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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탄생
그림으로 보는 우주론(한국어판 복간본)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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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우주적인 앎의 경이로움(이와타 게이지)
서문 - ‘형태’에는 ‘생명’이 담겨 있다

1 태양의 눈 · 달의 눈 - 신체가 말하는 우주 개벽의 형태
2 쌍을 이루는 형태 - 음과 양, 하늘과 땅, 유전하는 형태
3 둘이면서 하나인 것 - 대극의 힘을 융합시켜 하나로 만드는 형태
4 하늘의 소용돌이 · 땅의 소용돌이 · 당초의 소용돌이 - 만물의 ‘생명’을 끌어들이는 형태
5 몸의 움직임이 선을 낳는다 - 움직이고 본다. 사람의 신체에 숨어 있는 형태
6 한자의 뿌리가 대지로 내뻗다 - 하늘의 은총, 땅의 힘을 나타내는 형태
7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문자 - 낭창낭창하게 가지를 뻗는 壽 자의 형태
8 책의 얼굴 · 책의 몸 - 한 장의 종이에서 시작된다. 변환하는 형태
9 길의 지도 · 인생의 지도 - 마음의 궤적이 그려내는 형태
10 유연한 시공 - 환경을 변용시키는 감각의 형태
11 손안의 우주 - 손가락 끝에 응축된 만다라의 형태
12 세계를 삼킨다 - 신체와 합일하는 우주의 형태

후기 - 형태의 둥근 고리
감사의 글
주석
참고문헌
사진 촬영 · 제공 및 도판 출처
스기우라 고헤이에게 홀딱 반한 이유(마쓰오카 세이고)

저자 소개 2

스기우라 고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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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ei Sugiura,すぎうら こうへい,杉浦 康平

일본의 그래픽디자이너이다. 1932년 도쿄에서 태어나 고베예술공과대학 명예교수, 고베예술공과대학 아시안디자인연구소 고문을 지냈다. 도쿄예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1967년까지 독일 울름조형대학 객원교수로 있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잡지, 레코드재킷, 전시회 카탈로그, 포스터 등 문화적 활동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시작했고, 1970년 무렵부터 북디자인에 힘을 쏟았다. 이와 동시에 변형 지도인 ‘부드러운 지도’ 시리즈, 문자나 기호, 그림 등을 조합한 시각전달의 형태를 독자적인 관점으로 정리해 완성했다. 디자인 작업과 병행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론, 만다라, 우주관
일본의 그래픽디자이너이다. 1932년 도쿄에서 태어나 고베예술공과대학 명예교수, 고베예술공과대학 아시안디자인연구소 고문을 지냈다. 도쿄예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1967년까지 독일 울름조형대학 객원교수로 있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잡지, 레코드재킷, 전시회 카탈로그, 포스터 등 문화적 활동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시작했고, 1970년 무렵부터 북디자인에 힘을 쏟았다. 이와 동시에 변형 지도인 ‘부드러운 지도’ 시리즈, 문자나 기호, 그림 등을 조합한 시각전달의 형태를 독자적인 관점으로 정리해 완성했다. 디자인 작업과 병행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론, 만다라, 우주관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의 도상 연구, 지각론知覺論, 음악론 등을 전개하며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광범위한 도상 연구의 성과를 디자인에 도입하여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영향을 끼쳤다. 또한 아시아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수의 전시회를 기획, 구성, 조본造本하였고, 국내외 강연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디자이너와도 밀접하게 교류하였다.1955년 닛센비상日宣美賞, 1962년 마이니치每日 산업디자인상, 1982년 문화청 예술선장 신인상, 라이프치히 장정 콩쿠르 특별명예상, 1997년 마이니치예술상, 2005년 오리베상織部賞 등 다수의 상을 받았고 1997년 문화훈장인 시주호쇼紫綬褒章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일본의 형태·아시아의 형태日本のかたち?アジアのカタチ』 『생명의 나무·화우주 生命の樹?花宇宙』 『우주를 삼키다 宇宙を呑む』 『우주를 두드리다 宇宙を叩く』 『다주어적 아시아 多主語的なアジア』 『아시아의 소리·빛·몽환アジアの音?光?夢幻』『문자의 영력文字の?力』 『문자의 우주文字の宇宙』 『문자의 축제文字の祝祭』 『아시아의 책·문자·디자인アジアの本?文字?デザイン』 『질풍신뢰-스기우라 고헤이의 잡지 디자인 반세기疾風迅雷??杉浦康平?誌デザインの半世紀』 『문자의 미·문자의 힘文字の美?文字の力』 이 있다. 작품집으로 『맥동하는 책-스기우라 고헤이의 디자인 수법과 철학脈動する本――杉浦康平デザインの手法と哲?』 『시간의 주름·공간의 구김살…‘시간 지도’의 시도時間のヒダ、空間のシワ…「時間地?」の試み』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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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졸업 후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환상의 빛』, 『수상한 신호등』, 『케첩맨』, 『괴물원』, 『나는 달걀입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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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780g | 140*210*30mm
ISBN13
9788970599854

책 속으로

눈이란 외부세계의 빛을 받아들이고 보는 기능이 우선인데, 이렇게 아시아의 여러 그림에 나타나는 눈은 스스로 빛을 발한다. 그리고 주위의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간파하는 힘을 발휘한다. 이를 보면 눈은 온갖 잡다한 괴물을 매섭게 노려보는 영력靈力이 넘치는 기관임을 알 수 있다. 빛나는 눈. 날카롭게 빛나는 눈. 좌우 두 개의 안구는 고대부터 사람들에게 ‘생명’이 있는 ‘형태’의 힘을 나타내는 좋은 기관이었다. 일월안은 두 개의 안구를 주제로, ‘보는’ 것과 ‘내적인 영력’을 관련시켜 표현한 교묘한 조형이다. --- p.37

고대 중국에서 동그란 것 혹은 구球는 ‘하늘’을 나타낸다. 한편사각형이며 평평하게 펼쳐지는 것은 ‘대지’를 나타낸다. 이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 속 하늘인 구와 대지인 사각의 펼쳐짐은 두 만다라에서 확실한 대비 관계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원을 구성 원리로 하는 금강계 만다라는 하늘의 섭리를 나타내고, 사각형을 구성 원리로 하는 태장계 만다라는 대지의 풍요를 표현한다. 이것은 태장계를 상징하는 소리가 ‘아(대지)’이고, 금강계를 상징하는 소리가 ‘방(허공)’이라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 p.65

壽 자는 엉뚱한 곳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중국 청나라 여성들이 몸에 걸치는 ‘파오袍’라는 겉옷이 있다. ·컬러 파오의 옷깃에 달려 있는 단추 부분을 자세히 보자. 벌레가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단추가 바로 壽 자이다. 다시 말해 壽 자 모양으로 단추를 만든 것이다. 단추를 열고 파오를 걸친다. 그러면 이 여성은 피부에 壽 자를 두르게 되므로 장수를 몸에 걸치는 셈이다. 이처럼 몸에 걸치는 壽 자의 예를 중국과 한국에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의복, 모자, 비녀, 빗, 브로치나 펜던트 등의 장신구, 게다가 신발이나 자질구레한 물건을 담는 주머니 등이 그것이다. --- p.150

책은 작은 존재이다. 하지만 책을 손바닥 안에 갇힌 채 정지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움직이고 대립하며 유동하고 확장하는 역동적인 그릇으로 여겨야 한다. 풍양력으로 가득 찬 모태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힘을 삼키고 내뱉는 커다란 그릇, 커다란 항아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조그마한 책은 그 ‘형태’ 속에 우주의 총체를 집어삼키고 ‘치’의 힘을 표현한다. --- p.183

세계의 교통수단을 세 단계로 구분해 양파처럼 겹겹이 쌓인 삼층의 지구를 상정해보자. -그러면 지구상의 여러 장소가 교통의 발달 정도에 따라 양파의 표층에서 심층으로 그 위치를 바꿔간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지표일수록 내부를 향해 함몰함으로써, 거리가 축소된 형태의 지도가 만들어진다. … 시간을 축으로 지구를 다시 파악하면 세계 전체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유연하게 변형되고 지금까지 없던 세계상이 생겨난다. 유연한 시공, 유연한 지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는 이토록 매력적이다. --- pp.220-222

한 명의 동자승이 손으로 만든 수미산의 인상. 이 인상에도 마음속 성스러운 산의 이미지가 겹쳐 있다. 동자승은 손으로 순식간에 우주산을 중심으로 한 우주 모형을 만들어낸다. 수미산 세계라는 대우주가 소년의 손가락 끝에서 소우주로 나타나 서로 조응하는 것이다. 동자승은 인상을 받들어 올리고 주위의 승려들과 함께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설법이 그가 만들고 있는 인상, 즉 수미산 세계에 조용히 스며들어 번진다. 그 힘을 넘어 그의 마음은 세계와 일체가 된다. 열 개의 손가락이 만들어내는 ‘형태’, 그 ‘치’의 힘은 ‘생명’의 작용을 명쾌하게 드러내준다.

--- p.243

출판사 리뷰

형태, 생명의 기운을 담은 틀
이 책의 원제는 『かたちの誕生』이다. 여기서 우리 말 ‘형태’로 번역한 일본어는 가타치かたち이다. ‘가타かた’란 일종의 틀(型)의 개념으로, ‘사물의 외형이나 형상形狀을 결정하는 규범’을 의미한다. ‘치ち’는 자연에 있는 영적인 힘,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력의 작용을 의미한다. 스기우라 고헤이는 ‘가타’에 ‘치’가 더해져 살아 있는 ‘형태’로 그 모습을 바꾼다고 이야기한다. 즉 겉으로 드러나는, 우리 눈에 보이는 ‘형태’라는 것은 그저 하나의 껍데기가 아니라 영혼의 힘을 품은 눈부신 무언가이다.

이 책에서 스기우라 고헤이는 현대 디자인이 지나치기 쉬운 ‘형태’와 ‘생명’의 관련성을 날카로운 눈으로 포착한다. 형태의 배경에 숨은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발견하기 위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 지역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그림을 탐구하였다. 그 결과 신화와 도상, 문양, 문자, 조각, 불교의 수인手印 속에서 생명이 깃든 형태가 탄생하는 순간을 찾았다. 형태의 미와 풍요로움을 발굴하는 지적인 고찰로 가득 찬 이 책을 문화인류학자 이와타 게이지는 ‘우주적인 앎의 경이로움’이라고 극찬했다. 과연 이 책을 읽다 보면 스기우라 고헤이야말로 “디자인 이론의 주어이고, 새로운 문화인류학의 대상”이라는 마쓰오카 세이고의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체의 구조와 호응하는 형태

1장부터 4장까지는 쌍을 이루고 하나로 융합하여 나아가 소용돌이치는 우주의 근본 원리를 파악한다. 우주에 있는 태양과 달은 각각 밝음과 어둠, 양과 음, 남자와 여자, 불과 물을 상징한다. 이런 요소는 천지 창조 신화와 관련되어 다양한 도상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 신화의 우주개벽신인 반고의 한쪽 눈에는 태양이, 다른 쪽 눈에는 달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자나기 미코토의 왼쪽 눈에서는 태양(아마테라스), 오른쪽 눈에서는 달(즈쿠요미)이 생겨났다. 인도 신화의 우주대거신 크리슈나의 탄생을 묘사한 그림에도 양쪽 눈이 각각 태양과 달을 담고 있다.
태양과 달, 인간의 두 안구, 음과 양, 물과 불, 하늘과 땅. 이처럼 세상은 둘로 나뉘어 있다. 인간의 몸도 좌와 우로 나뉜다. 음과 양의 태극, 오른쪽 매듭과 왼쪽 매듭, 학과 거북 등 동양의 문화에서 ‘쌍을 이루는 형태’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불교의 만다라도 금강계와 태장계로 나뉜다. 쌍은 대립인 동시에 서로의 존재 조건이 된다. 대극, 양계 만다라, 불과 물, 하늘과 땅은 영원히 분리된 채 대립하지 않는다. 둘로 나뉜 것이 한데 엉키는 소용돌이의 형태는 동서양의 수많은 그림과 장식에서 발견된다. 이집트의 연꽃, 이슬람의 아라베스크, 그리스의 팔메트, 중국의 당초. 소용돌이는 기의 흐름이고 생명의 뒤섞임이다. 물과 불이 섞이고, 하늘과 땅이 섞이고, 벼락, 덩굴줄기, 물고기, 거북, 학, 뱀, 용, 문어 등이 뒤섞이고 휘감겨 하나로 융합한다. 소용돌이는 DNA 이중나선에서 은하의 소용돌이로 확장된다. 신체와 쌍을 이루고 하나로 융합하며, 소용돌이치는 것에서 우주의 근본 원리를 만난다.

선이 만들어낸 기적, 문자의 탄생

5장에서 7장까지는 한자를 비롯한 ‘문자’의 탄생을 살핀다. 신체의 움직임이 선을 낳고 문자가 되며 그 리듬이 문자의 구조에 투영된다. 문자는 다시 태어나 고향인 자연으로 회귀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조망한다. 인간의 손은 다양한 기능을 하고, 따라서 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몸의 움직임이 선을 낫고, 그 선의 형태가 문자로 드러난다. 인간의 몸에 숨은 ‘힘’이 형태를 갖추어 드러난 것이 글자이다. 木(나무 목) 자는 땅 위에 드러난 나무의 형태뿐 아니라 땅속에 있는 뿌리까지 그려낸다. 대지의 풍양력을 빨아들이는 나무의 강력한 힘을 드러내는 木 자는 고대 중국인의 독자적인 생명관을 배경으로 탄생한 특색 있는 문자이다.

한자는 형식을 뛰어넘어 다양한 사물로 변신하고, 그 탄생의 원점으로 회귀한다. 壽(목숨 수) 자는 불로장생을 지향하는 도교 사상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 글자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영력을 발휘한다. 壽 자는 글자, 매듭, 그림, 분재, 향에도 등장하고, 술병, 의복, 인장에도 등장한다. 살아 있는 듯 행동하며 삼라만상의 모든 생명을 수놓는다. 신체의 움직임이 선을 낳고 문자가 되며 그 리듬이 문자의 구조에 투영되어 생명의 힘을 드러낸다.

미디어의 시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다

8장에서 10장은 ‘책’이나 ‘지도’라는 미디어의 시공간 속에서 형태가 어떻게 변용變容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살펴본다. 책은 한 장의 종이에서 시작한다. 종이를 접고 접으면 책이 된다. 종이가 두께를 얻고, 숨결을 얻은 것이다. 책을 펼치면 좌우로 갈라진 평면이 열린다. 그 안에는 선으로 이루어진 글자가 만들어낸 또 다른 선(글줄)을 따라 사건이 흐르고 이야기가 요동친다. 책의 표지를 만든다는 것. 장정裝幀, 즉 책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입는 것에 비유된다. 책의 표지에 내용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새로운 책 디자인의 성과물을 낳았다. 책은 작은 형태 속에 다양한 힘과 우주의 총체를 집어삼키고 ‘치’의 힘을 표현한다.

사람이 걸어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이 이어져 길이 된다. 길이 뒤섞이고 교차하면 면이 되고, 그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지도가 된다. 시공은 상대적이다. 삶의 흔적을 바탕으로 지도를 다시 그리면 세계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된다. 시각에 의존하는 인간과 달리 후각이 극도로 발달한 개는 어떤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냄새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인간이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지도가 펼쳐질 것이다. 맛도 지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음식을 입안에 넣었을 때 퍼지는 맛의 형태를 시각으로 표현하면 세계의 다양한 음식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유연한 시공, 유연한 지도가 유연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신체가 확장되어 우주를 삼켜버리다

마지막 11장과 12장에서는 형태가 다시 인간의 몸으로 회귀하고, 소우주인 인간의 몸이 대우주를 삼켜버릴 정도로 확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힌두교나 불교에서는 열 개의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짜맞추어 하나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중에 마치 산을 표현한 듯한 인상이 있다. 바로 수미산이다. 수미산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중심에 솟은 우주산이다. 세상의 중심이자 겉이고, 시작이자 끝이다. 수미산의 형태는 티베트의 불탑과 닮았다. 중력의 힘을 무시하고 폭발하듯 퍼져 있는 수미산과 불탑의 형태는 연꽃의 모양과 닮았다. 탁한 물에서 피어나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연꽃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신앙의 대상이었다.

인도 신화의 비슈누와 크리슈나는 몸 안에 우주를 담고 있다. 두 눈에는 태양과 달이, 복부에는 인간계를 포함한 지상 세계가 있다. 발은 지하 세계를 딛고 있으며, 어깨에는 무수한 별이 반짝인다. 그 몸으로 우주를 담은 것이다. 티베트 불교의 최고존인 카라차크라 역시 몸 전체가 우주이다. 일본 도다이지의 대불은 수미산 세계를 담은 연꽃에 앉아 있다. 태국 왓포 사원의 열반불은 발바닥뿐 아니라 신체 곳곳에 거대한 수미산 세계가 담겨 있다. 아시아의 신체상은 인체라는 조그마한 ‘형태’를 한없는 우주의 거대한 ‘형태’와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고, ‘대우주’의 본질이 인체라는 ‘소우주’ 전체와 조응하는 것으로 관조한다.

추천평

『형태의 탄생』은 바짝 말라버린 현대의 ‘형태(かたち)’에 ‘생명(いのち)’을 불어넣는 책이다. - 후지모리 데루노부 (藤森照信, 건축가)
문화가 침전하고 문명이 펼쳐지기 이전의 아직은 이름 없는 세계. 스기우라 고헤이의 세계에는 뭔가 다른 점이 있다. 『형태의 탄생』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이와타 게이지 (岩田慶治, 문화인류학자)
스기우라 고헤이는 디자인의 모든 가능성을 바꿔버린 사람이다.
스기우라가 디자인 이론의 주어이고, 스기우라가 새로운 문화인류학의 대상이다. - 마쓰오카 세이고 (松岡正剛,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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