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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스웨터리 스웨터 / 스윌 스웨터 / 카디건 스웨터 / 아란 스웨터 / 맥시 스웨터 / 페어 아일 스웨터 / 집업 스웨터 / 앙고라 스웨터 / 터틀넥 스웨터 / 틸던 스웨터 / 코티지 인더스트리 스웨터 / 라플란드 스웨터 / 레이스 스웨터 / 크리스마스 스웨터 / 무드 스웨터 2부 스웨터의 입술 / 스웨터의 조리개 / 스웨터의 계절 / 스웨터의 인간성 / 스웨터의 별똥별 / 스웨터의 라이언 고슬링 / 스웨터의 해변 / 스웨터의 발성 / 스웨터의 이름 / 스웨터의 첫 / 스웨터의 먼 곳 3부 레아의 스웨터 |
김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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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책에 담아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여덟 번째 이야기, 스웨터 이토록 막막하고 아름다운 텍스처라니! 1 시인 김현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지난해 『21세기 문학』 가을호에 실린 ‘질문 있습니다’라는 기고문을 통해서였습니다. 문단 내 성폭력 실태에 관해 아주 뜨거운 언어로 쓰인 그의 글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사람 산문 진짜 잘 쓰네.’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의 시집 『글로리홀』을 주문했습니다. 2 지난 봄, 아무튼 시리즈에 들어갈 원고를 청탁하기 위해 김현 시인을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은 체구와 목소리에 잘 웃는 선한 인상이었습니다. 이미 읽은 분은 아시겠지만, 그의 첫 시집 『글로리홀』은 상당히 ‘셉’니다. 다루고 있는 언어가, 그 언어가 지어올린 세계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심 그의 ‘아무튼’도 무척 강렬할 거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입에서 나온 한 단어는 ‘스웨터’였습니다. “네? 겨울에 입는 그 스웨터요?” “네, 맞아요.” “아… 너, 너무 좋아요.” 저는 당황한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앞에 놓인 술잔만 들이켰습니다.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스웨터로 책 한 권을 쓴다고? 그것도 스웨터의 종류로 목차를 구성해서? 정전기 때문에 스웨터를 즐겨 입지 못하는 저로선 꽤나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책이 나오면 실용서로 분류해야 하나? 가만, 이 책을 만들려면 나부터 동네 뜨개방이라도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깊어가는 봄밤처럼 편집자의 고민도 깊어만 갔습니다. 3 시인은 직장인입니다. 제가 아는 시인들은 대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꽤 성실한 편입니다. 김현도 그런 사람입니다. 계절감 있는 소재라 날 추워지기 전에 내야 한다는 편집자의 안달을 늘 약속한 날짜에 좋은 원고로 다독였습니다. (처음 1/3 분량의 초고를 보내왔을 땐 저도 모르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사람 산문 진짜 잘 쓰네!”) 마감일에 어김없이 날아든 메일을 열어 원고를 읽을 때면 지친 몸으로 퇴근해 책상에 앉아 뜨개질하듯 글을 쓰는 그의 굽은 등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직장에 다니는 시인이 뜨거운 가슴과 무거운 엉덩이로 한 코 한 코 뜬 스웨터 같은 글입니다. 그러니 어찌 따듯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4 이 책의 1부는 스웨터의 종류를 중심으로, 2부는 스웨터가 지닌 언어와 상징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책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앞서 책 소개에 해두었으니 참고하시길.) 참, 3부에서는 ‘레아의 스웨터’라는 짧은 소설을 실었습니다. 산문집에 웬 소설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처음부터 최대한 찬찬히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느리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소설이 시작되는(시작될 수밖에 없는) 첫 코를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5 『아무튼, 스웨터』를 가장 멋지게 입는 방법은 입고 난 뒤 털실을 다시 푸는 것입니다. 시인이 애써 짠 스웨터를 왜 푸느냐고요? 아무튼, 풀어보세요. 자, 이제 당신 옆에 수북이 쌓인 ‘히말라야 에브리데이 뉴트위드 75118’로 새 스웨터를 짤 차례입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만의 스웨터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