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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폴이 레미에게 폴의 검은 돌집에 사는 할아버지 집에 함께 가자고 한다. 레미는 낯선 곳이 끔찍하기만 하다. 드디어 도착한 검은 돌집. 하지만 할아버지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저녁은 레미가 가장 싫어하는 채소 수프! 수프 앞에서 한참 망설이는 레미를 보자, 할아버지는 버럭 화를 낸다. 폭군이 따로 없다는 생각에 레미는 앞으로 보낼 일주일이 더더욱 막막하기만 하다. 그날 밤, 레미는 쉬이 잠들지 못한다. 그때 다락방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고, 여자 목소리도 들려온다. 레미는 할아버지가 미쳤거나, 혹은 여자를 가두어 놓았다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다음날 아침, 할아버지는 사냥을 하다 개를 잃어버렸다며 폴과 함께 나가고, 집에 혼자 남은 레미는 호기심에 다락방에 올라가 본다. 다행히 여자는 없다. 다만 벽 전체에 한 여자 사진이 가득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의문투성이 다락방. 다락방 안에서 너무 긴장한 탓일까. 레미는 갑자기 열이 나고 몸이 나른해진다. 잠에서 깨어난 레미는 자신이 수두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레미를 정성껏 간호해 주고, 레미는 그런 할아버지 모습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곧 레미는 다락방 안의 여자 사진의 정체를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사진작가였던 시절, 할아버지는 한 여배우를 짝사랑하고, 그녀의 사진을 모았다. 하지만 그녀는 얼마 안 있어 사고로 죽고, 그 뒤 할아버지도 결혼을 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 다락방에 ‘여신의 신전’을 꾸며 주고, 할아버지는 다락방에 종종 올라가 옛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할아버지의 옛 추억담을 듣고 난 레미는 할아버지의 참모습을 깨닫고, 일주일 동안의 여행을 무사히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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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폭군이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폴이 검은 돌집에 사는 할아버지 집에 함께 가자고 했다. 낯선 곳은 질색이지만, 감히 거절할 수 없었다. 영원한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건 배반이니까. 드디어 도착한 검은 돌집, 할아버지는 너무도 퉁명스럽다. 게다가 저녁은 내가 싫어하는 수프라니.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휘휘 젓고만 있는데, 할아버지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수프 대접을 푸대접하고 있는 거냐? 이 집에선 뭐든 다 먹어야 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흥미 있는 이야기 레미가 처음 만난 폴의 할아버지는 (레미 입장에선) 폭군과 다름없다. 게임기 사용은 그냥 금지다. 아무 이유도 없다. 게다가 저녁엔 레미가 가장 싫어하는 채소 수프! 겁 많은 레미가 용기 내어 항변하지만 할아버지의 규칙일 뿐이라는 말만 되돌아온다. 친절은커녕 권위적이고 무섭기만 한 할아버지. 과연 레미는 폭군 할아버지 집에서 어떻게 보낼까? 레미가 더욱 끔찍하게 여기는 건 밤에 다락방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소설 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다락방에 대해 호들갑을 떠는지”, 레미가 말한 것처럼 다락방은 호들갑을 떨 만큼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다락방 안에는 또 다른 문이 하나 더 있다! 레미는 호기심에, 또 억지로 수프를 먹이려고 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할아버지 몰래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방 안에는 벽 전체에 한 여자 사진들이 가득 걸려 있다. 그 여자는 누구일까? 대체 이곳의 정체는? 이야기는 내내 독자에게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며 흡인력 있는 문학 작품의 본을 보여 준다. 편견을 허물어 버리는 진실의 눈! 할아버지는 레미가 수두를 앓자 정성껏 간호해 주고, 다락방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며 굳어 있던 레미의 마음을 달랜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짝사랑한 여배우의 사진을 다락방에 걸어 두고, 그녀의 인터뷰 등을 녹음한 테이프들을 보관해 둔 것. 이제 레미는 할아버지가 외딴 곳, 큰 집에서 홀로 지내며 보내는 쓸쓸함을 옛 추억으로 위로 받고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폴이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자신이 낡은 열쇠 꾸러미를 만지며 용기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겉모습만으로, 또 자기 입장에서 할아버지를 폭군이라고 판단하던 레미의 견고했던 편견은 이제 할아버지가 사실은 한없이 약하고 외로운 사람이며, 속내는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라는 진실 앞에서 무너져 버린다. 그와 동시에 할아버지와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한다. 또 자기 자신에 대한 편견, 곧 엄마 없이는 낯선 곳에서 지낼 수 없다는 것 또한 허물어 진다. 진실은 편견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진리, 작품의 감동이 여기에 있다. 주인공은 심각한데 독자는 유쾌하다 - 매 페이지마다 보여 주는 유머! 레미는 낯선 여행을 제안하는 친구의 부탁을 대놓고 거절하지 못해 일부러 수두에 걸리려고 애쓴다. 수두에 걸린 친구 옆에 찰싹 달라붙고, 심지어 그 애의 컵으로 물을 마시기까지 한다. 또 사냥개가 사라졌다는 소식에 혼자 남아 집을 보겠다고 나선다. 폴과 할아버지 앞에서는 마치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처럼 굴지만 사실은 숲 속에서 사냥꾼들이 쏜 총에 맞을까 봐 걱정되어서다. 다락방에 걸려 있는 여자 사진을 두고, 예쁘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예쁘다고 표현하는 것에도 자신이 없다. 자기가 유일하게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 친구를 친구들은 모두 못생겼다고 한단다. 이처럼 매사 걱정이 앞서고 소심한 레미. 주인공 아이는 심각하여 내뱉는 독백들, 그러나 독자들은 한없이 유쾌해 매 페이지가 즐겁기만 하다. 재미와 교훈, 감동을 기대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기대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