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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람
01 강가의 사람들 / 02 거리에서 마주한 사람들 / 03 들녘을 일구는 사람들 04 그리운 어머니 / 05 아버지의 뒷모습 / 06 아이들 / 07 선군시대 군인으로 살아가기 2장. 공간 08 건물 / 09 건설장 / 10 공장 / 11 굴뚝 / 12 기차역 / 13 집 / 14 학교 3장. 생활 15 그날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 16 빨래터 / 17 뗏목 / 18 빨래가 걸린 풍경 / 19 장마당(시장) / 20 살아내기 / 21 강가에서 어죽먹기/ 22 목동 / 23 놀이이 4장. 이동 24 기계 / 25 기차 / 26 배 / 27 버스 / 28 승용차/ 29 오토바이 / 30 자전거 / 31 트럭 5장. 경계 32 경계선 / 33 다리 / 34 마을 / 35 산 / 36 선전구호/ 37 철조망과 사람들 / 38 초소 6장. 담음 39 사람을 담다 조망과 사람들 / 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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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 마냥 투박하게 생긴 900밀리 망원렌즈에 우리네 사람들이 안겨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허락되지 않은 공간에서 망원렌즈로 찍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었다. 렌즈의 초점을 아무리 당겨보아도 멀리 떨어진 사람은 그저 한 점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삶을 보려 했다. 그런데 정작 카메라에 찍힌 모습은 또 다른 나였다. 그리고 바로 우리였다.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분단의 사람들을 담아내는 무기력한 몸짓이었다. 평양 밖 북조선은 우리가 지나온 미래였다. 고향이 북쪽인 탈북청년은 한동안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혹시라도 사진 속 사람들 중에서 엄마를 찾는다 했다. 고향이 남쪽인 필자는 사진을 보며 카메라 초점, 구도, 색감이 좋은지를 따져보며 사진을 가려냈다. 하지만 그는 사진 안에 숨 쉬는 엄마의 체온을 간절히 찾고자 했다. 그렇게 분단은 서로에게 달랐다. 하나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를 살며 아파하는데, 홀로 높은 자리에 앉아 ‘만세’를 부르라 한다.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 선전하지만 정작 웃음 띤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는 철창없는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 평양의 문수물놀이장, 여명거리아파트, 평양택시, 미래과학자거리, 평양햄버거상점 등 번듯한 외형을 보여주는 평양 사진 몇 장이 북한이라며 눈을 가린다.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경계를 둔 채 망원렌즈로 당겨오는 그들의 모습은 허상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실상이었다. 그들의 일상은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지나온 시간들을 이제 막 느린 걸음을 떼며 뒤따라오는 듯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분명 우리와 같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의미가 담긴다 했으니, 시선은 오직 사람을 향하고자 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람다울 수 있을 때 ‘봄이 온다’ 말할 수 있다. 정녕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려나? 가을이 지나 계절이 바뀌면 두만강 칼바람 속 겨우살이 하는 북녘의 사람들을 담으려 한다. 다시 또 이 길을 떠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