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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효는 나무의 결을 드러내기 위해 계획되고 잘려진 단면과 같은, 재료가 주는 감촉을 매우 중요시한다. 결국 표면은 그 만들어지는 과정의 특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창조의 과정을 암시하고, 그 자체로서의 관심을 받기를 원한다. 이재효 작업에서 보여지는 두 가지 특성-외면의 폭발적 표현력과 그 재료가 유래된 환경과의 심오한 연결성-은 인간적 측면이 거의 배제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otherness”로 채워진 이재효의 작품은 관객과 대화하기보다는 그저 존재한다. ●Jonathan Goodman
책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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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문한 이재효 작가의 작업실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찬 옛이야기 속 성과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한창 요란하게 작업이 진행 중인 작업실을 지나 하나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전시공간을 지날 때마다 펼쳐지는, 공간을 압도하는 커다란 작품이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오밀조밀한 소품으로 가득 찬 광경은 시각적 만족감과 동시에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다듬었는지, 어떠한 과정을 통해 구조적인 구현을 해냈는지 상상하는 사이에 어느덧 그 공간에 오롯이 집중하여 작품과 나만이 남아 있는 것을 지각하게 되었고 그 공간을 빈틈없이 채운 작품의 존재감을 여러 번 곱씹게 되었다. 책에 수록된 그의 작업은 한결같이 그 기하학적 구조와 디테일한 물성의 표현, 기발한 아이디어에 경탄을 일으키게 함과 동시에 작품 그 자체 외에도 작품이 설치된 환경과 장면과의 조화를 통해 또 한 번 독창적인 화면을 그려낸다. 숲속 나무 사이에 놓인 거대한 나무 구체라든지, 하얗게 내린 눈으로 만들어낸 장면은 익숙한 소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작가는 일상의, 자연의 재료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그를 통해 다시 만난 나무와 돌과 쇳덩이와 기타 다양한, 익숙한 그 재료는 지금껏 내게 보인 것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존재로 다가왔고 이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책을 통해 익숙한 것을 새로이 발견하는 일, 이재효 작가의 작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새로운 경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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