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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모르는 데로 열차가 떠나듯
눈물을 참는 습관 응시 별내 옆 갈매로 옮겨 가기 칭다오 칭다오 성탄절 맨드라미 요가 수업 미안(未安) 마늘밭에서 알 수 없는 것들 비의 교훈 미역 비우티풀 제2부│우리는 전부 비틀거리는 사람 동경 시월 일요일의 상상력 무아국수 메밀꽃 필 무렵 올백, 고전미 스모크 크리스마스 캐럴 염천 15분마다 한 대 오는 80번 김수영 문학관에서의 일일 제3부│얼굴이 뒤바뀐 줄도 모르는 퍼즐처럼 감은사지 가는 버스 옥수수버터구이 이별 정류장 이별 후에 오는 것들 생활의 달인 로맨티스트 서툰 사람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외롭고 웃긴 가게 러브 하우스 제4부│늦은 봄이 겨울을 조문하듯이 다르질링에서 쓰는 엽서 탱자나무 셔틀콕 레드 탱고 인도 4호선 타고 오이도 가요 악녀라 불러다오 오늘의 메뉴 부음 인사동 포도나무집 냉기가 도는 심장을 껴안고 잠이 들었다 독버섯 농장으로 놀러 오세요 18세 해설 김지윤 시인의 말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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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무책임하게 연민하지 않는다. 그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일요일의 상상력”을 더해 그 안에서 한 줌의 구원, 미니마 모랄리아(Minima Moralia)를 찾으려 할 뿐이다.
연민 없는 냉정의 순간 거짓말보다 빨갛게 피어오르는 양귀비 -「독버섯 농장으로 놀러 오세요」 부분 시인은 쉽게 위로나 안이한 해결책을 던지지 않는다. “우리는 기어이 문을 열고 들어갔지/서로의 숟가락에 상냥히 깍두기를 얹어 주는 상상을 하며//불길한 예감에도 달라지지 않는 끝”(「오늘의 메뉴」)이라는 시 구절처럼 ‘새드엔딩’이 ‘해피엔딩’이 되지는 않을지라도 우리는 고통을 좀 더 ‘해피’하게 견딜 수는 있다. 수많은 타자들과, “날개 없는 누구에게나 밀실은 필요”(「로맨티스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많은 비밀과 불안 속에서, 그래도 계속 사랑하면서.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춤추는 별을 잉태하기 위해 인간은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고 썼다. “춤추는 별”을 낳기 위한 내면의 혼돈. 어쩌면 시인이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이런 춤추는 별의 언어가 아닐까. (김지윤, 시인/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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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어린 마음으로 매일, 매일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꿈에서도 눈물을 꾹”(「눈물을 참는 습관」) 참는 사람이 있다. 수행이고 저항이고 체념인 시, 그 모두가 섞인 언어의 빛깔은 어떤 것일까. 김은경 시인은 “불면과 불안과 불화/그 모든 불편을” (「맨드라미」) 자기 몸으로 받아들여 ‘암흑이면서 환한 맨드라미’ 같은 빛의 시를 빚어낸다.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사는 것이 “매일매일 시듦을 견디는”(「응시」) 일이라면 늘 버림받고 버리는 일이 삶의 연속임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느끼는 참혹함이란. 이 시집은 “서러운 날에 먹는 미역국”(「미역」) 같고 “어쩌면 불행을 모르는 행불자”(「칭다오 칭다오」)의 노래 같고, 고통과 희열을 품고 있는 하나의 표정 같다. 시와 봄과 병을 앓는 마음이, 눈물을 참는 습관이 이토록 허무하고 따듯하고 슬픈 시집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꽃과 과일이 놓인 제단 앞에서” “평생 내가 삼킨 살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염천」) 스스로를 책망해야 할 때가 있다. 자기 자신을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물속으로 가라앉고 싶을 때마다/뜨거운 목숨 부지”(「미역」)해야 할 때마다 덮어 두었던 종잇장을 다시 펼칠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접신하듯 종일 비가 내리는 날” (「마늘밭에서」) 사람의 마음을 두 손으로 받아내는 시집을 경배의 마음으로 읽는다. - 김성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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