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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서시 11 마부의 길 14 말고삐 함께 끌어주며 15 개장開場 17 요령소리 19 장제사裝蹄師아들 20 편자 교체 22 말발굽과 말똥 24 사별 25 굴뚝 연기 27 아버지의 말馬 29 대리 마부 31 사라진 궤짝 33 말길들이기 35 땡볕 긴 날의 식구들 37 쾌지나칭칭 39 육백을 치다 41 제2부 마부의 아들1 45 마부의 아들2 47 마부의 아들3 49 오두막 51 망태기 메고 들녘으로 53 말꼴을 베다가 55 연못 57 셋째 어머니 내력 59 채송화 피는 언덕 61 두 외가 63 도깨비불 65 탱자나무 67 검정 고무신 한 짝 69 오구굿 71 제3부 겨울 상여길 75 뿌리 뽑힌 것들 77 어머니와 육소간 81 여공 83 고모네 85 제사 가는 길 87 벌샘 89 선거철 91 반야월극장 선전반 93 가수의 꿈 95 저탄장 97 잔인함에 대하여 99 연탄중독 101 순자 104 동무 이야기 106 제4부 반야월역 111 포항행 완행열차 113 마부와 시인 115 또 다른 마부 117 첫 월급 119 야간정비 121 거대한 밥 122 모터 맨 124 굴뚝에 오르다 126 호출 128 나는 갱으로 들어간다 130 소문 132 오거리 광장을 넘어 134 마지막 시낭송회 136 시인의 산문 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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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의 시작은 죽음이었다. 모든 존재를 단숨에 무로 돌려버리는 죽음. 생명의 유일한 통로이자 의지가지였던 부모님을 어린 나이에 여의게 된 이후로 나는 날마다 아득한 절망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시는 문학이 아니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끊임없는 시련 속에서 유일하게 나를 정화시켜주는 해원같은 것이었다. 갓 스물 무렵부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처럼 나의 삶을 시로 기록해보고 싶던 간절함도 어느덧 40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포항공단의 한 귀퉁이에서부터 공장생활 틈틈이 독학으로 시를 끄적거린 것도 다 일찍이 여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서부터 시작된 필연적인 운명이었다. 그러니까 나의 습작은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나마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나를 지켜준 유일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밤마다 지친 잔업에 시달리면서도 시를 향한 욕구를 제대로 채울 수조차 없던 시절에 불현듯 다가온 상념의 쓰디쓴 결실인 것이다. 형산강을 건너는 끝없는 황색 작업복의 자전거 대열에 끼어서 출퇴근하던 공단의 매연 자욱한 불빛을 바라보면서, 저 거대한 용광로 불꽃과 함께 살아가야 할 삶들을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그 많은 번민의 끝을 실행에 옮겨보기로 한 것이 이 자전적 연작시 ‘마부’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