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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봄비는
봄비는 / 민들레 싹 / 봄 엄마 / 제비꽃 / 새싹 / 눈비 오는 날 / 이끼 / 창문 / 벚꽃 / 집에서 살고 싶은 바람 / 개미 떼들 / 아기 / 춤추는 빨래 / 힘센 나무 제 2 부 입 벌린 책가방 콩닥콩닥 / 베란다 텃밭 / 입 벌린 책가방 / 웃음꽃 피운 바람 / 늦여름 햇살 / 구름 / 지렁이 가족 / 고속도로 / 안개 낀 산 / 나팔꽃 / 언니 머리카락 / 칡넝쿨 / 큰 소나무 뿌리 / 아빠 아픈 날 제 3 부 엇박자 대화 엇박자 대화 / 알면서도 / 나무젓가락 / 단풍잎 하나 / 쉬는 날이 같아요 / 비 맞은 날 / 이사 온 거미 / 의자 / 나무 길 / 떨어진 시험 점수 / 굳은살 / 단풍잎 / 가을바람 제 4 부 마음 신호등 흔적 / 빨간 보자기 / 마음 신호등 / 나와 똑같잖아요 / 구멍 / 할머니 댁 / 벌 한 마리 / 퇴근하는 아빠 / 피아노 선물 / 햇살 / 감자 싹 / 빨간 색연필 / 촛불 마음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자연과 삶의 텃밭에서 가꿔 온 열매들_강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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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언어로 아이들 마음을 다독여 주는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98번째 도서 『입 벌린 책가방』이 출간되었다. 이 책을 쓴 남옥순 시인은 한국아동문학회 『아동문학예술』에서 동시부문으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등단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신인의 패기로 부단히 노력하며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남 시인은 어린 시절을 흙내음과 풀내음을 맡으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골에서 보냈다. 현재는 대도시에 생활하면서 20년 가까이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해설을 쓴 강영희 아동문학가는 『입 벌린 책가방』에 수록된 동시들을 크게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자연을 대상으로 한 것’, ‘가족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애’,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어린이들의 세계’ 등으로 나누었는데, 시인의 삶의 흔적이 문학에 반영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자연에서 얻어진 시들을 살펴보자. 목련 아가야/새싹 아가야/너무/서둘지 마// 궁금하고/답답해도/조금만/더/기다려// 마지막 폭설도/꽃샘추위도// 엄마가/온몸으로 지키어// 안전할 때/불러낼게 ―「봄 엄마」 전문 흔히 사람의 인생을 사계절에 빗대어 표현하곤 한다. 봄은 유년, 여름은 청년, 가을은 중년, 겨울은 노년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봄’을 아기에 빗댄 동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의 시 역시 ‘봄 엄마’라는 제목만 보더라도 봄에 태어나는 풀꽃(아기)에 대한 봄 엄마의 관심과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봄이 되자 여린 꽃과 풀들이 깨어날 준비를 한다. 봄의 싱그러운 에너지 덕분일까? 아기들은 더 기다리지 못하고 한시라도 빨리 세상에 나오려 서두른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폭설’과 ‘꽃샘추위’가 남았으므로 엄마의 마음은 혹시라도 아기들이 서두르다 다칠까 노심초사다. 때문에 “너무 서둘지 마” “조금만 더 기다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익숙한 말이 아닌가.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지키려는 모든 엄마의 말이니 말이다. ‘목련’과 ‘새싹 아가’를 걱정하는 봄 엄마의 마음이, 그 순간 아동 독자에게는 자신을 걱정하는 실제 엄마의 마음으로 전이된다. 이어지는 “엄마가 온몸으로 지키”겠다는 그 말의 울림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연에서 따스함을 건져올리는 작품으로는 「봄비는」「민들레 싹」「제비꽃」「이끼」「안개 낀 산」「칡넝쿨」 등이 있다. 이번에는 좀더 아이들의 삶과 밀접한 작품을 감상해보자. 내가 공부하면/책가방도/입을 벌리고 공부해요// 내가 좋아하는/홍길동전 얘기도 같이 듣고/어려운 나눗셈도 함께 고민해요// 내가 하교하면/책가방도/입을 벌린 채 뛰고 있어요// 너무/신이 났는지/필통도, 국어책도/밖으로 뛰어나와요. ―「입 벌린 책가방」 전문 위의 시는 이 동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입 벌린 책가방」이다. 이 시의 화자는 자신의 책가방을 소개하고 있다. 그냥 책가방이 아니라 ‘입 벌린 책가방’이란다. 아이들은 책가방을 꼼꼼하게 닫지 못해서 열린 틈으로 오며가다 소지품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달려갈 때 그렇지 않을까. 때문에 “너무 신이 났는지 필통도, 국어책도 밖으로 뛰어나”오는 마지막 연에 이르면 아이다움에 웃음이 난다. 남옥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아이의 “열려진 책가방 지퍼를 닫아 주고 또 닫아 주다가” “책가방도 우리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는 중이라고 느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이 작품에서 책가방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어려운 나눗셈을 고민할 때도, 하물며 하교할 때까지도 함께하는, 화자에게 자신과 잘 통하는 친구인 셈이다. 이와 비슷한 작품으로는 「의자」가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내 방의 의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어 단어 외우고/수학 문제 풀고/논설문까지 썼더니/힘들어 벌러덩/넘어지던 나처럼//티셔츠 걸고/점퍼도 걸고/가방까지 걸었더니/뒤로 벌러덩/쓰러져 버”리는 의자는 「입 벌린 책가방」처럼 나와 닮은꼴이지만, 전체적인 시의 분위기가 밝지는 않다. 이 시에서 시인은 지워진 짐(어른으로부터 요구받는 것)이 너무 많아서 버티기 힘들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뒤로 벌러덩 쓰러져 버리는 의자’는 아이의 상태에 다름없기에 시인이 하고자 하는 말이 더욱 절실히 와닿는다. 이처럼 아이에게 어찌 사람만이 친구일까. 바람(「집에서 살고 싶은 바람」 「웃음꽃 피운 바람」), 베란다에서 몸 말리는 빨래(「춤추는 빨래」), 고추 모종(「베란다 텃밭」), 나무젓가락(「나무젓가락」), 심지어 거미(「이사 온 거미」)까지도 모두가 이웃이며 친구인 것이다. 남옥순 시인의 첫 동시집 『입 벌린 책가방』은 자연을 모티프로 하여 따스한 인간애를 그리고, 다른 사물에 빗대어 아동을 그려낸 작품이 많다. 많은 독자들이 그의 시를 읽고 따스한 시의 언어를 느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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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옥순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 『입 벌린 책가방』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자연’과 ‘다정스러움’이라는 단어였다. 여느 시인들처럼 남 시인도 자연을 무척 가까이했던 것 같다. 온통 자연이라는 텃밭을 드나들면서 시의 씨앗들을 찾고 가꾸어 온 발자취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한 권의 동시집 속에 절반이 넘는 작품들이 자연을 소재로 한 것들이다.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그 속에서 신비스럽고 아름다움을 캐내어 쓴 그의 동시들은 읽는 이들에게 포근하면서도 부드러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거나 다정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의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대상들을 작품화하게 된 것은 그의 성장 과정이나 살아온 삶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그는 어린 시절을 산이 아름답고 물이 맑은 시골에서 보냈다. 그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고 다정스럽고 어진 마음의 소유자가 된 것도 이러한 체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준 것이다. 이러한 환경들이 자연을 모티프로 하고 인간애를 풍기는 동시 작가 남옥순을 낳게 한 것이다. - 강영희 (아동문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