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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열 개의 입
자기소개 / 홍시가 먹고 싶다면 / 꼭지의 힘 / 나 홀로 집에 / 꿈나라 버스 / 지구의 생각 / 오늘은 무슨 날? / 선물 작전 대성공! / 식곤증 / 그림자놀이 / 호미 / 열 개의 입 / 빨리! 쫌~ 2부 고양이의 시위 도서관 / 개학 날 / 아지랑이 / 고슴도치 그리기 / 보따리 / 고양이의 시위 / 스피노자는 셈이 빠르다 / 입학 선물 / 아파트 화단에 있는 나무야 / 행복 / 이겨라 / 인력시장 / 수경재배 3부 박수의 크기 봄이 오면 / 놀부가 나타났다 / 복도 충전소 / 비 오는 날 / 알이 둥근 이유 / 박수의 크기 / 사진, 벽지가 되다 / 부록 / 작은 병사의 일기 / A.I 세상 / 당근은 / 로그인 / 입맛의 귀환 4부 운수 좋은 날 신간 서적 / 내 맘도 모르고 / 코이의 법칙 / 1인 축구 / 운수 좋은 날 / 열쇠 구멍 / 말하는 대로 / 달 / 김치가 되려면 / 손모아장갑 / 알아서 척척 / 흰 머리카락 뽑기 / 엄마는 엄마 / 자존감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우리 모두 성공적으로 로그인할 수 있기를! _ 전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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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제 또 다른 동시들을 거두어들여서 두 번째 동시집을 내놓습니다. 이번 동시집은 더 푸르기를 바랍니다. 황금빛 들판처럼 더 풍성하기를 바랍니다. 알이 굵고 윤기가 흐르는 벼처럼 한 편 한 편이 단단하게 영글었기를 바랍니다. 논길을 산책하듯이, 어떤 시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고, 환하게 웃으며, 천천히 행복하게 동시를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의 말〉에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따뜻한 동시! 청개구리 출판사의 대표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의 170번째 도서 『열 개의 입』이 출간되었다. 첫 동시집 『딱, 2초만』 이후 오랜만에 펴내는 윤형주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이번 동시집에서도 시인은 사물을 관찰하는 독특한 시선과 참신한 비유로 아이들의 삶과 현실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열 개의 입』은 어른들의 잣대로 조급하게 어린이를 다그치기보다, 아이들의 성장 속도와 발달 단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기다려 주기를 바라는 따뜻하고도 배려 깊은 사유를 담고 있다. 시인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피워낼 수 있도록 기다리고 배려하는 것이 어른의 몫이라고 말한다. ● 성장하는 아이들과 '기다림'의 미학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한다. 단지 성장해 가는 속도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빠른 성과를 내며 더욱 빠르게 성장하기를 다그치곤 한다. 하지만 만물이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나듯, 아이들의 성장 역시 성급히 재촉만 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시인은 아이를 ‘못한다’며 질책할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질적인 변화와 도약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어른의 가장 중요한 역할임을 「빨리! 쫌~」에서 엄마와 아이의 대화를 통해 유쾌하게 짚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소개」도 남다르게 읽힌다. 만물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어린이의 순수한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있다. 쌀보다 작은 알 꼬물꼬물 애벌레 못생긴 번데기 나비 모두 ‘나’예요. --「자기소개」 이 시는 미약한 존재의 성장 과정 전체를 긍정하는 시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쌀보다 작은 알에서 시작해 꼬물꼬물 애벌레와 멈춰 있는 듯한 못생긴 번데기를 거쳐 마침내 날개를 펴는 나비까지, 그 모든 단계가 전부 ‘나’라고 노래한다. 지금 당장은 번데기처럼 답답하고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서는 날아오를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성장의 모든 과정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존귀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 타인을 보듬는 공감과 배려 어린이의 세계는 자아라는 작은 울타리에서 시작해 점차 이웃, 동식물, 그리고 가족이라는 넓은 세상을 향해 확장되어 간다. 시인의 동시에서는 주변의 작고 약한 존재들을 향한 다정한 시선과,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일상 속에서 타인의 아픔을 발견해 내는 특유의 공감 능력을 보여준다. 「고슴도치 그리기」에서 고슴도치를 그릴 때 뾰족하고 위협적인 가시 대신 “부드러운 털”을 정성스레 그려 넣는 아이가 등장한다. “고슴도치도/친구가 필요하니까”라는 아이의 말 한마디는 뾰족한 가시 때문에 아무도 다가오지 못할까 봐 마음 쓰는 깊은 배려심을 보여준다. 누군가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결이 읽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표제작인 「열 개의 입」은 청각과 언어 장애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수어(수화 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시다. 열 개의 손가락과 손바닥을 자유로이 움직이며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수어는 소리 언어와는 형태와 방식만 다를 뿐이다. ‘손끝에서 말이 나오고 웃음도 쏟아지는’ 몸짓 언어로서 수어는 “큰 소리 한번 안 지르고/말을 한다”면서 “참 고운 소리”라고 말한다. 소리 언어 못지않게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몸짓 언어로서의 수어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 아이들의 개성과 무한한 잠재력 하나의 잣대로 아이들을 줄 세우고 평가하는 획일적인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다른 여러 시에서 보이는 기다림의 미학은 곧 아이가 저마다 고유한 재능과 빛깔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결과 중심의 승패보다는 실패를 겪고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응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수의 크기」에서 “실패한 뒤 얻은 성공이/더 큰 박수를 받았다”라는 시구처럼,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얼마나 멋진 것인지 노래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다음 시에서처럼 아이들은 저마다의 꽃으로 예쁘게 피어날 것이다. 눈 덮인 과수원 그 나무가 그 나무 같다고? 조금만 기다려. 사과 배 복숭아 살구 환한 꽃잎 이름표 붙이고 나올 테니까 --「봄이 오면」 눈 덮인 겨울 과수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시는, 앙상하고 똑같아 보이는 나무들도 봄이 오면 저마다 사과, 배, 복숭아, 살구라는 “환한 꽃잎 이름표”를 달고 피어난다고 노래한다. 현재 모습만으로 아이의 가치를 단정 짓지 않고 기다려 준다면, 언젠가 자신만의 아름다운 결실과 꽃을 피워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기에 무슨 꽃으로 피어날지 알 수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시인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코이의 법칙」이라는 시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작은 어항 속에서는 금붕어 크기로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넓은 강물에 놓아주면 대형어로 성장하는 관상어 ‘코이’의 이야기다. 시의 마무리에서 “네 생각이/내 시작이야”라는 코이의 한마디는 의미심장하다. 어른의 좁은 잣대로 아이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한한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아이의 입장에서 자유롭고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세계와 환경이 곧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어른들의 긍정적인 기대와 자유로운 환경이 아이들에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동시집 『열 개의 입』은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개성 있게 성장해 갈 수 있는 세상을 추구한다. 어른들에게는 한 발짝 물러서서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며 기다려 줄 수 있는 지혜를 건네며, 아이들에게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잠재력을 품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준다. 「로그인」에서 노래하듯이 이 동시집은 우리 아이들 모두가 자신만의 넓고 큰 미래로 성공적인 ‘로그인’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따뜻한 통로가 되어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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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린이들이 좋은 환경과 충분히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열심히 여건을 개선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혹 배움의 속도가 느린 어린이도 있는데 이것을 ‘못 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느리다’고 보고 충분히 기다려 주라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인지발달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단계적으로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 변화의 순간을 시인은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하늘에 별 하나 떴다.// 누군가/천국의 비밀번호를 풀었나 보다. -「로그인」 전문 닫힌 세계에 갇혀 있다가 열린 세계로 나갔을 때 그 순간 환희의 기쁨은 잊을 수 없습니다. 마침내 로그인하듯 나비가 고치 껍질을 뚫고 파란 하늘로 나풀나풀 날아오른다는 것, 그것은 우주만큼 넓고 큰 새 세상이 열리는 것입니다. 가슴 쿵쿵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어린이들을 비롯하여 우리 모두 자신의 미래 세계를 성공적으로 로그인할 수 있기를요! - 전병호 (동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