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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ta Rostl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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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별안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절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뿐이에요. 선생님은…….” “만체보입니다.” “네, 만체보 씨. 이곳은 안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인가요?” 만체보는 고개를 끄덕이고 등을 꼿꼿이 폈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가 된 듯한 이 기분이 좋았다. 예순에 가까웠지만 지금까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어 본 적은 없었다. “부탁이 있어요. 아니, 그보다 일을 제안하고 싶어요.” - 본문 16~17쪽 “부인, 혹시 벨리비에 씨를 기다리고 계신가요?” 그의 말투는 정중했고 굳이 대답이 필요하지 않은 듯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무슨 암호 같았다. 사사로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남자는 생각을 바꿀 시간을 주겠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뭔가 머릿속을 스쳐 갔다. 나는 두려움과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나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손은 아주 살짝만 움직였다. 남자는 조금 놀란 것 같았지만 바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에게 속삭였다. “사실 제가 벨리비에 씨를 기다리고 있어요.” - 본문 23~24쪽 『고슴도치의 우아함』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종이약국』 팬들이 열광할 소설! 소설 속의 '나'와 만체보는 서로 알지 못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평행선처럼 따로 전개되다가 가장 놀라운 방식으로 겹쳐진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새로운 만남이 만들어내는 이상한 사건들, 빛의 도시가 숨기고 있던 너무 많은 비밀들. ‘나’와 만체보는 새로운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덮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게 될까? 어쩌면 부럽기도 한 타국의 삶, 특히나 파리의 삶에 대한 동경을 자극하는 이 소설에는 20년째 파리에 살고 있는 스웨덴 출신 작가의 독특한 시선이 듬뿍 묻어난다. 저자인 브리타 뢰스트룬트는 파리 생활 20년차지만 여전히 파리에선 이방인이다. 이러한 배경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나’와 이민자 출신인 ‘만체보’라는 두 주인공을 통해 아주 섬세하게 드러난다. 그들의 작은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사람을 보는 다른 시선과 ‘이방인’에 대한 묘한 긴장감이 책을 돋보이게 만든다.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든 이 책 『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는 여느 작가에게서 찾기 어려운 매우 낯선 감성을 우리에게 선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