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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도 할 말이 많았다
정원도
천년의시작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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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프롤로그


말의 역사 15
전마戰馬 16
의마총義馬塚 18
군마 레클리스 20

제2부 소년과 로시난테

편자 소리 울리며 25
마부의 문간방 26
눈발 헤치며 마차들 돌아오다 28
말들도 할 말이 많았다 30
말춤 32
마장馬場터 33
말 짝짓기 34
당나귀 정鄭 35
소년과 로시난테 36
마부 군소리가 담을 넘었네 37
비 오는 날의 마구간 38
붉은 망아지가 혼자 일어서는 법 39
팔려 가는 당나귀 40
노새를 부리다 41
말에 관한 생물학적 고찰 42

제3부 신기동 105번지

말들이 돌아올 때 45
신기동 105번지 46
문중門中 화촉계華燭契 47
개구리 사냥 48
꿩과 겨울 무 50
마부의 딸들 52
신神을 찾아서 54
할아버지 제적등본 56
핫옷 세 벌 58
탱자나무 과수원 길 59
오월 대추나무 아래 버려졌네 60
등짝에 큰 돌 눌러놓고 62
외삼촌의 행불 64
한덕수 65
어래산魚來山 66
운명이다 68

제4부 리어카 택시

키 덮어쓰고 소금 꾸러 가다 73
각산동 74
리어카 택시 76
새벽 노고지리와 버꾸와 밀밭 야시 77
외동아들 실종 사건 78
정랑 길 엎어지던 밤마다 79
농방 아재 80
외가 가는 길 82
영천 대말 83
도평댁 며느리 84
물물교환 86
이대 아재 87
눈 위에 지게 발자국 88
먹구 90
슬픈 천렵 92

제5부 꽃 피지 않는 사과나무

사과 장수 눈굴땡이와 고깔댁 97
이발소 98
배막디 99
사자死者의 집 100
전처前妻 제사상 102
크레용 104
개를 키우지 않는 이유 106
쇠고기 한 근 107
어무이 바지와 과외 수업 108
약국집 딸 110
꽃 피지 않는 사과나무 111
폐가를 찾아서 112
문금년 전 114
국제시장 재첩국 116

제6부 에필로그

오동나무 사랑방 121
잔챙이 고구마 122

해설

김응교
정직과 땀내로 받아쓴 말(馬)의 말(言) 123

저자 소개 1

1959년 대구 반야월에서 출생하여 대구공고기계과를 졸업, 포항공단의 강원산업에 입사하여 10여년을 근무 중 1989년 본사로 전출되었다가 2000년 퇴직 후 건설기계 관련 자영업 중이다. 1983년부터 포항문학에 작품발표. 1985년 「시인」지에 ‘삽질을 하며’등으로 작품활동의 시작, 시집으로 『그리운 흙』(1988년, 시인사) 이후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가, 23년 마에 『뀌뚜라미 생포 작전』(2011년, 푸른사상사)을 내며 작품 활동 재개. 동인시집 『광화문 광장에서』(2014년, 푸른사상사) 있다. 한국작가회의 감사 및 연대활동위원장을 역임했고, 분단시대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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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0g | 128*182*20mm
ISBN13
9788960216969

책 속으로

사과 배달 끝낸 밤이면
달그림자 등에 지고 돌아온 마차들
과로에 몸 달은 조랑말 나무 기둥을 물어뜯으며
힝힝대는 울음이 삭은 문풍지를 두드렸고
남폿불 까맣게 태우던 바람 오두막 흙벽에 부딪혀도
케케묵은 이바구는 끝날 줄 몰랐네

학교 갈 나이가 되어도
태반은 뒷문으로 빠져나와 어디로 떠났는지는 몰라도 그만
말똥 냄새 절은 아부지 무릎 베고
화투장 그림자에 빠져 놀았네
담배 연기 쩐 방이 오소리 굴처럼 쿨럭일 적마다
반야월역도 동네도 덩달아 뒤척였고

정 씨 조강지처 세상 뜬 일이야
잊은 지 오래
속병 고친다며 우물 파다가 나온 해골 물 마신
방앗간 집안 형님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도 그만

밤마다 마부의 문간방은
들락거리는 재취 댁 치맛자락만 분주했네

---「마부의 문간방」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앞선 시집 『마부』를 읽은 백무산 시인의 연속 창작을 독려하는 계기가 없었더라면 이 시집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마부』와 함께 정작 더 일찍이 펴냈어야만 했던 시들이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태로운 지경을 건넌다는 것이, 돌이킬 수 없도록 이만큼이나 지나쳐 버렸다.

두렵기만 해 어떻게 건너야 할지만으로도 막막하던 시절을 참 용케도 건넜구나, 나의 시를 토닥여 주는데 어느덧 심하게 고장 나 돌이킬 수 없는 아내와 나를 발견한다. 2년 전에 마친 원고였지만 느닷없이 닥친 아내의 알츠하이머병 판정으로 무지막지한 절망의 늪을 수습하느라 또다시 무작정 밀쳐 두어야만 했다. 헤쳐 온 난관들이 너무 버거웠는지 기억을 잃어 가는 아내를 붙잡다가 주섬주섬 묵힌 원고를 다시 챙길 수 있게 됨에 안도하며, 못난 시집에 기꺼이 해설을 감당해 준 김응교 교수와 출판사의 이재무 대표께 감사드린다.

나를 낳자마자 세상을 뜨신 가여운 어머니와, 마부의 기억만 남겨 두고 가신 아버지와, 내가 고아가 되지 않게 해 준 것만으로도 평생 업어드려야 할 또 한 어머니와, 배운 것 없이 뿔뿔이 흩어져 벅찬 가정을 꾸려야 했던 누이들의 수난은 감히 내가 어찌해 볼 도리가 없던 운명으로 돌리며 위로와 따스한 애정으로 이 이야기를 덮는다.

2023년 1월에
정원도

추천평

이 시집에서 ‘마부’로 상징되는 발굴되지 않은 과거는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궁핍과 상실 속에서도 말과 함께 꿋꿋하게 살아가는 마부들, 그 가족의 지역사, 화물차가 출현하기 전까지 근대사의 과도기를 만나는 드문 독서 체험을 제시하는 시집이다. 산업화의 그늘을 마부의 아들로 그리고 노동자로 살아온 화자의 증언은 생생하기만 하다. 정원도 시인은 두 권의 시집으로 집요하게 개인과 한 사회의 고현학考現學을 완성시켰다.

인간의 자리를 AI와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사회에 기계를 다루어 온 노동자 출신 정원도 시인은 시집 전체를 통해 인간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과거의 인간 풍경에, 미래 사회에 살려 내야 할 귀중한 구원의 열쇠가 있다는 암시를 준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시집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대안을 제시하는 시집이다. 이 시집은 역사 보고서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한 좌잠座箴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시집을 뛰어넘어, 세 번째 시집 『마부』부터 시인은 비약한다. 이번 시집에 이르러 드디어 시의 고원高原에 이르렀다. 정원도 시인 ‘자기만의’ 정직과 땀내가 이루어 낸 높이다. 그가 평생 잊지 못하는 말과 당나귀들이 한없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고원에서 독자들도 새로운 지평을 체험할 것이다. 정직과 땀내를 망각한 뜬구름 잡는 우리 시단을 이 시집은 묵묵하게 대지大地로 견인하는 든든한 말(馬, 言)이 되리라 기대한다. - 김응교 (시인.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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