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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한국의 독자들에게
뜻밖의 인물 프롤로그 - 도둑질 1부 화이트 크리스마스 2부 부활절 토끼 3부 7월 4일, 이번에는 불 리뷰 - 장강명(소설가) 옮긴이의 글 감사의 글 헌사 |
Don Win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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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로 일하면서 멀론은 서서히 신념을 잃었다. 그 때문에 악마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왔을 때, 멀론과 살인 사이에는 방아쇠를 당기는 10파운드의 힘 말고는 거칠 것이 없었다.
10파운드의 중력. 방아쇠를 당긴 건 멀론의 손가락이었지만, 그를 무너뜨린 건 그 중력, 경찰로 일해온 가차 없고 무자비한 18년이란 세월의 중력이었을 것이다. 그를 지금의 상태로 추락시킨 그 중력. (중략) 아니, 그는 단호하게 자신을 인도해주는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탄탄대로를 자신 있게 내디뎠지만, 인생이란 게 다 그렇다. 처음에는 진북을 향해 길을 나서지만, 가다 보면 거기서 1도 정도 벗어나게 된다. 그게 한 1년, 5년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그런 세월이 켜켜이 쌓이면서 자꾸만 처음에 향했던 길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다 원래 목적지에서 너무 멀어져 더 이상 거기가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는 처음에 시작했던 길로 돌아갈 수조차 없다. 시간과 중력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 p.14~15 시민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폭력 범죄가 줄었다고 하면 돼. 선거 자금이 더 필요해? 범죄율이 올라갔다고 하면 돼. 체포율을 올리고 싶어? 부하들을 거리로 보내서 절대 유죄판결이 안 날 죄목으로 아무나 막 잡아들이면 돼. 어차피 상관없잖아. 유죄 선고 여부는 지방 검사가 고민할 일이고 그냥 체포 건수만 있으면 되니까. 당신 구역에서 마약이 줄었다는 걸 입증하고 싶어? 그럼 마약이 없는 곳에 부하들을 보내서 수색하면 되는 거지. 그건 이들이 치는 사기의 반밖에 안 된다. 숫자를 조작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피의자들의 혐의를 흉악 범죄에서 경범죄로 낮추는 것이다. 그러니까 명명백백한 강도는 ‘경절도죄’, 도둑질은 ‘분실 사고’, 강간은 ‘여성에 대한 폭행’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 방에 범죄율이 내려가는 거지. 이런 식으로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는 말씀. --- p.61 총과 마약은 미국 범죄의 수프와 샌드위치 같은 존재다. 경찰이 헤로인에 집착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거리에서 총을 없애는 데 더 사로잡혀 있다. 그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 살해된 사람들과 부상자들을 상대하는 사람이 바로 경찰이고,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들과 협력해서 정의가 실현되게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경찰이니까. --- p.72 그게 그가 뉴욕을 사랑하는 이유였다. 원하는 건 다 있었다. 그 도시의 달콤하면서도 악취를 풍기는 풍요.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 육체노동자인 경찰과 소방관이 사는 스태튼 섬의 주택가를 떠나 시내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뉴욕의 그런 면까지 실감하진 못했었다. 뉴욕의 거리에선 다섯 개의 언어가 들리고, 여섯 개의 문화 냄새가 나며, 일곱 가지 종류의 음악이 들리고, 100가지 종류의 사람과 1,000개의 상점이 보인다. 이 모든 것이 뉴욕에 다 있다. 뉴욕은 세계다. 어쨌든 멀론의 세계다. 그는 결코 그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럴 이유가 없다. --- p.156 “당신이 겪은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동료 경찰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 나도 이해해. 당신네 경찰들은 모두 프레디 그레이나 마이클 베넷을 죽였다고 비난받는 것이 괴롭고 억울하겠지. 하지만 자신이 프레디 그레이거나 마이클 베넷이라서 비난을 받는 건 어떤 느낌인지 당신은 절대 몰라. 당신은 당신 직업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증오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나라서 사람들이 나를 증오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 당신은 그 파란 경찰 재킷을 벗을 수 있지만, 난 이 피부 속에서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을 이렇게 살고 있어.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신이 백인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건, 이 나라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의…… 무게야……. 그 어마어마하게 진이 빠지는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눈을 피곤하게 해서 가끔은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고 아파.” 그녀는 플라스틱 용기의 뚜껑을 눌러서 덮었다. “그리고 어젯밤에 당신이 한 말은 맞았어. 가끔 난 내 환자들을 증오해. 난 지쳤어, 데니. 그들이 서로에게 한 짓, 우리가 서로에게 한 짓을 뒤치다꺼리하는 데 지쳤어. 그리고 가끔 내가 그들을 증오하는 이유는 그들이 나 같은 흑인이라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기 때문이야.” 그녀는 샐러드 용기를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우리 흑인은 늘 겪고 있어. 빌어먹을 매일매일. 나갈 때 문 잠그는 거 잊지 마.” 클로데트는 그의 뺨에 키스하고 나갔다. --- p.239~240 경찰은 동료들과 축하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뭘 축하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니까. 살아 있어서. 나쁜 놈들을 잡아서. 지상 최고의 일을 하고 있어서. 살아 있어서. --- p.288 또 다른 성공 비결은 이른바 사법제도라는 것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판사들은 월급이 많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 판사가 되기까지 돈을 많이 써야 했다. 그 때문에 많은 판사가 매수된다. 재판을 흔드는 데 그리 큰 힘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변호사나 검사 측 신청을 들어주느냐 거부하느냐, 증거를 채택하느냐 마느냐, 증언을 받아들이느냐 삭제하느냐에 따라 재판이 달라질 수 있다. 작은 것, 사소한 것, 애매한 세부 사항 하나가 유죄인 피고를 풀어줄 수 있다. 피고 측 변호사들은?아니, 빌어먹을 모두 다? 어느 재판을 매수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법정에서 가장 짭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자리는 바로 법정에서 처리해야 할 사건 일람표를 짜는 자리다. 거기에 제대로 손을 쓰면 이미 약을 쳐놓은 판사가 그 사건을 맡을 수 있게 조치할 수 있다. --- p.363~364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당신이 왜 못 하는 줄 알아? 브래디 대 메릴랜드 사건. 재판에 관련된 경찰이 선서를 해놓고 고의로 위증했을 경우에 피고 측 변호사에게 통보를 해야 하거든. 만약 내가 당신에게 위증을 했다고 말하면 지금 감방에 들어가 있는 4~50명 정도 되는 죄수들 사건을 다시 수사해서 새로 재판해야 해. 그러면 당신 검사 친구들이 내가 거짓말을 한 걸 알고 있었는지, 그걸 알면서도 유죄판결을 받아내려고 모른 척했는지 질문들이 쏟아지겠지. 그러니까 혼자만 신성한 척, 깨끗한 척, 잘난 척 설교 좀 하지 마. 내 장담하는데 당신도 지금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런 빌어먹을 짓을 수도 없이 했을 테니까.” 방에 침묵이 흘렀다. “이 빌어먹을 연방 수사관들, 당신들도 유죄판결을 위해서라면 거짓말하고, 속이고, 엄마 눈알도 팔 인간들이잖아. 경찰이 그런 짓을 할 때만 죽일 놈이 되는 거지.” --- p.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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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의 데니 멀론은 뉴욕 맨해튼 북부 특수 수사팀의 책임자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맨해튼 북부 지역의 왕이다. 그는 체격 크고 스타일 좋고 명석한 흑인 동료 빅 몬티,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이탈리아계 단짝 친구 필 루소, 젊은 혈기가 넘치지만 개와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랑스런 경찰 빌리와 한 팀으로 맨해튼 북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마약과 폭력 사건들을 해결해온 영웅 경찰이다. 이 영웅 경찰이 어느 날 구치소에 부패 혐의로 갇히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뉴욕시 권력자들이 모두 사시나무처럼 떨게 된다. 데니 멀론은 이들 모두와 촘촘히 연루돼 있고, 동시에 이들 부패의 핵심에 서 있는 인물이니까. 멀론이 무너지면 뉴욕 권력의 핵심부가 통째로 무너지게 된다. 소설은 꿈에 부푼 채 의협심이 넘치던 모범 경찰이었던 멀론이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구치소에서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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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어떻게 넘을 수 있냐고?”
“한 발 한 발 가다 보면.” 데니 멀론이 원한 건 오직 좋은 경찰이 되는 것뿐이다. 입을 떡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며 읽었다. ‘여기가 클라이맥스구나’ 싶으면 다음 장에서 그보다 더한 지옥도가 펼쳐졌다. 주인공과 함께 한없이 추락한 끝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제는 윈슬로의 다음 소설을 기다릴 뿐이다! - 장강명(소설가) ★ 미국 하퍼콜린스 초판 25만 부 제작 초대형 누아르 스릴러 ★ 「로건」 「더 울버린」 제임스 맨골드 감독, 리들리 스콧 제작, 20세기폭스 영화화 확정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을 거느린 작가 돈 윈슬로의 신작 『더 포스』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미국과 멕시코 마약 조직 간의 치열한 전쟁사를 장대하게 풀어낸 『개의 힘』의 돈 윈슬로가 이번에는 뉴욕 경찰의 위선과 부패와 맞붙는다. 『더 포스』는 미국사회의 인종 문제와 치안 유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는 뉴욕시를 배경으로 돈을 훔치고 뼈를 부러뜨리고 사람을 죽이며, 거짓말과 배신을 일삼고 흑인 인권 운동(Black Lives Matter)을 멸시하는 부패 경찰의 이야기인 동시에 길을 잃고 영혼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살아가는 똑똑하고 용감한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여기 교도소에 갇힌 한 남자가 있다. 데니 멀론. 뉴욕시 특별수사대 ‘다 포스(Da Force)’의 수장이자 맨해튼 북부의 왕이자, 무수한 훈장이 빛나는 뉴욕 경찰이다. 멀론과 그의 팀은 가장 똑똑하고 가장 빠르며, 용감한 동시에 폭력에도 거리낌이 없는 엘리트 수사대로 갱단을 상대로 한 마약, 총과의 전쟁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멀론은 지난 18년간 밤낮없이 그 전쟁의 최전선에 서서 다치고 죽은 사람들, 피해자들, 범죄자들을 지켜봐왔다. 그는 야망과 부패로 세워진 도시,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깨끗하지 않은 도시에서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오직 극소수만이 데니 멀론이 부패한 경찰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와 그의 수사대원들은 뉴욕시 역사상 가장 큰 헤로인 단속 작전에서 마약 조직의 중간 보스를 죽이고 수백만 달러의 돈과 마약을 훔쳤다. 이제 멀론은 연방요원들이 놓은 덫에 걸려 형제 같은 동료 대원들, 경찰, 가족, 그가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서 어느 쪽을 배신해야 할지 갈등하며, 자신의 목숨과 영혼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편 뉴욕시는 경찰의 총격에 죽은 흑인 청년 사건이 발화점이 되어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몰락할 수도 있는 폭동과 혼란을 겪으며 크나큰 위기에 빠진다. 용감한 영웅의 면모와 치명적인 인간적 결점을 지닌 채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의 심연 가장자리에 선 주인공을 통렬하게 그려낸 『더 포스』는 반전에 반전들로 가득 찬 걸작이자 암울한 유머감각과 현대 미국사회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오가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논쟁적인 문제들을 날카롭게 묘사한다. “마음을 사로잡는 대작”이라는 스티븐 킹의 말처럼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더 포스』는 내 평생 가장 쓰고 싶은 소설이었다.” - 돈 윈슬로 삶에 대한 메시지를 그보다 더 흥미진진한 방법으로 그려내는 작가는 없다. 이런 재능들이 돈 윈슬로에게는 마치 DNA처럼 얽혀 있다. 진정한 마스터의 풍모이다. - 마이클 코넬리(‘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작가) 지극히 인간적인 비극, 마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장대한 서사. 『더 포스』는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소설 중 최고의 경찰 소설일 것이다. - 리 차일드(‘잭 리처 시리즈’ 작가) 『더 포스』는 탐욕과 폭력, 불평등과 인종, 범죄와 부당함, 복수와 구원을 소재로 경찰과 그들이 봉사하는 다양한 인종의 시민들 간에 벌어지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돈 윈슬로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실제 뉴욕의 용감한 경찰들, 전설적인 강력계 형사들, ‘공공연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을 포함한 경찰 수십 명을 5년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그는 진심으로 동시에 절망적으로, 사람을 보호하고자 했던 경찰들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더 포스』의 주인공 데니 멀론은 처음에는 아버지와 같은 좋은 경찰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경찰 아카데미를 졸업하던 날, 그는 “신과 자신과 경찰이란 일과 시민들을 보호하고 지키겠다는 사명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짜 커피 한 잔, 공짜 샌드위치 하나를 조심하라고 경고한 교관의 말은 이미 잊힌 뒤였다. 주택융자금과 아이들 양육비와 아내를 생각하며 범죄조직의 은신처에서 돈을 집어 들었던 날, 단속하는 중에 마약상들이 도망가며 팽개친 돈, 잘 봐달라고 찔러준 봉투들……. 그렇게 작은 선을 하나씩 밟는 동시에 멀론은 자신을 정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법도 익힌다. 다치고 죽는 피해자들을 매일 목격하는 일상 속에서 처음에는 피해자들을 동정하고 범인들을 증오하지만, 피해자에게 감정 이입을 하는 순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범죄자를 증오하는 순간 스스로 범죄자가 되어버리기 쉽기에 모두를 증오한다는 기운을 강력하게 뿜어내는 것을 선택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네가 피해자들도 증오하기 시작할 때야. 결국 그렇게 돼. 일을 하다 보면 영혼이 서서히 마모되면서 그렇게 되는 거지. 피해자들의 고통이 네 것이 되고, 그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러오면 말이야. 그들을 보호하기엔 네가 무능했고, 엉뚱한 곳에 있었고, 범인을 좀 더 일찍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점점 심해지지. 그렇게 자책하다가 피해자들을 비난하기 시작하지. 왜 이렇게 범죄에 취약한가, 왜 이렇게 약한가, 왜 이런 환경에서 사는가, 왜 갱단에 들어가고 마약을 파는가, 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서로에게 총질을 하는가…… 왜 이렇게 빌어먹을 짐승 같은가? 하지만 멀론은 아직도 빌어먹을 그들에게 신경이 쓰인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1권 p.54) 멀론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기대하고 믿는 눈빛이 좋았다. 그는 이 도시를 사랑하고 이 일이 좋았다. 낮이고 밤이고 주말이고 상관없이 거리로 나갔다. 동료가 죽어도 장례를 치른 후 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범죄자들은 일을 쉬지 않으니까. 늘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 채 닫힌 문을 열어젖혔다. 시체들을 거두고, 가족에게 그 소식을 알리고, 그들이 우는 걸 지켜보면서.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멀론의 내부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뭔가 변해갔다. 왜 변호사들이 돈을 벌어야 해? 왜 재판을 하지? 왜 감옥이 필요해? 네가 중간 단계를 다 없애버리고 그 자리에서 정의를 구현하잖아. 그게 왕이 하는 일이지. (중략) 넌 은행이 아니라 마약상들을 터니까 이건 경우가 다르다고 스스로에게 말했지. 넌 그들을 털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지. 그 마지막 거짓말, 그게 마지막 선이었어. (2권 p.162∼163) 돈 윈슬로의 열혈 팬이자 『더 포스』를 먼저 읽은 장강명 소설가는 2권 말미에 실린 리뷰를 통해 이 풍성한 텍스트를 읽는 방법으로 중세 도덕극의 원리를 가져온다. 장강명 작가는 우정, 열정, 가정, 조직, 죄, 돈, 죽음을 대표하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주인공 멀론의 파멸을 가장 잔인하게 드러내며 반면교사의 교훈을 보여주는 게 돈 윈슬로의 방식이라는 나름의 해석을 붙여주었다. 또 이 소설을 번역한 박산호 번역가는 “흡사 셰익스피어의 현대판 비극을 번역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 순간이 몇 번 있었다”고 고백한다. 근사하고 정의감 넘치던 데니 멀론이 스스로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몹시 가슴이 아팠다고. 그렇지만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모두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고 생각할 때 멀론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쟁을 한판 벌인다. 박산호 번역가의 말처럼, 지금부터 이 책을 펼치고 읽을 독자가 마냥 부럽다. 벨트 단단히 매시고, 짧지만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이 여행을 시작하시기를. May Da Force be With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