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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명의 시인이 참여한 동시집인 만큼 소재와 내용이 무척 다양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노래한 작품부터 지구의 환경문제를 다룬 작품,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룬 작품, 주변 사물을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 기발한 발상으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 가족의 사랑을 담아낸 작품,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비판한 작품까지 읽을거리가 풍부합니다.
움직일 수 없어 꼼짝 안 하는 게 아닐 거야. 꽃은 벌, 나비가 못 찾을까 봐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걸 거야. 꽃은 - 「꽃은」 전문 이 동시는 꽃을 노래한 것으로 발상과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2연의 “벌, 나비가/못 찾을까 봐/꼼짝 않고 그 자리에/있는 걸 거야.”에서 보는 것처럼, 이 시에서 화자는 꽃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벌과 나비가 못 찾을까 싶어서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꽃을 소재로 한 작품 대부분이 생김새나 향기 등 주로 외적인 특징에 주목했다면, 이 작품의 경우는 나눔과 배려와 같은 정신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평소 시인의 철학 및 가치관 작품에 투영된 것으로,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동네 머슴으로 지나가는 동냥치로 빈 지게꾼으로 돌부처님들이 기울어져 있다 한결같이 큰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세상 사람들의 서러운 이야기 응어리진 속엣말을 들으려고……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 「기울어진 돌부처」 부분 이 동시는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허리」 「기울어진 그림자」 「기울어진 달」 등 이 동시집에는 자동사 ‘기울이다’를 소재로 한 5편의 연작시 가운데 하나로 무엇보다 실험성이 돋보입니다. 화자는 운주사의 돌부처들이 “한결같이/큰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서러운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이는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고대하는 시인의 바람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유물을 재해석하여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