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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사소한 것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봐요
PART 1 허기 벗고 탄수화물 : 음식과 내 몸에 대하여 계란 프라이 : : 하루를 여는 노랗고 하얀 아이 뉴 전주비빔 삼각김밥 : : 끼니를 때우는 급박한 쌀알에 대하여 호가든 한 캔 : : 기분 벗고 주무셔야죠 빨간 콩나물무침 : : 좋아하는 것이란 기본 메뉴와 같아요 참이슬후레쉬 : : 튜토리얼은 부모님과 함께 A+ 1등급 우유 : : 너에게 좋은 것과 나에게 좋은 것 당근과 브로콜리 : : 도망치는 건 때로 도움이 돼요 호박죽 : : 누군가를 위해 젓는 20분 한정식 A코스 : : 배가 고프면 없던 고민도 생겨요 갈비찜 : : 재료를 다 사서 요리하려면 2년 정도 걸려요 참치 대뱃살 : : 맛있는 밥상에서는 좋은 얘기가 오갑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 : 시간과 공간을 사는 것 호떡 : : 감각은 팩트가 아니라 기억이 지배하니까 두부부침과 소주 : : 지질해도 술상만큼은 차돌박이와 인생 : : 삶이 그대를 속일 땐 차돌박이를 구워요 PART 2 피로 벗고 로그아웃 : 일과 회사에 대하여 월급 : : 돈 때문에 회사에 묶여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허리 통증과 거북목 : : 업무는 내일 할 수 있지만 허리는 내일이 없어요 윈도우즈 업데이트 : : 일은 능력만으로 하는 게 아니었어요 샤바샤바 : : 아부는 나쁜 게 아니에요 워라밸 : : 퇴근했다고 워라밸이 아니죠 유럽행 티켓 : : 퇴사 후 유럽 여행은 즐거워요, 그냥 즐거워요 옥상 : : 멱살 잡고 싸워도 돼요, 마무리만 좋다면 마케팅 4주 완성 코스 : : 마케터가 하고 싶어요! 진짜요? 20% 확률 : : 저 사람만 나가면 살 만하겠다 싶지만, 그건 훼이큽니다 요즘 뉴스 : : 할 말이 없어서 무심코 던지는 말들은 어떻게 상처를 주는가 제임스 : : 수평적 문화의 폐해에 대하여 명함 : : 퇴사하면 그거 없어지는 거 PART 3 환멸 벗고 아미타불 : 사람과 관계에 대하여 피해 의식 / 이런 사람이 제일 무섭습니다 키보드 워리어 : : 당신이 욕을 먹는 건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친절함 : : 올바름과 친절함 사이에서는 친절함을 택해요 핫팩 두 개 : :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3천 원 정도면 충분해요 연장자 : : 노력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것, 나이 오지라퍼 : : 보통 당신이 뭔가를 하려고 하면 네 종류의 사람이 모입니다 페친 : :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멋있다’고 댓글을 남겨요 내향형 30대 : : 유튜브 시청으로도 충전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자존감 : : 쉽게 두른 포장지는 쉽게 들통 나요 지인의 조언 : : ‘현실적으로’라는 말의 동의어 유리수: 인간관계는 자연수가 아니에요 PART 4 고민 벗고 롸잇나우 : 일상과 태도에 대하여 두뇌 : : 전두엽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요 블로그 : : 지우지 말았어야 했어요 물집 : : 산을 타면 물집이 잘 안 잡혀요 신규 서비스 : : 아! 저거 그때 내가 생각했던 건데! 고민 : : 시작은 창대하지만, 그 끝은 미약해요 남미 여행 : : 환불 불가 비행기표를 사면 많은 고민이 해결됩니다 대출 : :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싶어요 가짜 감동 : : 강의장에서 돋는 소름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어요 끈기와 노력 : : 언제까지? 자낳괴 : : 구애의 방식을 바꿔보도록 해요 BMI : : 서서히 변할 것 같죠? 1억 통장 : : 일단 1억을 모으겠다는 생각에 대한 고찰 암보험 : :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기 시작하면 많은 얘기가 달라집니다 본질과 가치 : : 그걸 꼭 찾아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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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2019-02-15
우리는 꽤나 오랫동안 "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했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나"를 찾아서 어딘가를 헤매이죠. 좋아하는 일도 찾고 싶어요.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 말이죠. 그래서 유럽가요. 강의들어요. 돈내고 검사받아요. 친구한테 물어봐요. 컨설팅받아요. 하지만 내가 누군지 남이 알려주지 않아요. 나는 내가 만들어왔어요. 어제 산 면도크림 오늘 산 책과 아직 읽지않고 쌓여있는 책들 3일째 치우지 못한 재활용 널브러진 옷가지들 건너뛰어버린 아침식사 어제 운동해서 오늘 쑤시는 몸뚱이 안구건조증 신경성위염 밀려버린 일과 멘붕 자꾸만 땡기는 고추바사삭치킨 등... 여지껏 내가 만든 습관과 선택들의 총합이 현재의 당신이에요. 그러니 자신이 누군지 알고 싶으면 내 주변과 손에 쥐어진 걸 봐야해요. 내 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요. 새로운 것과 타인의 의견도 좋지만 먼저 현재를 아끼고 눈 앞에 있는 환경부터 잘 정리해야해요. "진짜 나"는 유럽에 있지 않아요. 이 책은 먼 길을 돌아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분들을 위한 책이에요. 오늘의 기분과 생각에 압도되지 마세요. 오늘의 기분이 당신의 모든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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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 생각해보니 밥은 ‘예의’였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영양소나 허기를 달래는 음식물의 개념이 아니라, 먹는 태도와 마음, 만드는 정성과 배부름을 대하는 자세까지 모두가 내 몸을 이루는 하나하나였던 것 같아요. 급하게 먹은 밥은 온몸에 다급함을 채워 넣어요. 다급함으로 찐 살과 근육은 지워지지 않는 습관으로 남더라고요. ---「뉴 전주비빔 삼각김밥: 끼니를 때우는 급박한 쌀알에 대하여」중에서 감정이란 건 어떤 사건에 대한 리액션에 가까워요. 가끔 우리는 이 리액션을 본질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어요. 화가 나서 더 화가 나고, 슬퍼서 울다 보니 더 서글퍼지는 식으로 말이죠. 감정은 충분히 표출하는 게 건강에 좋지만, 이렇게 기분 속에 갇히면 표출이 아니라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힘은 점점 빠지고 감정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말죠. 그래서 맥주로 기분을 씻어주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가든 한 캔: 기분 벗고 주무셔야죠」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악감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행위는 의도가 없거나 있다면 선의에 가까워요. 하지만 상대의 의도가 무엇이든 결국 판단은 받는 쪽에서 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나에게 좋은 것’이 상대방에겐 몸에 맞지 않는 어떤 것이 되기도 해요. 그럼 주는 사람은 속이 상하죠. 받는 사람은 몸이 상하고. 의도는 좋았는데 둘 다 상처받는 슬픈 결말로 끝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더라고요. ‘너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던진 말, ‘팩트’라며 알려준 진실, 무심코 늘어놓는 걱정, 혼자만 재미있는 ‘노잼’ 개그 등등……. ---「A+ 1등급 우유: 너에게 좋은 것과 나에게 좋은 것」중에서 우리는 옷을 사고 화장품을 바르고, 좋은 차를 사고 싶고, 방도 꾸미고 싶어 해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잘 가꾸고 싶죠. 마찬가지로 내 손과 발과 세포들을 이루는 음식도 잘 가꾸고 챙겨야 해요. 가끔 위경련이 강림하셔서 세상이 뒤집히고 나면, 5백만 원이나 들여 예쁘게 꾸며놓은 내 방 대신 허연 병실과 링거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더라고요. 잘 먹고 건강해야 합니다. ---「차돌박이와 인생: 삶이 그대를 속일 땐 차돌박이를 구워요」중에서 물론 일을 사랑한다는 건 아주 멋진 일이에요. 하지만 현명하게 사랑해야죠. 내 몸뚱이는 하나라서, 일도 내가 하고 잠도 내가 자고 밥도 내가 먹어요. 데이트하고 키스하는 것도 나고, 가족을 돌보는 것도 나예요. 내 삶 속 일들을 다른 사람 일인 듯 멍때리고 바라보면 안 돼요. 삶이 무너지면 일도 없잖아요. ---「워라밸: 퇴근했다고 워라밸이 아니죠」중에서 센스껏 뼈다귀해장국에 어울리는 소재를 꺼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가 봐요. 그냥 머릿속에 맴도는 어 떤 단어를 잡아서 꺼내곤 하죠. 그 단어는 좀 생뚱맞을 때가 많아요. 그리고 가치판단의 여지가 있는 의견을 툭 물어보는 건 해장국에 밥을 말아 먹는 사람에게 역류성 식도염을 선사할 수 있어요. ---「요즘 뉴스: 할 말이 없어서 무심코 던지는 말들은 어떻게 상처를 주는가」중에서 ‘현실적으로’란 조언은 ‘니가 그것을 성공했을 때 내가 배 아픈 이유는……’ 정도로 재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지인의 조언: ‘현실적으로’라는 말의 동의어」중에서 삶도 비슷한 것 같아요. 평지가 편하긴 하지만 한 가지 자세로 아무 굴곡도 없는 길을 걷다 보면 가장 연약한 곳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요. 그렇게 생긴 백 원 크기의 물집은 우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게 만들죠. 엄청난 고통을 주면서 말이에요. ---「물집: 산을 타면 물집이 잘 안 잡혀요」중에서 여러분이 지금 먹는 맥주, 하겐다즈, 치즈케이크, 불족발, 고르곤졸라 피자…… 내일 되면 소화돼서 사라질 것 같죠? 맞아요. 사라지긴 해요. 그리고 30대 이후로 이월돼서 일괄 정산 된답니다. ---「BMI: 서서히 변할 것 같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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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안녕은 손끝에 있어요”
일상을 다루는 좀 다른 톤 앤 매너에 대하여 더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 책의 담당 편집자는 그런 순간에 이 저자를 만났다. 나날이 축적되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연한 미소를 꾸미고 부지런히 그에 걸맞은 일상을 꾸리고는 있지만, 어딘가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느끼던 시점. 일이 내 주말과 위장과 연애마저 야금야금 갉아먹는다고 느낄 때, 나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실한 사람을 볼 때, 그래서 내 성실의 방향이 과연 행복으로 가는 일이 맞나 의구심이 들 때, 과감한 유턴이 망설여지는 우리는 조용히 여행과 강연장과 이직 혹은 폭음을 고려한다. 대개, 큰 변화를 꿈꿀수록 작은 변화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낡은 번민의 밤 뒤에 주어지는 건 ‘어제와 같은 아침’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에피소드, 사람, 사유는 ‘어른’이라는 옷을 입고 사는 이들의 공통된 불안과 의구심에 대한 나지막한 대답이다. 그 대답의 중심축은 이것이다. ‘기본’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 자아와 삶의 가치를 너무 멀리서 찾느라 잊고 사는 무엇이 없는지 돌아보자는 것. 대개 그 기본은 내 어깨 옆에, 내 입속에, 내 손끝에 있다. 기본이 무너지면 멀리 내다보는 시선 끝의 꿈도 의미가 없다. 종일 수고한 내 입에 좋은 음식을 넣어주는 손끝, 추운 겨울 친구 손에 핫팩을 쥐여주는 손끝, 뛰어오는 사람을 위해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눌러주는 손끝, 볼펜 뚜껑을 잘 닫아두고 적절한 자리에 필요한 물건을 놓아두는 손끝. 내 일상과 내 기분의 안녕을 지켜주는 ‘손끝의 톤 앤 매너’를 이 책은 다시 짚어보게 한다. “당신의 계란 프라이는 무엇인가요?” 하루의 에필로그에 웃음을 남기는 기술 한 사람의 방구석과 일터 사이에는 타인이 선뜻 종잡을 수 없는 지구가 있다. 그 지구엔 숱한 밤의 이불킥이 남긴 생각과 ‘빡침’과 규칙 들이 있다. 저자는 이 개별적 지구들이 서로 고유의 환경을 침범하지 않고 잘 지내는 방향 또한 제시한다. 인생과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어지간히 고민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이야기다. 읽는 이의 마음을 교묘히 변화시키고, ‘새벽 감성’이 1그램도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에세이지만 어딘가 이상한 자기계발서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다. 누군가의 고질적인 꼰대 노릇과 반복적인 민폐를 부드럽게 무시하거나 반박할 팁을, 이 가벼운 에세이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재미는 덤이다. 계란을 부친 저자의 하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듯, 담당 편집자 역시 이 책을 만난 이후로도 변함없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기분의 눈금이 평정심으로 살짝 기울었다. 제일 먼저 고민의 워딩이 달라졌다. ‘왜 이렇게 힘든가’에서 ‘뭘 하면 덜 힘든가’로. 일상의 낙을 인지하는 감수성이 달라졌다. 수영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마음에서, 반신욕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마음으로. 사사로운 분노를 해소하는 적극성이 달라졌다. ‘별일 아냐’라는 외면에서, 환멸을 농담으로 치환하는 기술로. 한마디로, 기분을 대하는 기분이 달라졌다. 온종일 발발거리며 공든 탑을 1센티씩 쌓아간들, 그 밤에 후회와 환멸과 모멸감과 분노를 이불 삼아 덮고 잔다면 무슨 소용인가. 하루의 에필로그에 ‘만족’을 남기려면, 우리는 나쁜 기분을 벗는 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내야 한다. ‘더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아침에 저자가 별안간 부친 계란 프라이는 하루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훗날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힘과 영감이 되었다. 당신의 계란 프라이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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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마치 마스다 미리 에세이를 읽는 것 같아요. 편안히 술술 읽히는데, 책장을 덮고 나면 떠오르는 문장이 많아요. 자기 경험과 삶의 노하우를 가르친다는 느낌 없이 전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재능이 아닐까요. 읽는 내내 자주 웃었고, 그날 밤은 편안히 잠들 수 있었어요. 모두 이 책을 읽으며 하루의 묵은 기분을 훌훌 벗어내고 내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