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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트리니티
1부 이탈리아, 시작 1 가족의 뿌리 2 꼬마 성냥 3 물리학과 피사에 기울다 4 학창 시절 5 젊은 프로테제 6 1924년 여름 7 플로렌스 8 양자도약 9 엔리코와 라우라 2부 길 10 파니스페르나 거리의 청년들 11 국립 아카데미 12 대서양을 건너 13 핵을 포격하다 14 붕괴 15 중성자, 로마에 오다 16 청년들의 흥망성쇠 17 과도기 18 스톡홀름에서 온 전화 3부 헬로, 아메리카 19 핵분열 20 뉴스가 퍼져 나가다 21 연쇄반응 22 경주가 시작되다 23 새로운 미국인들 24 잠자는 거인 25 시카고로 향하다 26 크리티컬 파일(CP-1) 27 원자 시대가 시작된 날 4부 원자 도시 28 맨해튼 프로젝트: 다리 세 개 달린 스툴 29 시뇨르 페르미, 농부가 되다 30 신들의 황혼 31 언덕 32 “다른 대안은 없다” 33 후폭풍 34 안녕, 파머 씨 5부 집 35 대문자 F로 시작하는 물리학자 36 페르미 방법 37 수소폭탄 38 다시 제자리로 39 이탈리아에 주는 마지막 선물 40 항해사여, 안녕 후기 주 참고 문헌 찾아보기 |
Gino Seg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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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초 후 버섯구름이 하늘로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망연자실하게 서서 자신이 목격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달으며 괴로워했다. 오펜하이머는 그 순간 바가바드기타의 문구를 떠올렸다. “나는 이제 죽음이 된다. 세상의 파괴자가 된다.” 베인브리지는 이보다 좀 더 세속적인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제 우린 다 개자식들이야.”_8쪽
페르미가 파일을 계속 가동시키게 하자 사람들의 불안은 커져갔고, 중성자 계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페르미는 평소처럼 차분했다. 1분이 지나고, 2분, 3분이 지났다. 4분이 조금 더 지난 후, 사람들의 긴장감이 이제 거의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페르미가 외쳤다. “집을 넣어!” 오후 3시 53분이었다. 제어봉이 즉시 떨어졌다. 중성자 강도가 급속도로 떨어짐과 동시에 방 안의 긴장감도 확 풀어졌다. 모두들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콤프턴은 그 중요한 순간의 페르미를 이렇게 묘사했다. “중요한 일에 몰두한 선장처럼 형형한 눈빛으로 팀원들을 완벽하게 통솔하고 있었다. 이 위대한 성취의 순간에도 그의 얼굴에는 크게 기뻐하는 표정이 떠오르지 않았다. 실험은 예상대로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의 페르미는 방금 전 일어난 일의 중요성을 깊이 헤아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시급히 진행해야 할 실험의 다음 단계를 계획하고 있었다.” _299쪽 과학에 대한 그의 헌신은 흔들리지 않았고, 천성적으로 과학의 복잡성을 파고들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페르미의 생각은 이러했다. “대자연이 인류를 위해 무엇을 마련해놓았든 간에, 그것이 유쾌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인간은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한다. 무지는 지식보다 결코 좋을 수 없으니까.” _381~382쪽 나는 로스앨러모스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의 연구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한 가지 일에 몰두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던 그 순간,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바로 그 사실은 내 마음속에서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내 양심을 구하고, 사람을 죽이는 대신 살리는 쪽을 고민해보자는 유혹을 느꼈습니다. 나는 그 일이 있은 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일을 선택했습니다. 양성자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_388~389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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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적으로 과학의 복잡성을 파고들어야만 하는 사람
“대자연이 인류를 위해 무엇을 마련해놓았든 간에, 그것이 유쾌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인간은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한다. 무지는 지식보다 결코 좋을 수 없으니까.” 페르미는 천성적으로 과학의 복잡성을 파고들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암으로 병상에 누워 죽음을 앞두고 있던 페르미는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수액 방울이 떨어지는 시간을 스톱워치로 재면서 유속을 측정했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페르미는 계산을 하느라 바빴다. 그가 이룩한 업적은 모두 과학을 향한 그의 헌신에 기인한 것이었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원자폭탄 제작을 앞두고도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기보다는 물리학을 더 깊이 연구할 기회에 몰두한 것으로 보인다. 페르미는 이처럼 천재적인 재능과 집념을 과학에 쏟으면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은 과학자가 되었다. 원자로를 세계 최초로 설계했으며 원자의 핵분열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자신이 설계한 그 원자로에서 실험을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성자 충돌로 생성되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와 느린중성자로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발견해 193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 업적은 이후의 물리학자들을 원자 에너지를 이용하는 위험하고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이처럼 인류 과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그는 갈릴레오 이후 이탈리아에서 온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천재 과학자와 광기의 시대가 만났을 때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힘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질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엔리코 페르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의 과학적 재능이 인류에게 전혀 다른 유산을 남겼을 수도 있다. 엔리코 페르미는 20세기의 과학혁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은 격동의 시대와 맞물려 원자폭탄이라는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의 연구물인 방사성 동위원소는 암을 치료하는 의료 자원이 되었다. 어린 시절 혼자만 가족과 떨어져 시골의 농장에서 자란 페르미는 감정을 숨기고 절대 불평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가장 의지했던 형 줄리오마저 수술을 하다 사망하자 열세 살의 어린 페르미는 큰 충격과 공허함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채웠다. 《엔리코 페르미 평전》은 페르미가 ‘꼬마 성냥’으로 불렸던 어린 시절을 거쳐, 페르미가 걸었던 물리학자로서의 길을 공간의 이동으로 그리며 함께 따라간다. 과학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피사의 옛 도시와 ‘청년들’과 함께 방사능 연구의 신기원을 이룩한 파니스페르나 거리, 세계 최초로 원자로를 세운 스태그필드의 축구 경기장, 맨해튼 프로젝트를 위해 들어간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와 최초의 원자폭탄이 폭발한 트리니티까지. 엔리코 페르미의 생을 따라가는 여정은 한 인물이 어떻게 20세기 과학혁명을 이룩했는지, 또 당시 시대의 소용돌이가 페르미를 어디로 끌고 갔는지 그려볼 수 있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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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는 물리학의 교황이라 불린다. 그는 틀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현대 물리학자는 이론이나 실험, 둘 중 하나만 한다. 이 모두를 노벨상급으로 했던 사람은 페르미밖에 없다. 페르미라는 이름이 이제야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되는 것 같아 기쁘다. 더구나 이렇게 훌륭한 책으로 알려지게 되어 더욱더 기쁘다.” - 김상욱 (「알쓸신잡3」 과학박사,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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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르미 전기의 기준이 될 것이다.” - 미치오 카쿠 (《마음의 미래》, 《평행우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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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미와 평생에 걸쳐 교류를 나눈 사람들로부터 풍부한 자료를 얻어
그의 인생을 영롱하고 진실한 역사적 이야기로 빚어냈다.” - 프랭크 윌첵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뷰티풀 퀘스천》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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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미의 인생과 업적을 가장 정교하게 다룬 최종적 전기.”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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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미를 빚어낸 주변 환경, 원자시대의 개막을 이끌었던 그의 활약,
그리고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었던 페르미의 면모를 밝게 비춘다.” - 제롬 프리드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엔리코 페르미의 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