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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구비 옛이야기’를 펴내며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엮은이의 말 거짓말하고 사위 되다. 미련둥이와 약음둥이 황새 이야기로 쫓은 도둑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신부 말 잘해서 벼슬 얻은 사람 곶감에 놀란 호랑이 문자 좋아하는 사위 혼령의 대화를 엿들은 소금장수 입춘서로 벼슬한 이야기 말 잘하는 것만 못하다 말에 얽힌 이야기 세 토막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해설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판본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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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내 차례다. 내가 수년 전에 부자로 살 적에, 뒤꼍 장독대에 돌부처를 두었느니라. 그런데 이 돌부처가 오뉴월이 되면 귀에서 고름이 난다. 무엇으로 고치면 되겠느냐?”
“아, 그거 말입니까? 간단합니다. 오뉴월에 산속에 가면 팔뚝만 한 고드름이 잔뜩 얼어 있습니다. 그중 가장 기다란 놈을 꺾어다가 이쪽 귓구멍에 푹 찔러 넣었다가 저쪽 귓구멍으로 빼고, 저쪽 귓구멍에 푹 찔러 넣었다가 이쪽 귓구멍으로 빼면 금방 낫습니다.” ---「미련둥이 약음둥이」에서 “도포 소매에 들어 있는 자기 새끼를 돌려 달라고 합니다. 뼈도 못 쓰고 털도 못 쓰는 새끼 제비를 왜 데려갔냐며 어서 돌려 달라고 합니다.” 그제야 시아버지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어. “거짓이 아니구나.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쫓아냈다면 큰일 날 뻔했구나.” 그리하여 각시는 무사히 신랑과 같이 살게 되었어.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에서 “자네는 세상에서 인물이 가장 잘났는가? 내가 보기에는 가장 못난 것 같구먼.” 남자가 대답했어. “대감 눈에는 제가 못생겨 보일지 모르겠습니더. 하지만 알고 보면 제가 가장 잘났습니더. 원래 여자 인물은 남자가 잘 알아보고, 남자 인물은 여자가 알아보는 거 아니겠습니껴? 또 여자 중에서는 부인이 자기 남편 인물을 가장 잘 아는 법입니더. 그런데 집사람이 나를 보면,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람. 아이고, 잘난 사람.’이럽니더. 제 인물이 가장 잘났기 때문에 집사람이 그러는 게 아니겠습니껴? 정승은 남자 말에 그만, 허허 웃고 말았어. ---「말 잘해서 벼슬 얻은 사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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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담긴 옛사람들의 지혜를 배우는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말을 잘해서 벼슬이나 재물을 얻거나, 짐승의 말과 혼령의 말을 알아듣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에는 말과 글을 잘해서 재물도 얻고, 양반이나 부자를 골려 주기도 하는 통쾌한 옛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양반이나 부자처럼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무시하거나, 괴롭히려고 할 때 재치 넘치는 말로 그들을 혼내 주지요. 또한 짐승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고는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기도 한답니다. 옛사람들의 지혜와 재치가 술술 넘치는 특별한 언어 이야기를 통해 옛이야기의 진정한 재미를 한껏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잘 사용하면 득,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말과 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주는 말과 글을 통틀어서 ‘언어’라고 해요. 이 책에는 총 열한 편의 언어와 관련된 옛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말과 글을 잘해서 위기를 헤쳐 나가고 바라던 것을 얻게 되는 이야기들에서 답답한 현실을 극복하려고 했던 옛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말 겨루기를 잘해서 장가를 가고(‘거짓말 하고 사위 되다’), 동생을 구하고(‘미련둥이 약음둥이’), 말을 잘해서 벼슬을 얻고(‘말 잘해서 벼슬 얻은 사람’), 목숨을 구하고(‘말 잘하는 것만 못하다’), 짐승의 말과 혼령의 말을 알아듣고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하고(‘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혼령의 대화를 엿들은 소금 장수’), 입춘서로 붙인 글 때문에 가난한 선비가 과거에 장원 급제하게 되기도 합니다(‘입춘서로 벼슬한 이야기’). 한편, 말을 잘못 알아듣고 벌어지는 이야기도 찾아 볼 수 있지요. 도둑이 솥을 훔치려고 남의 집에 들어왔다가, 할아버지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들킨 줄 알고 도망가고(‘황새 이야기로 쫓은 도둑’), 호랑이가 우는 아이의 울음을 뚝 그치게 하는 ‘곶감’이 무서운 동물인 줄 알고 도망간 이야기(‘곶감에 놀란 호랑이’)를 해학적으로 그려 내고 있어요. 하지만,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심히 가려서 해야 한다는 교훈도 전해 주지요. 문자 쓰기를 좋아한 사위가 장인이 호랑이한테 물려간 상황에서도 문자를 쓰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고(‘문자 좋아하는 사위’), 색시가 남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뱉은 말 때문에 남편을 잃게 되는 것이 그것이지요. 이처럼 말과 글을 잘 사용하면 득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되기도 합니다.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하는 말과 글을 때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따뜻함과 익살이 살아 있는 그림의 세계 언어 이야기에서는 말재주와 글재주가 있는 주인공들이 재치와 기지가 번뜩이는 말을 해서 약자를 우습게 보는 양반과 부자 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지요. 그림 작가 허구 선생님은 언어 이야기 속 장면들을 익살맞게 표현하고 있어요. 대감이 미련둥이한테 수수께끼를 지고 있는 상황을, 미련둥이는 크게 대감은 작게 그리고, 미련둥이 다리 사이에 놀란 표정의 대감을 그려 넣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지요.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에서도 개가 각시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그려 넣어 짐승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또한 호랑이가 자기 등에 탄 사람을 곶감으로 착각하고 도망치는 모습과, 혼령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하여 언어 이야기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