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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꺼내서 읊을 수 있는 동시 한 편을 가슴에 품자”
교실 속 '티라노'와 '지각대장'들을 단숨에 사로잡는 마법 같은 문장들! 유화란 시인의 시는 공중에 흩어지는 말들을 붙잡아 웃음과 감동을 만들던 방송 작가로서의 내공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시인은 사거리 횡단보도 옆 커다란 그늘막 파라솔을 여름날에 피어나는 ‘파란 꽃봉오리’로 바라보고, 이삿짐을 나르는 사다리차를 목이 긴 ‘브라키오사우르스’로 재해석합니다. 익숙한 도시 풍경을 신선한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 시인의 시선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합니다. 다시는 복도에서 술래잡기도 안 하고 떠들지도 않겠습니다 그런데 옆 반 오지환도 같이 놀았는데 선생님을 보자마자 잽싸게 도망쳤거든요 옆 반 선생님도 아셔야 하지 않을까요? -「반성문」 부분 『나는 치타 바나나』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어른들이 바라는 아이'의 모습이 아닌, '지금 살아 숨 쉬는 진짜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입니다. 학교 복도에서 술래잡기를 하다 걸려 반성문을 쓰면서도 “옆 반 친구도 같이 놀았는데 도망쳤다”며 억울해하는 아이의 고백(「반성문」)이나, 등굣길 친구의 책가방 색깔을 보고 지각 여부를 판단하며 달리는 아이들(「책가방 시계」)의 모습은 실제 초등학교 교실의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사실적이고 유쾌합니다. 밤새도록 뜨거운 불길이 정강이를 타고 무릎을 지나 허벅지까지 욱신욱신 불을 지폈다 할머니는 조물락조물락 내 다리를 주무르고 또 주무르며 불길을 달래셨다 「성장통」부분 신나게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묵직한 울림이 찾아옵니다. 밤새 정강이가 욱신거리는 성장통을 겪는 아이에게 "키 크느라 아픈 기다"라며 투박하지만 깊은 사랑으로 다리를 주물러주시는 할머니의 손길(「성장통」)과 "넌 혼자가 아니야, 지구라는 커다란 화분이 널 받쳐주고 있으니까"라고 속삭이는 살구나무의 응원(「지구 화분」)은 거친 세상 속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줍니다. "이제 나는 아기가 아닌 어린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어린이 선언」)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아이들의 곁을 지키는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이 재치 있고 깊이 있는 동시집을 반가운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