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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구르다 보면
초록달팽이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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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달팽이 동시집

책소개

목차

민금순

봄꽃의 비밀 10 / 참새 꽃 12 / 얼음땡 놀이 14 / 파도는 화가 15 / 봄봄봄 16

양회성

살구꽃 피는 마을 20 / 꽃씨를 뿌리며 22 / 함께라서 24 / 삐뚤어진 선인장 하나 25 / 아빠가 쉬는 날 26

윤삼현

확실해 30 / 귤을 까다가 31 / 잃어버린 말 32 / 거울 33 / 백구네 집 34

이성룡

경칩 38 / 보조개 40 / 시끄러워 42 / 캄보디아댁 44 / 봄은 봄 46

이옥근

실수의 끝 50 / 물 때 52 /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요 53 / 내 안의 거인 54 / 꿈이 뭐냐고 물으면 56

이정석

밥 묵었냐 60 / 할아버지의 의자 62 / 딱따구리가 떠났다 63 / 바람 부는 대숲 64 / 가을 밤나무 65

조기호

짝에게 68 / ‘풀’이라 부르니 알게 뭐예요 69 / 니 마음이 어둡고 깜깜할 때 70 / ‘반쪽’이라는 말 72 / 연필로 쓸 테예요 74

고윤자

흙은 78 / 마침표가 아닐 거야 81 / 말줄임ㅍ 82 / 모국어 83 / 조개껍질 85

고정선

풀밭에는 왕따가 없다 99 / 봄, 보라와 함께 왔어요 89 / 각을 잡아 각을! 90 / 마음이가 AI에게 92 / 해님은 하늘길 모범 운전기사 94

공공로

부추 98 / 낯선 노래 100 / 흥에 빠진 풀잎 102 / 아빠 별명 103 / 둥글둥글 구르다 보면 104

김양화

새가방 메고 108 / 알람 109 / 체중계 110 / 손거울 111 / 산새 112

저자 소개 2

별밭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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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겨울에 결성된 순수 동시 전문 동인 모임으로 전남·광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은 11명입니다. 『둥글둥글 구르다 보면』은 별밭동인의 마흔 번째 동인집입니다.(참여 시인: 민금순, 양회성, 윤삼현, 이성룡, 이옥근, 이정석, 조기호, 고윤자, 고정선, 공공로, 김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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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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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그림으로 많이 들려주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어디서 들어본 뻔한 이야기라고?』 『가위바위보들블스』 『얍』 『장독대의 비밀』이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동시집 『겉바속촉 감정튀김』 『너구리를 만났다』 『왕집중 왕』 『보라』 『혼자 노는 강아지』 『붉은 고래에게 주는 선물』 『여덟 살입니다』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 『대신 울어줄래』 그림책 『어디로 갔을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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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45*210*20mm
ISBN13
979119340058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출판사 리뷰

마흔 번의 겨울을 건너온 동심, 연대와 성실함이 빚어낸 둥근 세계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빠름과 효율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1983년 결성 이후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인지를 펴내 온 ‘별밭동인’의 발자취는 그 자체로 경이로운 사건입니다. 초록달팽이에서 출간된 마흔 번째 동인집 『둥글둥글 구르다 보면』은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11명의 시인이 묵묵히 다져온 성실함의 깊이를 증명하는 아늑한 결과물입니다. 이 시집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책임감 있는 삶과 타인을 향한 다정한 연대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봄꽃이
비밀을 말해 줬어.

땅속 차가운 온도가
씨앗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땅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고.

겨울이 춥다고
귀찮아하지 말아야지.

나를 단단하게 연습시켜
꽃 피우게 할 테니까.
- 「봄꽃의 비밀」 전문

시집의 문을 여는 민금순 시인의 「봄꽃의 비밀」은 겨울이라는 시련을 바라보는 인간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시인은 땅속 차가운 온도가 오히려 씨앗을 단단하게 만들어 땅 위로 올라오게 했다는 자연의 비밀을 건넵니다. 이는 차갑고 혹독한 순간들마저도 스스로를 ‘단단하게 연습시키는’ 귀한 과정임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태도로, 삶을 대하는 인간의 숭고한 책임감을 환기시킵니다. 마흔 번의 겨울을 건너 마흔 권의 책을 엮어낸 동인들의 삶 역시 이 단단한 씨앗의 여정과 닮아있습니다.

이 성실함의 기반 위에서 시집은 고립된 존재를 외면하지 않는 인간의 다정한 연대감으로 확장됩니다. 놀이가 끝난 줄도 모르고 운동장에 홀로 ‘얼음’이 되어 서 있는 친구를 발견하고 달려가 등을 토닥이며 “땡!”을 외쳐주는 마음(「얼음땡 놀이」)은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누군가 소외되거나 잊히지 않도록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가꾸어온 규칙의 완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장 인간다운 책임감의 형태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사과 반쪽을 건네며
친구가 찡긋 웃었다.

반쪽,
전부를 쪼개
반의 몫을 내어준
따뜻한 말이지

반을 준다는 것도
반을 가진다는 것도
모두
서로의 반이 되는 말이지
- 「‘반쪽’이라는 말」 부분

더불어 조기호 시인의 「‘반쪽’이라는 말」은 인간 관계의 본질을 수학적 계산을 넘어선 가치로 재정의합니다. 자신의 전부를 쪼개어 반의 몫을 내어주는 행위는 언뜻 결여처럼 보이지만, 시인은 이를 통해 비로소 너와 내가 연결되어 ‘우리’가 되는 온전함을 발견합니다. 풀 한 포기도 그냥 ‘풀’이라 부르지 않고 저마다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비로소 손을 흔들어 준다(「‘풀’이라 부르니 알게 뭐예요」)는 시선처럼, 세상 모든 존재를 소중히 응시하고 다독이는 11명 시인의 온기는 모나고 거친 마음들을 이내 동글동글하게 변화시킵니다.

시골 안방
낡은 일인용 소파에
할아버지가
등받이를 뒤로 낮추고
낮잠을 주무신다.

무릎에 담요 한 장
머리맡 할머니 흑백사진 옆
작은 라디오에서는
비발디 사계 겨울이 흘러나왔다.
- 「할아버지의 의자」 부분

또한 이 동시집은 세대 간의 소통을 돕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이정석 시인의 「밥 묵었냐」나 「할아버지 의자」 같은 작품들은 할아버지 세대의 아늑한 정서와 기억을 담백한 어조로 전달하며 자연스럽게 가족의 소중함을 환기시킵니다. 이러한 객관적이고 따뜻한 시선들은 어린이 독자에게는 주변을 돌아보는 다정한 눈을 심어주고,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지내던 순수한 정서를 환기시키는 쉼터가 되어줍니다.

동시집 『둥글둥글 구르다 보면』에는 세상의 트렌드가 수없이 바뀌고 디지털 매체의 자극이 가득한 긴 시간 동안, 오직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지키기 위해 40여 년을 지나온 시인들의 정성이 가득합니다. 『둥글둥글 구르다 보면』은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활자가 아니라, 메마른 가슴에 가만히 스며드는 다정한 온기와도 같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교실 속 아이들에게는 든든한 응원군이, 매일의 삶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살아내느라 문득 지쳐버린 어른들에게는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길을 나아가는 달팽이처럼, 마흔 번의 겨울을 건너온 이 둥근 세계가 올가을 더 많은 독자의 마음에 다정하게 스며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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