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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저자의 말 chapter1 프롤로그_‘노트’라는 스승을 만나다 파라다이스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What a wonderful digital world 아날로그 노트, 디지털 세상을 열다 노트에 빠지다 세상의 모든 노트 마니아 내 노트의 스승, 패러데이와 이시 교수 chapter2 위대함으로의 초대 시대를 바꾸는 노트 쓰기 질문과 문제로 가득한 과학자의 노트_아이작 뉴턴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의 노트_레오나르도 다 빈치 끝없는 기록으로 넘쳐나는 관찰과 실험의 노트_마이클 패러데이 시간을 정복한 남자의 노트_알렉산드르 A. 류비세프 무의식을 끌어내는 몽상의 노트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누구라도 이해시킬 수 있는 철두철미한 노트_엔리코 페르미 무의식을 정확하게 기록한 수학자의 노트_앙리 푸앵카레 chapter3 비범함으로의 초대 삶을 바꾸는 노트 쓰기 꿈꾸는 자의 노트_오노레 드 발자크 궁극의 개념을 추구하는 철학자의 노트_G. W. F. 헤겔 순수한 철학의 교범이 된 노트_이마누엘 칸트 글쓰기와 글 읽기의 참된 길_다산 정약용 나를 관리하는 노트_벤저민 프랭클린 예술이 된 정치적 노트_조지 오웰 거북선 보다 『난중일기』_이순신 chapter4 탁월함으로의 초대 나를 바꾸는 노트 쓰기 논리를 이기는 즐거운 노트 쓰기 탁월함에 대한 갈망 나는 누구일까 몰입을 이끌어내는 노트 쓰기 행복을 관리해주는 노트 생의 아름다움을 열어주는 노트 지속력을 키워주는 노트 쓰기 좋은 감정을 위한 노트 나의 품격을 지켜내는 노트 나를 인생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노트 쓰기 아날로그 노트의 귀환 노트는 요술램프다 chapter5 에필로그_노트 쓰기로 내 안의 보석을 캐낸다 슬기로운 노트 생활 가드너 씨, 천재만 탁월한 삶을 살 수 있나요? 글쓰기의 연장통 노트 쓰기 팁을 드립니다 숨겨놓은 천재를 꺼내는 독학자가 되십시오 남은 이야기_노트 쓰기 활용 팁 종이, 연필, 풀, 칼 | 풀로 붙이는 정보관리 | 직접 만든 일정관리 | 포스트잇의 활용 | 개발노트 만들기 | 노트 활용 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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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는 1791년 런던 근교의 시골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학교 교육조차 받을 수 없었던 어린 패러데이는 13살 무렵 작은 제본 공장의 견습공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패러데이는 종이 위에 나열된 지식을 보면서 묘한 흥분을 느꼈어요. 또래 친구들은 학교를 다니는데 자신은 공장에서 일하는 처지였던 만큼 거기서 오는 열등감도 한몫했을 겁니다. 패러데이는 자신이 제본하는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아가기 시작했는데요. 이러한 패러데이의 태도는 결국 단순한 기능공들과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공장주인 역시 탐구적인 자세로 일하는 패러데이를 격려했지요.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제본하면서 패러데이가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 생각하면 그 책을 받아든 고객이 얼마나 감동했을까도 짐작 가능합니다. 운명의 여신은 아주 사소한 일로 패러데이에게 변화의 물꼬를 터주었는데요. 이를 ‘강연 티켓 한 장의 운명’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고객 중 한 사람이 패러데이가 정성껏 책을 제본해준 데 감동하여 당시 유명했던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 1778~1829 경의 강연회 방청권을 준 겁니다. 험프리 데이비는 전기분해를 처음 이용한 사람으로 1820년 영국왕립협회 회장을 지냈고, 일생에 걸쳐 나트륨, 마그네슘, 바륨을 포함한 여러 원소를 발견한 유명한 학자입니다. 당시 영국의 상류층은 이런 학자들이 개최하는 대중강연에 열광했는데요, 데이비 경의 강연은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했습니다. 패러데이는 떨리는 마음으로 강연에 참석하여 데이비 경의 말을 빠짐없이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강연 노트를 모아 자신의 최고 기술을 발휘하여 제본한 다음 그것을 데이비에게 보냈어요. “당신의 실험실에서 일할 수 있는 영광을 달라”는 간청을 담은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 --- [끝없는 기록으로 넘쳐나는 관찰과 실험의 노트_마이클 패러데이] 중에서 발자크는 속물이었습니다. 로댕은 아마 자신의 조각에서 속물에서 명품으로 탄생하는 발자크를 얇은 가운으로 감싸 표현한 것 같습니다. 젊은 발자크는 진정한 파리의 속물이었는데요. 그 배경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서른두 살이나 나이 많은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했고, 발자크는 여덟 살이 되었을 때 기숙학교에 보내져 건강을 완전히 잃고 돌아오기까지 6년 동안 어머니와 떨어져 살아야 했습니다. 그는 20세가 되었을 때 작가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고, 20대 중반에 출판 사업을 시작합니다. 허영과 사치와 명성을 추구했던 발자크는 사업도 그런 식으로 하여 거품이 잔뜩 끼게 됩니다. 결국 엄청난 빚을 지고 말아요. 평생을 벌어도 갚지 못할 엄청난 빚이었습니다. 발자크는 빚더미에 깔려 인생의 밑바닥으로 내려갑니다. 어린 시절 받지 못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채워줄 사치와 허영과 여성의 사랑을 담아낼 황금을 얻고자 했으나 그는 도리어 황금의 빚에 짓눌려 숨조차 쉴 수 없는 파산자가 된 것입니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는 인생의 저 바닥에서 발자크는 소설로 빚을 갚아보겠다며 엉뚱한 대 역전극을 펼치기로 마음먹습니다. 물론 거의 달성할 수 없는 목표였는데요. 그러나 발자크는 이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꿉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그는 우선 자신의 생체 리듬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빚쟁이들이 찾아오는 저녁 무렵에 자고 빚쟁이들이 잠드는 자정에 일어난 거예요. 그러고는 다음날 낮까지 하루에 열여섯 시간을 쓰고 또 썼습니다. 이렇게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은 한밤중의 고요 속에 흔들리는 촛불과 종이를 스치는 사각거리는 펜 소리와 더불어 발자크의 문학적 감수성을 일깨웠습니다. 돈을 위해 글을 쓰던 느끼하고 저속한 20대의 문체가 마치 세례를 받은 것처럼 변모하고 승화됩니다. 출판사에서 도착한 인쇄본을 들고 아침이 되면 그는 고치고 또 고치면서 자신의 글에 묻은 속물의 때를 벗겨냈습니다. 모든 문장이 살아 넘치도록 생명을 불어넣고 스토리를 입체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마침내 발자크의 소설들은 대중의 마음을 얻기 시작했고, 그는 정말로 자신이 세웠던 목표를 달성합니다. --- [꿈꾸는 자의 노트_오노레 드 발자크] 중에서 위기 상황의 최고는 전쟁일 것입니다. 적의 침략을 예측하는 것도 어렵지만 적에 대한 공포심은 모든 판단을 마비시킵니다. 이런 전쟁을 무수히 치룬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은 우리에게 멋진 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산 섬 맑은 달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장군의 깊은 시름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전쟁의 공포라면 “긴 칼 옆에 차고 덜덜 떨던 차에”라고 했어야 옳을 터인데요. 아마도 장군의 시름은 다른 것이었나 봅니다. 장군의 시름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난중일기亂中日記』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난중일기』는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우선 형식이 똑같습니다. 마치 감사 일기처럼 형식이 단조로워 조금 읽다 보면 지칩니다. 일기는 날짜와 날씨를 정확히 쓰고 있습니다. 장군에게 날씨는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바람의 방향이나 우천에 따라 작전이 달라야 하니까요. 필요하면 진영을 옮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난중일기』에는 날씨에 대한 과학적 기록이 빠짐없이 담겨 있나 봅니다. 다음은 하루도 빼지 않은 기록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기기도 아니고 물에 젖으면 확 풀어져 없어질 창호지에 쓰는 일기가 그렇게 잘 보존된 것을 보면 이순신 장군만의 특별한 문서 보관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보면 대개 어디에서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났다는 식입니다. 하지만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꼼꼼하게 기록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잘 살펴보면 날씨와 같이 사람들의 내왕도 사람만 기록하는 식이지요. 어쩌면 이순신 장군은 기억력이 뛰어나 ‘어느 날 누가 왔다’는 사소한 단서만 보고서도 그날을 돌이키며 그날 누군가와 나눈 대화와 표정까지 다 떠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에 장군은 오가는 사람들을 기록함으로써 물길이 드나드는 것처럼 사람들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 [거북선보다 『난중일기』_이순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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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열어준 불온한 생각의 열매들
18세기 유럽 영국에서는 클럽 모임이 성행했다. 신사 숙녀들이 모여 앉아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상상력 풍부한 엉뚱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멋진 신세계를 꿈꿨다. 이곳은 등록금도 받지 않고, 숙제도 시험도 없었으나 사실상 대학과 같은 기능을 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처지나 지위는 각양각색이었으나 저마다 가슴에 노트 한 권씩을 품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비망록備忘錄’이다. 영어로 ‘commonplace book’이라고 하는 이 노트에 당시 사람들은 남에게서 들은 멋진 말을 써넣고, 책을 읽다가 밑줄을 쳐두었던 근사한 구절도 옮겨 쓰고, 좋아하는 시를 적고, 대화 도중 갑자기 떠오른 기특한 표현들도 써넣곤 했다. 저작권이란 개념 자체가 전무하던 시절이었으니 문제될 건 없었다. 영국의 클럽 ‘달 모임’이 그중 유명한데 이곳에 산소를 발견한 프리스틀리, 증기기관의 아버지 와트, 진화론을 펼친 다윈의 할아버지인 이래즈머스 다윈,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마스 제퍼슨 등이 드나들었다. 물론 이들도 비망록을 썼고, 그것은 마침내 산업혁명과 미국혁명을 비롯해 역사에 새 물결을 일으킨 단초로 작용했다.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과학적 사고로 들어가는 길에 꽃을 뿌렸고, 자유와 민주의 개념을 외치며 역사를 열어젖혔다. 당대의 시각에서는 ‘불온’하기 그지없던 사람과 생각들, 그리고 그 생각과 연구 내용을 기록한 것들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탁월하고 비범한 삶은 나와 세상을 성찰하는 데서 나온다 뇌의 어느 한 부분이 완전히 마비된 것처럼 단 한 줄의 글조차 쓰기 힘든 상태를 블록현상이라 하는데 저자도 이를 경험했다. 갖은 공무에 시달리느라 연구를 중단했다가 다시 학자의 위치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내려갈 만큼 혹독한 방황과 시련 끝에 저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한 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좌절을 겪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대단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겐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짐작, 그런 일은 평범하고 마음 여린 사람들에게나 발생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은 예상과 달랐다. 허풍과 과시에 물든 지극한 속물이었던 오노레 드 발자크는 빚더미에 올랐었고, 역사 철학의 선구자로 간주되는 헤겔은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만큼 소심했으며, 다산 정약용은 인적 드문 유배지에서 18년이란 모진 세월을 견디며 점점 허약해졌고, 이순신 장군은 혁혁한 업적을 세운 뒤에도 모함과 질시에 시달려야 했다. 그들 모두에게 좌절의 무게는 깊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 고통을 통해 더 성장했다. 바로 글쓰기를 통해서다. 엄청난 상실감, 죽음의 공포, 손끝 하나 까딱하지 못할 것 같은 무력감에서 그들을 구원한 것은 처절하게 자신과 마주했던 글쓰기였다. 순전한 내면과 마주했던 노트 쓰기, 자신의 밑바닥을 보아야 했던 깊은 성찰을 통해서였다. 탁월함을 만드는 쓰기의 비밀 저자는 “특히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노트 쓰기에 대해 쓰면서”, “머리가 아팠다”라고 고백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 “원래 천재라서 그런 것”이라는 답과 “그렇게 천재들의 삶을 뒤져서 얻을 게 무엇이냐?”는 질문이 동시에 울려댔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재들의 삶이 탁월함에 이를 수 있었던 배경을 ‘노트 한 가지’라고 강변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도 한몫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거창한 천재는 아닐지라도 우리가 관심을 둔 어떤 작은 영역에서는 탁월함을 보이거나 ‘달인’ 소리 정도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계속하여 결과적으로 천재성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발전시킨 원천으로서 노트가 매우 유용했음을 확인했다. 기억력이 박약한 천재이든 현실에 적응 못한 천재이든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거나 그 단점을 통해 자신의 탁월함을 끌어내고 이를 연마하는 데 노트를 활용했던 것이다. 시대를 전환할 만큼 ‘위대’했던 사람들, 인생의 변곡점에서 치고 올라가 성취를 누렸던 ‘비범’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엇인가를 쓰는’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일에 몰두했다. 하지만 쓰기의 과정은 절대 녹록하지 않다.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을 개발해야 하고, 쓰기 자체에 몰입하되, 기록의 과정을 즐겨야 한다고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다. 사소해 보이는 노트 쓰기가 삶을 바꿔준다. 사소하게 지나칠 법한 일상을 탁월하고 빛나는 것으로 바꿔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