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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logue
2000-2006 이방인 ANIEN 소통을 꿈꾸다 도시에서 길을 잃다 2007-2012 산책자의 도시 숭례문, 그날 이후의 기록 바벨에서 내려다 보다 2013 Seven Blind Men 기억을 넘어서_초상 2015-2017 도시 산책자, 미술관에 들어가다 오래된 집 시선의 사이를 거닐다 프로필 Prof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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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전까지의 나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판화의 내용이나 기법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원판의 재질에 새겨지는 각인의 깊이, 밀도, 질감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1년부터는 알루미늄 원판을, 그리고 2004년부터는 스테인리스 스틸 원판 자체를 작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인 판화는 생산수단으로써의 원판은 버려지고 그 결과물만이 작품이 되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원판과 제작과정 그리고 결과물이 하나로 통합된다. 즉, 내 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나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판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한 작품의 표현 수단으로써 사진을 전용(appropriation)하고 있는데, 사진은 시각의 특수성, 완벽한 재현성, 복제 가능성 등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포지티브 판(Positive plate)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하여 포토 에칭(Photo etching)이라 불리는 원판을 제작한 후 이를 내 의도에 맞게 작품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 의도에 맞게 촬영된 사진 이미지를 알루미늄판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한 후 부식시켜 얻어진 요철 화면은 그 자체의 물성 그대로 작품의 구성요소가 되며, 부식에 의한 깊이감이나 섬세한 질감의 조절 등을 통해 판화뿐만 아니라 회화나 조각 등의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해지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에 있어서 미디엄의 개념은 작품의 표현 수단이나 매체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형식 혹은 목적으로 전이되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나의 작업에서 사용된 사진과 판화의 방법론들은 통합된 미디엄(Synthetic Medium)적 접근을 통해 새롭게 발전되고 또 확장되어 나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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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도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변화 안에 가려져있는, 또는 함몰되어가는 장소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면서 오래된 동네인 통의동이나 성북동, 중국 베이징 지역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담아낸다. 이후 산책자 김홍식은 군중에게 매혹당하게 되는 박물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집단 안의 존재로 때론 그들과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시선으로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발걸음의 시작은 박물관 시리즈 작업을 끌어내게 된다.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군중의 관계에 시선을 멈추게 하는 이 작업들은 다수에 대한 소수로서, 적극적 참여자에 대한 수동적 관조자로서의 산책자의 눈을 빌어 과거의 파편화된 기억을 불러내는 회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술관 시리즈에서 작가는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틀의 안과 밖이라는 양면의 특성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군중에게 매혹당한 집단의 일원인 동시에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양면적 존재로서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김성희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2015 전시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