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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세 번재 아이』
첫 번째 아이 단일 감정 로봇 신제품, 레오 완벽한 로봇, 완벽한 아이 로봇 보호 센터 사람인 척, 로봇인 척 로봇 쓰레기 새 로봇으로 장시우 프로젝트 내 이름 13 이상한 징후들 분노의 감정 감정 조절 프로그램 실패한 프로젝트 판도라의 상자 비밀과 진실 폐기 명령 도망 미안해 나의 손으로 심사평 『엄마 사용법』 1 생명장난감 2 엄마가 배달됐어요 3 지붕 위 고릴라 4 파란 사냥꾼 5 엄마 사용법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 바람 속의 레아 빛의 도시, 녹슨시 동굴 속의 할머니 몬스터 바이럿, NMV 서로 다른 길 새벽의 탈출 열세 번째 생일 바람의 무덤으로 비누 거품 꽃 시간의 수수께끼 폭풍 속의 울음 침입자 녹슨시의 진실 레아의 시간 새로운 마을 심사평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목차없는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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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세 번째 아이』
우리가 사는 시대는 과거에 비해 몸의 지위가 높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감정보다 이성을 중시한다. 그러한 사회의 흐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감정 로봇을 등장시켜 이야기의 운을 뗀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인간의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을 ‘로봇’을 통하여 드러내려 한 점, 어떤 작품보다 흡인력을 갖고 이야기가 흥미롭게 술술 읽히는 점은 응모작 중 단연 최고였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감정을 잃어 가는 인간인 시우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감정을 얻은 로봇인 레오의 대비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자 한 점 또한 이 작품의 미덕이었다._「심사평」 중에서 인간의 감정이 억제된 맞춤형 아이 시우와 인간보다 더 깊은 감정을 지닌 로봇 레오가 만들어 나가는, 아름다운 기억과 기적 “넌 가장 특별한 아이가 될 거야. 이제부터 사람들은 너를 모델로 삼을 거야.” 엄마는 늘 나에게 이렇게 말해왔다. ‘성별은 아들, 키는 187센티미터, 머리는 짙은 갈색, 성격은 냉철하게’ 엄마는 차림표의 음식을 주문하듯 연구원들에게 나, 장시우를 주문했다. 내 주인은 엄마인 셈이고 나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르고 잘 자라면 되었다. 아빠가 누구인지는 비밀이었지만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열세 번째 맞춤형 아이인 나는 앞서 만들어진 열두 명의 아이들에게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 만들어졌다. 13이라는 숫자는 또 다른 이름처럼 나를 따라다녔고 많은 엄마 아빠 들은 앞으로 태어날 자녀가 열세 번째 아이인 나처럼 되길 바랐다.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고 장차 내 직업이 정해지면 그 일을 하고 그 일에서 성과를 내면 된다. 그런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 인간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2075년형 감정 로봇인 레오가 들어오고 나서부터였을까. 레오는 나를 따라다니며 질문을 해대고 자신에게 입력된 가짜 기억을 진짜처럼 말하며 사사건건 귀찮게 굴었다. 자기가 정말 사람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로봇이라니. 나는 레오에게 똑똑히 말해 주었다. 넌 명령대로 따르면 되는 로봇이고 네 기억은 입력된 가짜 기억일 뿐이며 네가 느끼는 감정 또한 가슴이 아닌 네 머릿속의 ‘감정칩’에 저장된 것뿐이라고. 그러니 너 자체도 거짓이라고. 그런데 누군가 말했다. 유전자를 조작한 맞춤형 아이와 로봇, 이 둘이 뭐가 달라? 내 이름은 레오다. 사람들은 내 팔목에 2075-819라는 숫자를 새겨 놓았다. 2075년에 819번째로 생산된 로봇이라는 뜻이다. 엄마와 함께 간 집, 나는 거기서 시우를 만났다. 내 기억 속의 시우는 언제나 친한 친구였고 형제였으며 시우의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도 어제 본 것처럼 생생했다. 하지만 시우는 그건 입력된 기억일 뿐이라며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눈 하나 깜짝 않고 내 앞에서 그 일을 저질렀다. 순간 나는 로봇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다. 나와 같은 감정 로봇들의 감정이 의지와 결합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일이 생겨났다고 했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로봇은 인간을 해치지 않았다! 인간을 해친 것은 인간 자신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인간들에게 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만들어진 것과 만든 것의 관계란 이런 걸까. 나는 인간들이 던진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나는 단순한 기계로 남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람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나를 낳아 기르는 일이 엄마에겐 프로젝트였을까? 완벽하게 만들어진 내가 할 줄 아는 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현재의 문제를 미래세계에 녹여낸 SF 동화, 미래는 과연 진화된 세계일까? 『열세 번째 아이』는 “SF 작품이 속속 출간되고 있긴 하나 SF는 여전히 한국 어린이문학사에서 낯선 장르이다. 마니아적 성격으로 인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장르적 특성상 이만한 주제의식과 서술의 힘을 가진 작품을 쉬 만나기 어렵다.”는 평을 받으며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부모의 요구 사항에 따라 제품처럼 만들어진 아이, 그리고 인간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고 심리 치료를 위해 생산된 감정 로봇이 만나,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진짜 나는 누구인지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흥미로운 요소들을 장착하여 감동적으로 담았다. 시우와 레오를 주축으로 레오를 만든 로봇 연구원인 시우의 엄마와 시우의 유전자를 조작했지만 더 이상의 맞춤형 아이 생산과 반인간적인 로봇 정책을 반대하며 입장을 바꾼 민 박사가 대립 구조를 이루며 갈등의 한 축을 이룬다. 여기에 시우의 아빠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답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첫 번째 맞춤형 아이인 김선 박사, 로봇떵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입양아 유나,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무시를 받는 차니, 로봇은 로봇일 뿐이라며 외치는 또 다른 맞춤형 아이 지오가 가공할 만한 새로운 미래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너처럼 완벽한 아이가 갖지 못한 게 어디 있어?” 완벽한 아이와 완벽한 로봇, 완벽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외형만 사람을 닮은 초기 안드로이드 로봇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감정을 느낄 줄 아는 ‘감정 로봇’이 개발되어 판매되는 2075년.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형 로봇으로 갈아치우는 상류층과 변변한 개인 로봇 없이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계층으로 사회는 양극화되었다. 웬만한 것은 ‘모넥트’라는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고 감정보다 이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로봇들은 인간들의 억눌린 감정의 배출구와 욕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경찰이나 교사처럼 인간들이 할 일을 대신하기도 한다. 와중에 더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기 위해 시도한 첫 번째 맞춤형 아이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다는 뉴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맞춤형 아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격을 갖추지 못해 맞춤형 아이를 신청할 수 없는 사람들이 불법으로 맞춤형 아이를 만들고 아이가 원한 방향과는 다르게 태어나면 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시우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장시우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외모부터 두뇌, 성격, 운동 능력, 심지어 말투까지 계획되고 설계되었으며 자라는 동안 조금이라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치료를 받는, 보통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커온 아이다. 이성지수가 감성지수보다 아주 높게 만들어진 시우는 흡사 기계인간 같다. 비록 로봇이긴 하지만 가족처럼 지낸 로봇들을, 거슬리고 쓸모없어졌다는 이유로 로봇 수거장에 내다버리는가 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유나의 마음에 무감각하고, 눈물을 흘릴 줄도 모른다. 누구보다 완벽하게 태어났지만 인간다움을 잃고 살아가는 시우 앞에 레오가 나타난다. 레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시우에게 레오는 묻는다. “내가 느끼고 기억하는 것이 거짓이라면 그럼 난 뭐야?” 그 질문은 다시 시우에게로 돌아온다. “나는 누구지?” “사람들이 왜 완벽한 로봇을 원하는지, 완벽한 로봇이 정말 있어야 하는 것인지, 엄마한테 물어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대답에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도 들어 있을 것 같아서였다.”_본문 중에서 13이라는 숫자와 레오의 팔목에 새겨진 제품번호 2075-819는 어쩌면 같은 것이 아닐까. 완벽에 가까운 인간으로 만들어졌지만 인간으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느낌을 받은 시우. 게다가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여겼던 김선 박사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우는 처음으로 엄마의 말이 아닌 자신의 ‘의지’를 선택한다. 일방적인 소통 말고는 누구와도 참된 소통을 할 줄 몰랐던 시우는 레오와 진짜 기억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며 완벽한 인간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잃어야 했던 것들과 뿌리를 찾아간다. 시우가 참인간다움을 되찾으며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재차 강도를 높여 묻는 과정의 묘사는 탁월하다. 더! 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교육현실에 미래를 저당 잡힌 아이들을 위로하고, 존엄성이 사라진 인간중심적인 과학기술과 사고에 일침을 가하는 동화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형질과 운명을 결정하는 미래의 일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 그려진 현실은 매우 생생하다. 공상과학보다 더 공상적인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미래세계의 옷을 입고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집과 교실과 거리에서 아이들은, 시우가 레오에게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한 것처럼, 사회가 이상화하는 모델에 맞춰 사육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자기 욕심대로 아이를 가공하고 재단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가슴이 뜨끔한 느낌을 받게 될는지도. 이 동화는 인큐베이터 속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기형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 감정과 의지, 꿈마저 저당 잡혀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가한 무차별적 폭력뿐만 아니라 빠르게 진보하는 과학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생명윤리의 문제, 너무나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인간중심적인 사고에도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무한 경쟁의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네가 이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려면 감정 따위는 뒤로 미루고, 성적 향상을 가능케 하는 이성을 중시하며 살아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지 않은가? 『열세 번째 아이』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흐름에 가슴 아파하며,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감정을 잃어 가는 인간 시우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감정을 얻은 감정 로봇 레오의 대비를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_임정자(동화작가)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2012년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상작 “캡슐 마녀님. 세상에 영혼을 바꾸는 약이 있다고요?” 겁 많고 허약한 동동이의 영혼 바꾸기 프로젝트 “영혼이 바뀐다는 엉뚱한 설정에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고, 몸을 바꾼 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디테일들에 아이다움이 있어서 웃음 짓게 한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_심사평에서(김진경, 김경연) 1,000만원 고료,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이 출간되었다. ‘비룡소 문학상’은 비룡소가 국내 저학년 문학의 지평을 열고 참신한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신설한 문학상으로, 7세~10세 대상의 저학년 동화만을 단독 분야로 삼아 제정된 문학상으로는 국내 최초다. 첫 번째 수상작인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힘 센 여동생과의 태권도 대련을 앞둔 동동이 캡슐 마녀의 캡슐 약을 먹고 여동생과 몸을 바꾸려다가 엉뚱하게 아빠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동동이 아빠의 몸이 되어 겪는 일들을 통해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심정도 느껴보고, 드센 것 같지만 아기 같은 동생의 마음도 이해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와 웃음 속에 진한 감동을 전한다. 캡슐 마녀, 동동, 묘묘 등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이 넘칠 뿐 아니라 아빠 몸이 된 동동이 벌이는 이야기의 서사가 거침이 없어,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쉽게 이야기에 몰입해 책 읽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고 이 작품을 평했다. 무엇보다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저학년 동화로서 맞춤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며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그림은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 작업으로 유명한 화가 소윤경이 그렸다. ‘캡슐 마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개성 있게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유쾌한 서사에 걸맞게 생동감 넘치고 유머 가득한 그림으로 이야기의 맛을 한껏 살렸다. ■ 아빠와 영혼이 바뀐 동동이의 신통한 영혼 성장기 “아, 이거 내 인생의 첫 데이트인가? 첫 데이트가 빠르긴 한데, 어쩔 수 없지 뭐. 아빠 몸이 되어 버렸으니. 히히히.” 만약 영혼을 바꾸는 캡슐 약이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야기의 주인공 동동은 우연히 만난 캡슐 마녀에게 영혼을 바꾸는 캡슐 약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인다. 바로 여동생 묘묘와의 태권도 대련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캡슐 마녀의 말대로 캡슐 약을 먹어 영혼이 바뀌게 되면 동동의 몸에는 씩씩한 묘묘의 영혼이 들어오고, 묘묘의 몸에는 겁 많은 동동의 영혼이 들어가게 되는 것! 동동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캡슐 마녀에게 신비의 묘약을 받아 온다. 물론 상대 허락 없이 영혼을 바꾸는 것이 영혼을 훔치는 도둑질이 아닌지 잠깐 고민해 보지만, 곧 동동은 태권도 대련에서 통쾌하게 이기기 위해 여동생과의 영혼 바꾸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일이 꼬여 캡슐 약을 숨겨 두었던 땅콩 크림빵을 아빠가 먹게 되고, 동동은 그만 아빠와 영혼이 바뀌게 된다. 작가는 여기에서 어른이 되어 어른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욕구를 정확하게 잡아낸다. 동동은 아빠의 몸이 돼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여동생을 엄한 아빠 흉내를 내며 혼을 내 주고, 사람을 만나자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멋지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또 차도를 향해 한 손을 폼 나게 쭉 뻗어 택시를 부르기도 하며 평소에 ‘어른들이 멋져 보였던 행동’들을 따라해 본다. 이와 같이 동동이 아빠의 몸이 돼 벌이는 일들에는 ‘아이의 시선’이 생생히 살아 있어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유쾌하게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 “키도 크고 힘이 세지는 건 좋은데, 이렇게 털이 많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캡슐 마녀의 캡슐 약은 황당한 판타지 장치만이 아니다. 그 밑바닥에는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는 작가의 소중한 바람이 담겨 있다. 작가는 캡슐 약의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재미와 명랑 소동만으로 그려 내는 가벼운 저학년 동화와는 명확한 선을 두었다. 캡슐 마녀의 캡슐 약 약효는 영혼이 바뀌어 버린 두 영혼 중 한 영혼이라도 성장하게 되면 끝나 버리게 된다. 동동은 아빠의 몸으로 아빠의 일상을 몸소 겪어 보면서 자연스럽게 상대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빠가 이렇게 힘이 들었구나, 아빠가 이렇게 속상했구나, 아빠를 이해하게 잵는 순간 캡슐 약의 약효는 끝이 나고 동동은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오게 된다. 자신만을 생각하던 동동이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한 뼘 성장므 이뤄 낸 빛나는 순간인 것이다. 이 순간이야말로 캡슐 마녀가 동동에게 주고 간 캡슐 약 속에 숨겨 있는 진짜 선물일지도 모른다. 『엄마 사용법』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저학년) 가족의 의미를 묻는 새롭고 기발한 이야기 엄마를 주문해 사용한다는 동화답고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책. ‘생명장난감’ 엄마에게 주인공이 엄마의 역할을 하나씩 가르쳐주면서 함께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 아이다움이 살아 있는 유머와 진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로 ‘조립한 엄마’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이제껏 우리 동화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엄마’를 통해 가장 보편적인 주제 ‘가족’을 그려낸 패기 있는 신인 작가의 등장이 반갑다. “딩동! 주문하신 엄마가 도착했습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진짜 엄마가 되어 주세요! “참신하고 강렬하다. 이 작품 속 엄마는 어린이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엄마나 대부분의 동화에 나타난 엄마 캐릭터와는 전혀 다르다. 만들어진 ‘제품’인 엄마가 백지 상태에서 ‘엄마의 역할과 기능’을 하나씩 배우며 아이와 진정한 사랑을 형성해가는 과정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어린이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서사이면서, 어른에게는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나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이중의 코드를 지닌 동화.”_심사평(김기정 선안나 원종찬) 『엄마 사용법』은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아이와 엄마가 함께 답을 찾아 가는 작품이다. 주제는 보편적이지만 이야기는 ‘엄마를 사 달라’고 조르는 도발적인 첫 장면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엄마를 가져본 적 없는 현수는 아빠를 졸라 생명장난감 엄마를 주문한다. 혼자 힘으로 엄마를 조립해 사용하기 시작한 현수는 곧 행복해질 거라고 기대하지만, 엄마는 집안일만 할 뿐 현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심부름도 시키고 야단도 치고 같이 구름도 보는 엄마, 안아 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엄마를 바랐던 현수는 실망이 크다(67~68면). 현수는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엄마에게 자기가 바라는 것을 하나씩 차근차근 가르쳐주고, 엄마는 서툴지만 조금씩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익혀간다. 그리고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들이 쌓이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하는 진정한 가족이 된다. 로봇이나 인형처럼 엄마를 조립해 사용한다는 설정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잡아끌기 충분하고, 엄마와 아이의 역할이 뒤바뀐 구도는 아이가 바라는 바를 말과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대상으로 뽑으면서 “참신하고 강렬하다”는 평과 함께 “익숙한 주제라도 형식과 관점에 따라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을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들었다. 어린이들은 색다른 이야기를 읽는 재미는 물론 후련함을 느낄 것이다. 엄마가 ‘태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하나 배우는 엄마 현수는 처음 택배 상자들 사이에서 엄마가 든 상자를 알아보고는 가슴이 설레고, 설명서를 몇 번이나 읽고 신중하게 조립을 한다. 그래서 엄마가 깨어나는 장면(39~40면)에서 초조하면서도 기대에 부푼 현수의 모습은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부모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씩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엄마는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닮았다. 현수와 엄마가 역할뿐 아니라 감정까지도 바꾸어 가져보는 것이다. 어린 독자들은 현수를 통해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한편으로 엄마의 마음 또한 경험하게 된다. ‘엄마 역시 나에 대해 배우는 중’이며 실수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기다려줘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수의 등하굣길을 돌보고 책을 읽어 주고 함께 산책하는 엄마의 ‘성장’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엄마가 고장 났다며 수거하려 드는 파란 사냥꾼에게 맞서 싸우고, 엄마를 위해 이별마저 감수하는 현수의 모습 또한 위험에 처한 아이를 지키려는 일상 속 엄마들의 모습과 같다. 시종 유머와 난센스로 유쾌하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은 이처럼 묵직한 감동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화가 김중석은 아이들에게 다소 낯설 수도 있는 소재를 담백하고 따뜻한 그림으로 표현해 이야기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잘 짜인 이야기와 능청스러운 유머,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 작가는 엄마를 조립해서 사용한다는 기발한 설정을 끝까지 천연덕스럽게 밀어붙인다. 구구절절한 정황 설명이 없어 오히려 독자는 곧장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간결하고 유머 넘치는 문장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시간과 일에 쫓기는 아빠, 호기심 많은 여자친구, 무심한 선생님 등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을 자연스럽게 녹여 낸 솜씨는 신인의 것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생명장난감을 싫어하는 앞집 할머니, 사연 있는 고릴라 등 위험 요소도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 이야기에 긴장감을 준다. 특히 엄마가 떠난 뒤 현수가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면은 직접적인 감정 표현 없이도 현수의 슬픔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오랜 여행 뒤 ‘진짜 엄마’가 되어 나타난 엄마에게 현수가 안기는 결말은 독자에게 이 모험을 마친 보상으로써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신선한 관점과 감각을 지닌 새로운 이야기꾼이 탄생했다.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 몬스터 바이러스(Nanism Monster Virus): 난쟁이증 몬스터 바이러스. 난쟁이처럼 몸이 작아지고 괴물처럼 흉측하게 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증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물고기처럼 눈이 튀어나오며 몸의 모든 수분이 말라 버린 듯 수축되고 비틀린다. 특이하게도 이 병은 아이들에게만 발생하며 아직까지 치료제는 없다. 도시의 아이들을 괴물로 만드는 몬스터 바이러스 괴바이러스의 수수께끼를 찾아 나선 두 아이의 색다른 모험 최첨단 도시 ‘녹슨시’에서 아이들이 의문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골격이 뒤틀리고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진 아이들은 지하 깊숙이 자리한 보안실로 옮겨진다. 곧 연구진들이 소집되고 오랫동안 비밀리에 연구를 진행한 끝에 아이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성장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리다는 것. 하지만 원인을 채 밝히기도 전에 녹슨시 관료들은 바이러스 연구가 녹슨시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연구를 종료시킨다. 그리고 이 모든 사실을 일급 보안 사항으로 남긴다. 그로부터 십이 년 뒤, 여전히 최첨단을 달리는 빛의 도시 녹슨시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괴바이러스가 다시금 출현하고 비밀에 싸여 있던 바이러스의 정체가 두 아이들의 활약에 의해 드러나는데……. 시간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와 함께 어린이문학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신예 작가 “기존 동화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우리 동화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문학동네), “새로운 작품 세계를 창조”(창비)했다는 평을 받으며, 2012년 두 권의 수상작과 함께 찾아온 놀라운 신예 작가, 최양선.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선보이며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과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연이어 수상하면서 어린이문학에 뜨거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최양선 작가의 등단작인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는 ‘몬스터 바이러스’라 불리는, 치료제가 없는 변종 바이러스를 두 아이가 추적해 나가면서 오늘날 시간과 공간을 통제당하는 아이들의 집단 병리 현상, 시스템화해 가는 문명 도시의 이면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파헤치고 있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문명도시 녹슨시의 ‘시’는 시(時)와 시(市)의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녹슨시와 어느 정도 대척점에 있는 낙후된 기스카누 마을, 그리고 문명과 단절된 채 원시적인 모습이 남아 있는 ‘바람의 무덤’ 등과 함께 그 이름에 숨겨진 신선한 상징과 의미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동화를 읽는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시스템화한 신자유주의적 욕망과 그로 인해 병드는 사람들, 자신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어른들에 의해 시간을 관리당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녹슨시란 명칭에서 時와 市의 중의적 의미를 살려 내 작품의 주제 의식과 밀착시킨 점, 용산 사태와 같은 폭력적인 재개발 문제, 많은 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 문명화와 교육 문제 등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작가가 이 시대의 거대한 벽화를 그리고자 했다는 의지를 읽어 낼 수 있었다. 동화와 소설의 경계에서, SF와 판타지의 경계에서 기존 동화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이 작품이 우리 동화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_심사평 시력을 잃어가는 소녀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년이 은페된 바이러스의 실체를 파헤치다 “속보! 속보! 녹슨시에 NMV 비상!” 평화로운 저녁, 속보를 접한 녹슨시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12년 전 아이들에게만 발병했던 전염병으로, 자취를 감춘 줄로만 알았던 NMV가 다시금 출현하자 녹슨시 전체는 공황상태에 빠진다. 가난과 질병, 어둠과 무지로부터 철저히 자유로울 거라 믿었던 첨단 도시의 방어막이 맥없이 뚫린 것이다. 사람들에게 도시 이상의 의미가 되어 버린, 100층의 초고층 빌딩 녹슨시는 탄생과 동시에 사람들의 생활상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았다. 자급자족 형태였던 산업이 대량 생산 구조로 바뀌고, 쇼핑, 여가, 교육, 정치, 문화 등 사람들의 생활은 녹슨시라는 수직의 건물 안에서 이뤄졌으며, 공동체와 생태계는 파괴되고 신과 믿음은 사라졌다. 아이들은 기숙학교에 들어가 잠자는 시간, 간식 먹는 시간까지 정해진 계획표에 따라 생활했으며 ‘놀이터’는 비릿한 철 냄새만 진동하는 녹슬고 버려진 공간이 되었다. 유일하게 놀이터를 찾는 아이 ‘레아’는 녹슨시의 개발에 밀려나 척박한 땅으로 이주한 가난한 기스카누 마을의 아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레아에겐 비밀이 있다. 현실의 세상과는 동떨어진 바위산 동굴의 할머니를 만나러 엄마의 꾸중도 뒤로하고 매일 바위산을 오르는 것이다. 점점 눈이 멀어가는 레아에게 눈으로 볼 수 없는 저 너편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슬 할머니는 큰 위로가 되었다. 매일 밤 꾸는 정체 모를 꿈 역시도 할머니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아는 동굴에서 모슬 할머니가 아닌 또 다른 사람을 맞닥뜨리게 된다. 동굴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처음 있는 일. 흉측한 몰골을 한 그 소년은 녹슨시의 대대적인 방역 작업과 사람들의 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녹슨시를 탈출한, ‘버드’이다. 두 세계에서 온 두 아이의 만남은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레아야, 너는 여행을 떠나야 한단다. 버드의 사라진 시간을 찾아 주렴. 그리고 너의 시간도 찾아야 한다. 너의 촉촉한 빛이 메마른 땅을 적시면 사라진 시간이 되돌아오고 너는 영원한 시간을 찾을 거야.” 모슬의 충고대로 두 아이는 바위산 동굴을 떠나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금기의 공간인 ‘바람의 무덤’으로 향한다. 둘은 바람의 무덤에서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괴물’로 회자됐던 낯선 이를 만나고 그의 집에서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설계된 녹슨시의 설계도를 발견한다. 그리고 녹슨시의 건설 과정에서 있었던 모종의 음모와 버려진 땅 ‘바람의 무덤’에 있는 커다란 죽은 나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한편 기스카누의 가난한 변두리 출신이면서 녹슨시의 관료가 된 투터는 여섯 번째 녹슨시를 짓기 위해 기스카누 마을을 찾고,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안락한 주거환경 등 달콤한 미래를 약속하며 녹슨시 건설 동의서를 받으려 한다. 녹슨시의 가장 하층부에서 일하며 녹슨시에 입주하고 싶어 하던 주민들은 투터의 설득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손수 일군 터전을 ‘녹슨시’라는 신기루에게 덥석 내어주지 않기 위해 맞서 싸우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레아의 엄마이자 모슬의 딸인 수로가 있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과거의 비밀이 하나둘 베일을 벗고 선명해지면서 몬스터 괴물 바이러스에 감춰진 가공할 만한 진실이 공개된다. 과연 녹슨시 관료들이 숨기고 싶었던 몬스터 바이러스의 실체는 무엇일까?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는 있을까? 자신의 시간을 찾아 나선 레아와 버드, 그리고 기스카누 마을의 운명은 어찌될까? “아이들에게 빼앗아 가버려 녹슬고 있는 시간,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시간”, 녹슨시 작가는 욕망화된 도시의 맨 꼭대기 100층을 향해 맹목적으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일류병, 빛나는 성공담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규격화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양육되는 아이들의 모습, 난개발 문제와 기형적인 교육제도, 새로운 질병의 등장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현실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녹슨시와 기스카누 마을의 삶의 방식의 대립, 구원자적인 역할의 레아, 제도의 희생양인 버드, 인간과 자연의 매개자이며 레아에게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비밀스러운 인물 모슬, 욕망을 향해 경주마처럼 직진하는 투터, 아들과 야망 사이에서 외줄을 타는 다반, 기스카누 마을을 지키려는 레아의 엄마 수로, 문명의 심장부에서 황무지로 내쳐진 카멜 등 다양한 인물과 ‘나무’ ‘100층’ ‘바이러스’ ‘바람의 무덤’ 등 갖가지 상징을 이용하여 이야기 안에 효과적으로 녹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