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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높이뛰기 선수들
새봄 / 오줌 / 거미 / 문명 / 냉이꽃 / 도둑들 / 살얼음 / 뿔 / 소금쟁이 / 각자의 방 / 새싹 열쇠 / 반칙 / 기후 위기 / 높이뛰기 선수들 / 고라니 똥 / 충돌 2부 꽃의 행복 지렁이 / 옥수수 기차 / 대단한 놈이다 / 곰 사냥 / 저녁 눈 / 작은 꽃 / 양파가 뿔났다 / 여름 하늘 / 새장 속의 새 / 가족 / 꽃의 행복 / 미안한 마음 / 모르겠다 / 산토끼처럼 / 기계 시대 / 공평한 이치 3부 바나나 글러브 땡깡 / 3월 / 달력 / 다리 떨기 / 할머니의 여름 나기 / 골목길 / 외로운 할머니 / 한 입만 / 행복한 사람 / 아빠의 드리블 / 24시 편의점 / 붕어빵 / 할아버지 헛기침 / 느낌표 밑 작은 점 / 바나나 글러브 / 이상한 일 / 난리 났다 4부 필요한 것 사춘기 / 필요한 것 / 까치집 / 줄넘기 / 의자 오토바이를 타자 / 눈물이 주는 혜택 / 오리떼 / 번호 / 안부 / 모과 수술 / 먹자골목 / 층간소음 / 개미 / 또박또박 / 첫눈 / 홍익자연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바라는 마음_평화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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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일상의 다양한 문제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해 풀어낸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60번째 도서 『대단한 놈이다』가 출간되었다. 중학교 국어교사로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를 해오며 시집, 청소년소설, 산문집, 동화, 그림책 등 60여 권을 출간한 조재도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이다. 시인은 무려 10년 동안 써온 동시들을 묶으면서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그 사회 속의 어린이이고 또 그 나이에 맞는 발달과정에 있는 어린이이기에, 동시 속에 그 성장의 비탈에 있는 어린이들의 처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시인이 말하는 ‘사회 속의 어린이’와 ‘나이에 맞는 발달과정에 있는 어린이’는 시인이 『대단한 놈이다』에 담고자 한 커다란 두 가지 주제를 암시한다. 먼저 시인이 말하는 ‘사회 속의 어린이’에서 어린이가 속한 ‘사회’가 어떠한지 다음의 작품에 잘 드러나 있다. 단군 님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선포하신 홍익인간! 그동안 인간은 너무 자기만 이롭게 했다 이제부턴 홍익자연 하라 ─「홍익자연」전문 ‘단군신화’는 하늘의 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그 아들인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와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로 ‘홍익인간’을 선포하며 시작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홍익인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으며, 조재도 시인은 바로 이 점을 활용하여 자신이 전하려는 바를 드러내고자 한다. 익숙한 ‘홍익인간’ 대신 ‘홍익자연’이라는 낯선 단어로 변해버린 탓에 독자들은 의아해하며 시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홍익인간’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이니 우리는 ‘홍익자연’이 ‘널리 자연을 이롭게 하라’라는 의미라는 걸 금세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홍익‘인간’에서 홍익‘자연’으로 바뀌었을까? 바로 “그동안 인간은/너무 자기만 이롭게 했다”라는 구절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인간은 자신들의 욕심만 챙기며 자연을 배척하기만 해왔다. 그러니 더 이상 단군에게 인간은 ‘이롭게 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그의 시선은 자연으로 향한다. 호두 망치로 호두를 깰 때 호두에게 미안하다 망치 구멍에 호두를 밀어 넣고 손아귀에 힘을 꽉 주면 파삭, 깨지는 호두 으악, 이건 반칙이다! 호두는 맨몸인데 사람은 망치로 깼다 ─「반칙」전문 인간은 자신의 문명을 이루면서 자연을 억압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기술을 발달시켰다. 자연과 함께 공존할 노력은 하지 않고 자연을 훼손하고 억압하며 쉬운 발전을 택한 것이다. “호두는 맨몸인데/사람은 망치로 깼다”는 「반칙」의 구절처럼 말이다. 자연물은 대부분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무기 하나쯤은 가지고 태어난다. 화려한 빛깔, 악취, 날카로운 뿔이나 딱딱한 껍데기 등이 그러하다. “송곳니가 있으면 뿔이 없단다/억센 발톱이 있으면 날개가 없단다/그래야 서로 공평하”(「공평한 이치」)니 말이다. 작은 호두 역시 자신만의 방어도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단단한 껍질이다. 이 덕분에 다른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만은 달랐다. 인간에게 주어진 이빨이나 손톱 등으로 호두를 깨기 힘들자 도구를 만들어서 손쉽게 호두를 정복한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복하려고만 드는 문제를 조재도 시인은 「기후 위기」「충돌」 등의 작품에서 잘 그려내고 있다. 밤이 되면 모든 곤충과 동물은 주어진 어둠에 순응한다. 안전한 곳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아침해가 떠오르면 다시 나와 하루를 새롭게 시작한다. 하지만 “사람만이/밤이 되면 집집마다 불을 환하게”(「문명」) 켜는데, 이것은 ‘전기’라는 문명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전기로 밤을 밝히고 다른 자연물에게는 불가능한 ‘추가 시간’을 얻는다. 시인은 묻는다. 그래서, 그 문명 덕분에 인간은 다른 자연물에 비해 더 행복해졌을까? 24시 편의점은 언제 잠을 잘까 일 년 내 한 번도 불이 꺼진 적 없는 24시 편의점 편의점은 속으로 생각할 거야 이 가게 문 닫으면 그동안 밀린 잠 실컷 잘 거라고 ─「24시 편의점」전문 일 년 내내 불이 한 번도 꺼진 적 없는 24시간 편의점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공간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돈만 있다면 언제고 필요한 물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우리의 ‘편리’는 누군가의 ‘불편함’이고 ‘희생’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늦은 밤에도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가 늦은 밤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 속에서 “편의점은 속으로 생각할 거야”라며 사물화하지만, “이 가게 문 닫으면/그동안 밀린 잠/실컷 잘 거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편의점 안에서 근무하는 인간이다. “얼마나 번호가 더 많아야/우린 스마트해질까” 자문하고(「번호」), “이제 기계가 없으면 못” 살고(「기계 시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다가 문득 “멍하게 가만히 있는/머리가 걱정되어/안부를 묻는”(「안부」) 이들이 과연 행복해 보이는가? 오히려 ‘해마다 도둑들이 판을 쳐도 신고하는 사람 하나 없고’(「도둑들」), 흙이 밥이자 집이자 하늘이자 똥인 지렁이의 세상(「지렁이」), ‘겨울이 걸어둔 거대한 얼음 자물쇠를 누구의 힘이 아닌 자기 손으로 열고 나오는 작고 여린 연둣빛 새싹’(「새싹 열쇠」)의 풍경이 더 평화롭고 값져 보이지 않는지 시인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제일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대단한 놈’은 자연 속에서 건강히 제 몫의 삶을 살아가는 작고 소소한 존재들이라는 걸 표제작 「대단한 놈이다」을 통해서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어린이들은 어떠한가? 자신의 속도와 힘으로 발달과정을 제대로 거치고 있을까? 한 번도 날아오르지 못해 하늘이 무엇인지 모르는 한 번도 내려앉지 않아 땅이 무엇인지 모르는 새장 속의 새 물방울은 알아도 비는 모르는 날개가 있어도 바람을 모르는 새장 속의 새 ─「새장 속의 새」 「새장 속의 새」를 읽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자꾸만 ‘새장’ 속에 갇힌 ‘새’를 ‘잘못된 사회/현실’ 속에 갇힌 ‘어린이’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새장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탓에 하늘이 무엇인지, 땅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새는, ‘안전’과 ‘감독’이라는 이유로 꿈과 이상을 품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변하기에 비극적이고 슬픈 작품이다. 새장 속으로 들이미는 물통에 채워진 ‘물방울’은 알아도 대지를 적시며 내리는 장엄한 비를 알지 못하는 아이들, 찬란하게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가졌지만 날아본 적이 없어 그 날개로 바람 한번 가른 적 없는 아이들의 슬픈 현주소가 이 시에 담겨 있다. “누가 돌리는지도 모르는/줄을 넘”느라 “새소리도/바람결의 꽃향기도/못 느끼”(「줄넘기」)고, “앞서가는 오리 따라/무작정 뒤뚱뒤뚱/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꽥꽥”(「오리떼」) 따라가기 바쁜 우리 아이들이 과연 ‘혼자 뒷걸음으로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보다 더 큰 고추잠자리를 저 혼자 끌고 가는’ ‘대단한 놈’(개미)처럼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조재도 시인은 인간 역시 “지구라는 큰 화분”(「냉이꽃」)에 자연이 심은 냉이꽃과 같은 존재로 본다. 그는 화려하게 장식되는 것보다 “들에서 비바람에 마음껏 흔들리”고 “작으면 작은 대로 꽃 피워 씨앗을 땅에 떨구는”(「꽃의 행복」) 것이 진정한 꽃의 행복인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진정한 행복을 마음껏 품고 이룰 수 있는 사회를 소망한다. 이 시집에서 ‘자연’과 ‘인간’은 대립적이지만 ‘자연’과 ‘어린이’는 다르다. 어린이는 자연을 닮았기 때문이다. 새장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자연에서 생명의 이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진정한 성장을 경험할 ‘대단한 어린이들’을 기대하게 하는 동시집이다. 시인의 말 저는 동시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그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진심이 바탕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법도 창조 행위도 진심이 바탕에 놓이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제가 쓴 동시가 어린이들이 읽고 어린이들의 마음에 가닿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동시를 쓰면서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그 사회 속의 어린이이고 또 그 나이에 맞는 발달과정에 있는 어린이이기에, 동시 속에 그 성장의 비탈에 있는 어린이들의 처지를 담으려고 노력해요 이게 어쩌면 제가 동시를 쓰는 가장 큰 이유일지 몰라요. 내 마음이 어린이들의 마음에 가닿기를 바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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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도 시인이 해설을 부탁하며 나에게 원고를 건넬 때 한 말이 있다. 그동안 시집은 여러 권 냈는데, 동시집은 처음이라고. 욕이나 안 먹으면 좋겠다고. 나 역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니, 이제 동시까지?’ 왜냐하면 조 시인은 지금까지 시집뿐만 아니라 소설 산문 등 각 영역에서 60권이 넘는 책을 낸 중견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동시집을 낸다며 연락해 왔으니. 시큰둥한 마음으로 앞의 몇 편을 읽다가 나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누워서 대충 읽을 시들이 아니었다. 나는 옆에 메모지를 놓고 연필을 쥐고 한 편 한 편을 밑줄 치고 메모하며 읽었다. 이 시집을 다 읽는 동안 가슴이 벅차올라 몇 번이나 읽기를 멈추었는지 모른다. 내용, 표현 기법, 심지어 읽는 재미까지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기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자연과 어린이를 위하는 그의 진실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다. 그가 고마웠다. - 평화지대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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