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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개인간의 진심
2.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불면 3. 사스콰치 4. 세상에 존재하는 돈보다 더 많은 돈으로 사고파는 것, 사랑 5. 따분한 일상의 황무지 블루스 6. 아홉, 열 7. 사랑은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냉담한 신 8. 3일간의 크루즈 9. 강철 심장은 도태시키고 얼어붙은 심장은 녹여라 |
Tao 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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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개인간의 진심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쉽게 싫증을 내고, 외로움과 절망과 무의미 함과 데이트를 아주 많이 두려워하는” 둘은 그래서 서로를 필요로 했다. 주택 임대 공동계약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하고 함께 살며 슬며시 애정을 쌓 아가는 아론과 앨리샤의 느슨한 연애담. 그는 앨리샤와 함께라면 팽팽하게 긴장된 변변치 못한 인생도, 돌진하는 짧은 청춘이 지나고 느릿느릿 불확실하게 표류하는 남은 인생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것, 어쩌면 어떤 현란한 보상의 세계 속으로, 아니면 기묘한 수학의 낯설고 진지한 무(?라는 기능 속으로 비스듬히 끌려가는 것까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p.45 2.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불면 회사에 가기 싫어 그만둬버리고, 공원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낙으로 삼은 브라이언. 그의 방에는 “다시는 누군가를 마음 아프게 하지 말자”라고 적힌 종이가 한 무더기 쌓여 있다. 행복이란 건 책, 음악에서만 찾을 수 있을 뿐 결코 사람들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그의 속마음은? 그해에 어떤 소문이 돌았다. 당신은 당신 자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소문. 당신은 사실 다른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소문. 항우울제를 거부하고 직장을 다니지 않으려 하다가 결국에는 어떤 구멍 속에서 잠을 자게 되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 p.54 브라이언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자신에게 그다지 필요한 것이 많지 않음을 알아차렸다. 먹을 만한 중국 음식, 진 리스의 소설, 아이스커피. 그거면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했다. 하루 종일 방 안에 처박혀 열네 시간 이상씩 잠을 잔다면 먹는 것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자기를 내버려두었다. 침대에 누워 뒹굴 때 느끼는, 현실과 유리된 채 자기만의 세계를 얻은 듯한 그 오묘한 성취감. 그것은 마치 실제 현실에서 상처를 받게 되거나 뭔가를 이루게 될 경우 받게 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예행연습 같았다. p.67 3. 사스콰치 자신을 수줍음 많고 우울한 아이로 태어나게 한 아빠를 원망하는 첼시. 데이 트 한번 제대로 못한 모태솔로로, 일한 지 꽤 되는 직장에서도 종일 잔뜩 긴장한 채 지낸다. 딱 3개월만 현실을 떠나 있다 돌아온다면 이전과는 다른 자기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 빠져 있는 그녀. 과연, 가능할까? 그렇긴 해도, 그녀는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내버리는 손톱깎이처럼, 인생을 쓰레기 더미에 아무렇게나 내던져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생은 우연히 내동댕이쳐질 수 있다. p.86 4. 세상에 존재하는 돈보다 더 많은 돈으로 사고파는 것, 사랑 매번 약속시간에 늦는 여자친구 크리스티에게 불만이 있지만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접어버리기 일쑤인 그렉. 결국 의도치 않게 감정을 폭발시켜 헤어지게 되지만 마지막까지도 위선적인 태도를 취한다. “우리가 계속 친구 사이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 “대가리에 똥만 찬 새끼!” “내 몸무게가 지금보다 15킬로그램 정도 늘어도, 그래도 나랑 같이 있을 거야?” 크리스티가 침대 속에서 물었다. 사랑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야 한다. 아니면 절대로 하지 않거나. 개럿은 그렇게 믿었다. p.119 난 내 인생이 제대로 굴러가게 해야 해. 기선을 제압해야 해. 내 기분이 나쁘다는 걸 알려야 해. 하지만 아마 난 그렇게 하지 않겠지. 어쩌면 만사를 되는 대로 내버려두고 그저 관대하고 느긋하게 굴면서 근심, 걱정 따윈 절대로 하지 않는 게 옳은 건지도 몰라. p.126 5. 따분한 일상의 황무지 블루스 늘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스물 셋 그렉은 다른 친구들이 취업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때에 공공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전히 자신의 인생 에 대해 고민한다. 친구 하나 없는 그렉은 우연히 도서관 봉사자 고딩 레이 첼과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동네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어울리게 되는데……. 그렉은 인생이 저만치 떨어져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게감 있게 자신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치 달처럼. p.134 6. 아홉, 열 아홉 살 제드는 LJ를 짝사랑하지만 난데없이 등장한 제이슨에게 그녀의 손목 을 뺏겨버린다. LJ의 엄마는 제드의 아빠를 사랑하지만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그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공허한 일상을 보낸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한 동네에 두 채의 집을 사서 맴돌 듯 오가는 일뿐. 교감이 없는 삶은 무엇보다 허망하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리게 되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무슨 일이 일어날? 모를, 기묘하고 나른한 엷은 안개 속에 있다고. 엷은 안개 속에서는 그 어떤 일도 완전히, 정말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거기서는 무엇이든지 거리를 둔 채, 홀로 바리케이드 뒤에서 세상을 동경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갈망할 수 있을 뿐이었다. 사랑이든 삶이든,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든 이제 더 이상 그 정수를 진정으로 경험할 수 없었고, 직접적으로 생각하거나 느낄 수 없었다. p.167 LJ의 엄마가 잔디를 입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난 뭐든 할 수 있어. 이건 그냥 바보 같은 꿈이니까.”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서 나직이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드 아빠를 올려다보고 입을 벌렸다가 입을 가리고, 한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달아나버렸다. p.201 7. 사랑은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냉담한 신 거의 매일 사랑에 관한 꿈을 꾸는 션. ‘사랑이 있다’는 믿음은 그가 살아가 는 유일한 이유였다. 친구 애니는 그런 그에게 여동생 메리앤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고, 그날 이후부터 션은 메리앤을 생각하고 상상하고 메리앤의 꿈을 꾸다가 어느새 메리앤이 된 듯한 기분까지 느끼는데……. 션은 그 소설에 1년을 바쳤다. 1년, 그는 이제 깨달았다. 그 1년 동안 자기가 뭘 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부터는 나의 인생을 기억하려고 더 열심히 노력하자, 션은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꿈도 꾸지 않고 잠에 빠져들었다. p.228 8. 3일간의 크루즈 매티와 폴이 어릴 적, 아빠의 외도로 엄마는 회복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되고 그 이후부터 꿈을 꾸듯이 몽롱하게 살아간다. 덕분에 집안은 허무감 으로 가득 차는데, 단 한 사람. 뻔뻔하고 독선적인 아빠는 여전히 의욕적이다. 교도소에서 아빠가 출소하고 나서야 네 식구는 꿈보다 더 꿈 같은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인생은 불공평해. 하지만 우린 인생을 공평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수는 있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했지만 스무 살의 어느 날, 복숭아를 먹는 동안 그 생각은 바뀌었다. p.265 엄마는 소리 내어 울고 있고 얼굴은 흠뻑 젖어 있다. 엄마가 매티 쪽으로 천천히 걸어온다. 엄마는 두 팔을 양옆으로 축 늘어뜨린 채 운다. “매티.” 엄마가 말한다. 엄마는 움켜쥔 주먹을 어깨 위로 치켜들었다가 힘없이 떨어뜨린다.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엄마의 머리카락이 비스듬히 쓸리면서 휘날린다. 엄마 뒤로 보이는 바다는 어둡고 고요하게 출렁이고 있다. 하늘은 검고, 아주 낮게 드리워져 있다. “오, 매티.” 엄마는 말한다. 엄마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하다. “난 너무 행복해.” p.290 9. 강철 심장은 도태시키고 얼어붙은 심장은 녹여라 4년 동안 친구였던 콜린과 데이나. 남자친구와 데이트가 없는 날, 데이나는 콜린과 함께 공연을 보러간다. 그녀의 스킨십에 괜히 자신을 유혹하는 게 아닐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콜린. 결국 콜린은 여지를 주는 데이나의 눈치 도 알아채지 못한 채 떠나버린 그녀를 영영 추억할 뿐이다. 어느 날 밤 콜린은 우주를 삼켰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내부가 새까만 우주 공간처럼 변한 것을 느꼈고, 자신의 심장에서 아득히 먼 중심부가 스티로폼 알갱이처럼 아주 조그맣고 하얗고 미지근한 데다, 반짝반짝 빛나지 않는 것을 느꼈다. p.297 그녀는 머리를 옆쪽으로 기울이면서 테이블 위에 두 팔을 베고 엎드렸다. 그녀의 두 눈이 감겼다. “눈을 감고 말을 하면 외로움이 더 강렬하게 느껴져. 내 목소리가 들리고, 내 등 뒤에서는 이런 슬픈 음악이 들려.” 그녀가 아주 빠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p.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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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행복해지지 못할 것임을
확실히 알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불완전한 우리가 완전한 소통을 원할 때 조금 더 아프고, 더 외로워진다 사랑에 서툰 이들의 아홉 번, 겨울잠 같은 이야기 문단에 나타난 강렬하고, 터무니없을 정도로 새로운 목소리. 레이몬드 카버의 포커페이스와 리디아 데이비스의 황량한 분석 스타일을 바탕으로, 타오 린은 행복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실패로 점철된 가족, 연인 간의 고통스러운 일상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글은 시적이면서도 다분히 데이비드 린치스럽다. - 「타임아웃 시카고(Time Out Chicago)」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이베이,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등을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작가 1세대로 불리는 타오 린의 첫 단편집 《어떤 이는 갈색머리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외롭게 태어난다》(원제: Bed)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과거는 별 볼 일 없고 현재는 시시하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 청춘들의 우울과 허무를 세심한 시선으로 풀어내어 독자와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장편 《Eeeee 사랑하고 싶다》에 이은 두 번째 국내 소개작이다. 타인과의 교감을 기대하지만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빛도 없는 깊은 바닷속으로 숨어들어가는 조개인간. 타오 린은 이들을 주인공들로 내세워, 단단한 껍질 안에 갇힌 고독하고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각양각색의 아홉 가지 이야기로 담아냈다. 원제 베드(Bed), 침대는 혼자가 익숙한, 외로운 사람들이 나약한 자신을 잠시 은폐할 수 있는 아지트이자, 휴식처의 의미를 가진다.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외롭다’고 속삭일 수 있는 내밀한 조개껍질 속 같은 곳. 조개마다 껍질이 다 다르듯이 숙명적으로 모두 다른 침대를 안고 사는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자기의 침대, 다른 이들의 침대를 바라보게 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실존적인 위로를 받는다. :: "뉴욕의 무라카미 하루키“라고 불리는 젊은 아티스트 타오 린의 첫 단편집! 뉴욕대학 문예창작상, ‘One story’ 단편공모전상, 액션북스상 수상. 시집, 장·단편소설 등이 미국을 비롯한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중국 등에 번역, 출간. 인기 블로그 READER OF DEPRESSING BOOK 운영. 독립출판사 무무하우스의 설립자이자 편집자. MDMAfilms 영화사 대표이자 감독이자 작가……. 떠오르는 젊은 아티스트 타오 린의 약력을 간단하게 줄인 것이다. 「뉴욕 매거진」의 저널리스트 샘 앤더슨은 타오 린의 존재를 “New Lit Boy”라는 말로 조명하며 “매우 영리하고, 흥미로우며, 작품에 깊게 빠져 전념할 줄 아는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 “데드팬 리얼리즘(무심한 듯 관조적인 태도로 현실을 비추는 표현 방식)에 부조리에 관한 문제의식을 더한, 아웃사이더 스타일을 가진 작가”라고 평했다. 「더 스트레인저」는 타오 린을 “Great American Novelist”라고 극찬했다. 데뷔 이후 줄곧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타오 린은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이전보다 더 공고해진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확인시켰다. 젊은 독자들은 “예리하지만 수줍은 감성과 현대 아티스트의 필을 느끼고 싶다면 그를 찾아라. 나는 그의 모든 것과 사랑에 빠졌다”, “이전에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예술세계를 창조했으며, 누구도 이와 같은 묘한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다”라고 고백하며 타오 린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 아홉 개의 방을 통해 전하는, 가장 보통의 위로 단편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불면」의 주인공 브라이언은 “오늘과 다를 게 없는 내일”을 보내는 외톨이 직장인이다. 타인과의 교류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믿는 그는 혼자 열네 시간씩 침대에 처박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썩힌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쪽에는 이 권태로움을 깰 “약간의 스릴”을 기대하지만 극적이거나 멜로드라마틱한 일은 오직 꿈에서만 벌어질 뿐이다. 이 책에는 늘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한 번도 식당에 가본 적 없는 젊은이, 외도한 남편을 용서한 것처럼 보였지만 10년이 넘게 지난 어느 밤, 크루즈 갑판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며 “난 행복해”라고 말하는 아내, 자신을 수줍음 많고 우울한 성향으로 태어나게 한 아빠를 원망하는 딸, 인간은 언젠가 흔적도 없이 떠나갈 것임을 알고, 자신은 이미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여기는 아홉 살 꼬마 등 껍질을 두른 조개인간들의 몽환적이지만 쓸쓸한 아홉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사랑, 꿈과 같은 원대한 것은 여기가 아닌 저편 어딘가에 있는 관념이나 루머로만 알고 있는 애늙은이 같은 조개인간들. 그들은 애초에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너무 일찍 삶을 ?포자기하듯 내버려둔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면 할수록 ‘연결되어’ 함께 살고 싶은 처절한 욕망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리고 그걸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당당하고 강한 척, 가면을 쓰고 하루를 버티는 우리 이면에도 조개인간의 자괴가 숨어 있음을 흠칫 눈치채버렸기 때문이다. 누구도 내가 보는 것과 같은 세상을 볼 수 없을 거라는 걸 직감하고 있기에 언제나 기묘하고 외로웠던 존재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주저하듯 희망을 가지려 노력하지만 늘 외롭기에 스스로를 자학하는 이들을 위한 가장 보통의 위로 같은 이야기. 타오 린은 완전한 이해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 각자 다른 껍질을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조개인간처럼 모두 자신의 고독을 책임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아홉 개의 방을 통해 전한다. :: 동시대 젊은이들이 열광한 ‘달빛 아래에서 읽는 우울증 백과사전 같은 이야기’ 타오 린은 보통의 작가들이 자기 글에 절실함을 더하기 위해 장식적으로 덧붙이는, 사회에서 거부당한 우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그들의 고독이나 고립을 매일 일어나는 일상적인 삶의 구성요소로 다룬다. 마치 이들의 외로움이 흔히 받아들여지는 사실처럼, 담담하게. 바로 이런 지점이 그가 통속성과 거룩함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글을 쓰는 존 업다이크와 비견할 만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수영장에 빠진 채 수중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는 개미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글’, ‘달빛 아래에서 읽는 우울증 백과사전 같은 이야기’라는 독자들의 평을 받는 타오 린은 동시대의 젊은이들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대변해주는 작가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민 2세대로서 느끼는 가족과 나의 실존, 자기가 루저가 된 건 모두 엄마 탓이라고 돌리는 비루한 마음, 대학생으로서 가지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 사랑하고 싶다는 젊은이로서의 평범한 욕망 등은 작품 주제이기도 하지만 타오 린 자신의 삶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 예민하고 세밀한 시선으로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끊겨버린 섬 같은 사람들, 또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 보이고 타인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변화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중 하나 같지만 삶 가운데 가장 큰 용기와 포용을 필요로 한다. 그런 일련의 사소함들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성장한다는 것을 조개인간들의 삶을 통해 배워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