 재능이 많은 소년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에일랴와 소꿉친구인 핀이 대마도사 안지스트에게 살해당하고, 그 광경을 목격한 카류도는 분노로 가득 차 복수를 결심한다. 마도사가 될 수 없었던 카류도는 결국 밤의 사본사가 되어 자신의 운명과 맞서게 된다.
작중에는 간디르 주법, 위다치스 마법, 기데스딘 마법과 같은 갖가지 마법이 등장하며, 이들 마법은 안지스트, 그리고 그에게 살해당한 마도사들의 운명과 이어지고, 결국 카류도의 운명과 연결된다. 또한 카류도의 이야기 속에 과거 세 명의 마녀가 등장하며 카류도의 운명을 암시하기도 한다. 『밤의 사본사』는 인간의 어두운 면, 저주, 증오와 같은 감정을 파고들며, 천 년에 걸쳐 계속된 원한과 복수의 태엽이 방대한 생명과 얽히며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고통으로 가득한 복수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