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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이즈미 교카 문학상 등을 수상한 일본의 대표 작가 고이케 마사요의 장편소설. 소설이 마치 서사시처럼 느껴지는 것은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기도 해서일까. 어머니를 잃은 뒤, 혼자 남겨져서 나무와 함께 성장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너무나 아름답다. -문학M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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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를 만나러 가다 6
2 그 남자의 나무 24 3 곁에 단 한 사람도 없는 자유 45 4 사는 거야, 살아남는 거야 67 5 예쁜 꽃이 필 테니까 86 6 복나무가 늘어선 외딴집 106 7 혼자 떠나는 여행 126 8 색을 감춘 나무 144 9 하얀 꽃 161 10 어른을 위한 요람 180 11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199 12 연극을 해야 해 215 13 참 멋진 구름이지 않아? 234 14 무대 위에 내가 서 있다 251 15 쓰러진 나무 269 16 영원히 등을 돌린 채 291 17 스스로 살아갈 것 302 18 새로운 나 315 옮긴이의 말 332 |
Koike Masayo,こいけ まさよ,小池 昌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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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 손을 잡고 키스를 나눴다. 그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물을 듬뿍 빨아 먹은 나무처럼 되살아났다. 요스케도 다시 태어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날 어떻게 한 거야? 내가 당신에게 흘려보낸 건 뭐지? 우리 둘이서 뭘 한 거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온몸이 하얀 돛단배로 변신한 듯한 기분이었다. 언덕 아래로 푸른 바다가 보였다.
--- p.88 그래, 그 향기. 때죽나무의 향기. 흰 때죽나무꽃의 청초한 향기. 오월의 밤바람은 아직 차다. 분명히 부엌 창문을 다 닫았는데 꽃향기가 어디로 들어오는 걸까. 어떻게 그 향기가 여기까지 닿았을까. 어디로 스며든 걸까. 반쯤 물에 잠긴 꿈속의 작은 배를 타고 흔들흔들 흔들리면서 나는 이름 모를 강 위를 떠내려가고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나는 벌거벗고 있었다. 부끄러웠지만 몸을 덮을 천 조각 하나 없다. 마치 벚꽃 필 무렵처럼 흐린 하늘에서 때때로 희미한 빛이 비쳐 들어온다. --- p.213 그에게서 큰 파도가 밀려왔다. 그 파도가 철썩하고 내 온몸을 적신다. 그 멋진 관능의 바다에서 나는 어떻게 헤어 나올 것인가. 나는 모른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나 씨 뒤로 펼쳐진 바다를 보며 나는 다시 여행을 떠 나리라 생각했다. 떠돌며 다시 태어나는 거다. 데굴데굴 굴러가리라. 단단하고 작은 하나의 돌멩이처럼. 매일 환생하고, 또다시 태어나면서. 저 황홀한 바다 건너 이 세상 끝까지라도. --- p.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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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며 다시 태어나는 거야. 매일 환생하는 거야.”
주인공 가쓰라코는 연극배우였던 어머니를 사고로 잃고 혼자 남겨진 열아홉 살의 자유분방한 소녀이다. 한 남자의 설득으로 그녀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배우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연극 무대를 앞둔 그녀는 한 달여간 새로운 뭔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주인공의 영혼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무와 마음을 나누고, 바람처럼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며 자유롭게 날아오른다. 자유분방하게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한다. 그러나 그녀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지 않고 언제나 가던 길을 꺾어 돌아온다. 남자는 버려도 ‘자신’은 결코 버리지 않는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성적 존재임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성(性)’이라는 숙명에서 빠져나오려 무던히 애쓴다. 남자에게서, 세상에게서 꺾어 돌아오는 운동을 반복하며 한 그루 튼튼한 나무처럼 수직으로 뻗어 가는 가쓰라코. 가쓰라코라는 나무는 그렇게 성장해가는 것이다. “떠돌며 다시 태어나는 거다. 데굴데굴 굴러가리라. 단단하고 작은 돌멩이처럼. 매일 환생하면서”라며. 가쓰라코는 언제 어디서나 나무와 하나가 되어 뒹군다. 남자와 똑같은 감각으로 나무와 접촉한다. 그 감촉이 관능적이고 야성적이다. 이 소설은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강한 메시지를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