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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 인종 간 결혼 금지의 역사
진화론은 마법이 아니다 | 혼혈인을 바라보는 시선 | 금지된 사랑 | 영화 속의 인종 장벽 | 인종 간 결혼이 저조한 이유 | 내 딸만은 안 된다 CHAPTER 2 | 사람들은 균형미에 끌린다 우리 몸의 건설군단, 유전자 |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기 위해 | 좌우균형이 더 매력적이다 | 냄새로 짝을 찾다 | 여자들이 까다롭게 섹스를 결정하는 이유 | 풀리지 않은 궁금증 CHAPTER 3 | 우월한 유전자란 우성 유전자, 열성 유전자 | 이형접합이 유리한 이유 | 이형접합과 좌우균형 | 우리 몸의 수배자 전단지, MHC | 유전적 변이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 | 유전적 변이가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 | 티셔츠 냄새가 말해 주는 진실 CHAPTER 4 | 유전자 거리가 먼 짝을 찾아라 우리는 왜 섹스를 하는가 | 인종이 다르면 유전자도 다르다 | 유전적 다양성인가, 민족 정체성인가 | 잃어버린 다양성을 회복하는 길 | 인종학의 이중적 사고 |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CHAPTER 5 | 혼혈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혼혈인 스타들 | 근교약세와 잡종강세 | 셰퍼드를 괴롭히는 유전병들 | 노새는 왜 새끼를 낳지 못할까 | 개체군 병목과 잡종강세 | 인간의 잡종강세 | 혼혈인들의 남다른 균형미 CHAPTER 6 | 짝을 선택하는 두 가지 관점 유전자에 입력된 매력 법칙 | 우리 몸은 유전적 다양성을 추구한다 | 짝에 대한 내면의 청사진 | 비슷한 환경의 짝을 찾는 이유 | 결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 문화적 진화는 시작되었다 CHAPTER 7 | 다양성은 하나의 선물이다 인종문제의 미래 | 다인종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 | 얼마나 잘 섞여 살아가는가 | ‘혼혈 폭발’에 대비하라 | 유전자와 인간 정신 |
Alon Z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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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동등권을 옹호했던 진보적 인사들조차 인종 간 결혼을 우려하고 있었다.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민권에 관한 한 꽤 진보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1948년 군대 내 인종차별 정책을 폐지하고 연방 고용정책을 보다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미국 흑인 지위향상협회NAACP에 참석해 이렇게 연설했다.
“연방 정부는 국민의 편에 서서, 모든 국민의 권리와 평등을 수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국민을 위한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랬던 그도 인종차별 정책을 폐지하면 인종 간 결혼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 같으면 딸을 흑인과 결혼시키겠습니까.” 물론 이것은 반세기 전의 일이다. 이후로 우리는 하나의 국가를 이루며 오랜 세월 함께해 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인종 간 결혼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pp.35-36 동물들은 좌우균형이 잡힌 짝을 찾으며,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에게 같은 사람의 사진을 두 장 보여 주고 실험을 해 봤다. 한 장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은 일반 사진이고, 다른 한 장은 얼굴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도록 컴퓨터로 살짝 조작한 사진이었다. 차이가 미묘해서 실험 참가자들로서는 서로 뭐가 다른지 금방 구분하기 힘들었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쪽을 선택하라고 하자 좌우균형이 완벽하도록 조작한 사진을 집어 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실험에 따르면, 남녀 모두 좌우균형이 잘 잡힌 얼굴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말로 흥미로운 일은 실험실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 좌우균형이 잘 잡힌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남자들보다 3년 내지 4년 정도 더 빨리 동정을 잃고, 섹스 파트너도 2~3배 더 많다고 한다. 또 연애를 할 때 더 빨리 성관계를 갖는다고 한다. --- p.58 실험에 참가한 42명의 남자들에게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각자 좌우균형을 측정한 다음 새로운 티셔츠로 갈아입혔다. (중략) 그렇게 이틀 밤을 보낸 후 참가자들이 입었던 티셔츠를 비닐 백에 담아 수거했다. (중략) 52명의 실험 참가 여성들에게 비닐 백을 열어서 각 티셔츠의 냄새를 맡아 보게 했다. 그런 다음 쾌적함, 섹시함, 강렬함 등의 항목으로 나눠 냄새에 대해 점수를 매기게 하고, 피임약 복용 여부, 마지막 생리 시작일 같은 기본적인 사항을 묻는 질문지도 작성하도록 했다. 실험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다른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좌우균형이 잘 잡힌 남자들이 싱겁게 이겨 버렸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있었다. (중략) 좌우균형이 잘 잡힌 남자들의 티셔츠를 특히 선호한 여성들은 대부분 배란기에 접어든 사람들이었다. 생리 주기 상 임신 가능성이 낮은 여성들과 피임약을 먹고 있는 여성들은 모든 티셔츠에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다. 배란 확률이 높은 여성들일수록 좌우균형이 잘 잡힌 남자의 체취에 유독 반응했다. --- pp.64-65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 유전자들은 쌍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성립되는 시나리오는 딱 두 가지다. 짝을 이룬 두 유전자가 동일하거나(동형접합체), 아니면 다르거나(이형접합체). 이형접합인 경우, 두 유전자가 맡게 되는 역할은 동일하지만 만들어내는 단백질은 서로 다르다. 비슷한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지만, 결코 동일하지는 않다. (중략) 몸과 얼굴은 가능한 좌우균형이 좋다. 하지만 유전자는 서로 다른 불균형이 오히려 좋다. 유전자 군단이 만들어 내는 우리 몸은 타는 듯이 뜨거운 사하라 사막이나 살이 에는 추운 북극에서도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야 한다.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살아남으려면 서로 다른 단백질이 작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 pp.82-83 이형접합은 동형접합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좋은 냄새를 풍기게 하고, 성적으로 매력 있어 보이게 하고, 성장을 빠르게 하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준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가장 중요한 특질인 좌우균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략) 좌우균형과 이형접합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전자가 다양하다는 것은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완충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 결과는 좌우균형이 잡힌, 더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으로 나타난다. --- p.113 빈대들은 ‘외상성 교미traumatic copulation’라는 방식으로 짝짓기를 한다. 즉, 자신의 교미기를 마치 칼처럼 암컷의 배에 찔러 넣고 몸속에 직접 사정하는 것이다. 경고한 대로 이상하고 기괴한 짝짓기가 아닐 수 없다. (중략) 놀라운 반전은 지금부터다. 과학자들은 수컷 빈대들이 다른 수컷의 배도 찌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왜 그런 행동을 할까? 처음에 과학자들은 수컷 빈대들에게 아무것이나 찌르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거나 수컷을 암컷으로 오인해서 일어난 사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된 전략으로 드러났다. 수컷의 배를 찔러 그곳에 사정을 하면 정자는 찔린 수컷의 몸속을 돌다가 생식관을 발견하고 거기에 정착한다. 말하자면 다른 수컷의 정자관 속에서 야영을 하면서 그 수컷이 암컷에게 사정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사정이 이뤄지면 자신의 정자를 ‘무임승차’시킨다. --- pp.118-119 오늘날 사마리아인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매우 작고 고립된 공동체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650명에 불과하고, 모두가 4개 가문의 후손들이다. 그 결과 사마리아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근친결혼이 많은 집단 중 하나가 되었다. 사촌 또는 육촌 간의 결혼이 전체 결혼의 80퍼센트를 넘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마리아 사람들은 결혼에 앞서 이스라엘의텔 하쇼메르 병원에 들러 유전학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략) 물리적, 문화적 제약은 인종 간 결합을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해친다. 인종 간 결혼은 잃어버린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인종적 배경과 유전자가 서로 다른 남녀가 결합하면 자식들에게 다양하게 혼합된 DNA를 물려줄 수 있다. 따라서 자손들은 건강과 아름다움, 활력을 보장하는 이형접합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 pp.141-142 나는 이렇게 뛰어난 이형접합을 잡종강세의 첫 단계로 본다. 그리고 이것이 플린 효과에 어느 정도 기여했으리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의 개선된 환경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겠지만 말이다. 유전적 변이가 많을수록 잡종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나는 인종 간 결혼이 보편화되면 우리 자손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발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상상만으로도 흥분되고 신나지 않는가? 하나의 종(種)으로서 인간은 많은 것을 성취해 왔고, 아직도 성취할 것이 많이 남았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만 하다. 우리 인간에게는 아직도 발전할 기회가 남아 있다. 우리 DNA는 아직 발현되지 않은 거대한 잠재력이 분출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인종 차별적인 농담과 문화적 비방, 파괴적인 인종 폭동, 끔찍한 인종 청소를 겪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종 갈등으로 전쟁을 벌이는 나라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슬픈 일이다. 건강하고, 아름답고, 머리가 좋은 자손을 낳으려면 이렇게 적으로 생각하는 다른 인종 사람들의 유전자가 필요한 것도 모르고 말이다. --- p.187 흰기러기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이미 미래의 짝에 대한 청사진을 구축한다. 커서 짝을 찾을 때가 되면 청색 부모 밑에서 자란 녀석들은 청색을, 흰색 부모 밑에서 자란 녀석들은 흰색을 선호했다. 하지만 흰색과 청색이 섞인 무리에서 자란 녀석들은 선호하는 색이 없었다. (중략) 이것은 너무도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 인간도 피부색이 서로 섞이고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게 되면 짝에 대한 청사진이 ‘보편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다양한 인종에 노출된 아이들은 자라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에게 끌리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같은 인종만 고집하는 배타적 결혼은 사라질 것이다. --- pp.238-239 인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이것을 무시하거나 숨기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것은 부끄러워할 일도, 갈등이 두려워 피할 일도 아니다. 분명히 우리 인간들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런 ‘다름’은 우리를 반목하게 만드는 대신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다양성은 하나의 선물이다. 계속해서 서로를 가르고 구분하는 것은 이런 선물을 헛되이 낭비하는 짓이다. --- p.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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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혼혈인의 유전자가 더 우월한가?
아론 지브가 ‘혼혈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근거의 핵심은 ‘이형접합’이다. 우리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각각 한 개씩의 유전자를 물려받는다. 이 쌍을 이루는 유전자의 형태·크기·행동·성질이 서로 다를수록(이를 이형접합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두 유전자가 각각 다른 단백질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형접합 비율을 높이는 해법이 바로 ‘인종 간 결혼’이라고 주장한다. 인종 간 결혼으로 탄생한 혼혈인은 전혀 다른 부모의 유전자가 섞여 탄생한 사람이며, 이런 유전적 변이는 환경 적응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더욱 뛰어난 균형미, 지능, 운동능력, 생식능력 들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물학자답게 그 증거를 자연계 곳곳에서 찾아내 설명해준다. 한 예로, 무지개 송어의 경우 이형접합 수준이 높은 녀석일수록 훨씬 균형 잡힌 아가미와 턱, 지느러미를 갖고, 참새와 옆줄무늬도마뱀, 쌍각류 조개 등도 이형접합 수준이 높을수록 좌우균형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며, 이렇게 좌우균형의 정도를 보면 그 사람(동물)의 유전자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신기한 생물학 이야기! 뉴멕시코대학에서 이성애자인 캠퍼스 커플들을 대상으로 성 생활을 조사했다. 그 결과 좌우균형이 잘 잡힌 남자친구를 둔 여학생들일수록 섹스 중 오르가슴을 훨씬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야릇한 침실의 상황이 아니라 오르가슴이 정자가 난자에 도달해 수정될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과학적 사실이다. 오르가슴에 오르기 전까지 자궁 내에는 양(陽)의 공기압력이 형성된다. 그러나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공기압력이 급격히 음(陰)으로 바뀌는데, 이런 현상은 마치 진공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정자를 자궁 안으로 빨아들인다(이를 ‘업석upsuck 현상’이라고 한다). 이 실험은 좌우균형이 뛰어날수록 생식능력도 뛰어나다는 과학적 사실과 함께 우리가 왜 균형미에 끌릴 수밖에 없는지를 진화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유전적으로 우월한 후손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좌우균형이 뛰어난 짝을 찾아야 하며, 그 상대로 유전자 거리가 먼 사람 즉, ‘인종 간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문화 사회… 편견 버리고 다양성 인정할 때 단일민족을 표방해온 한국사회도 앞으로 10년 뒤에는 청소년의 20%가 다문화가정 출신이 될 거라고 한다. 실제로 미국 사회도 지난 20년 간 인종 간 결혼이 2배로 급증해(7쌍 중 1쌍이 인종 간 결혼 선택) 혼혈이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활발한 교류로 국가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만큼 인종에 대한 편견이 크게 바뀌는 것 같지는 않다. ‘혼혈 스타는 있어도 혼혈 친구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이런 부정적인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론 지브는 긍정적인 미래를 확신한다. 그 근거로 그는 흰기러기 집단의 짝짓기 사례를 인용한다. 흰기러기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이미 미래의 짝에 대한 청사진을 구축한다. 커서 짝을 찾을 때가 되면 청색 부모 밑에서 자란 녀석들은 청색을, 흰색 부모 밑에서 자란 녀석들은 흰색을 선호하지만 흰색과 청색이 섞인 무리에서 자란 녀석들은 선호하는 색이 없었다. 이와 같이 다문화, 다인종의 ‘뷔페’에서 자라날 우리 아이들은 코스모폴리탄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다양한 인종을 짝 후보로 올릴 것이며, 덕분에 인종 간 결혼이 폭증해 본격적인 ‘혼혈 문명’이 시작될 거라는 것이다. 아론 지브의 이런 주장은 아직까지 ‘혼혈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사회에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