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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사슴≫ 이전 발표작
定州城 山地 늙은 갈대의 獨白 나와 지렝이 시집 ≪사슴≫ 수록작 얼럭소 새끼의 영각 가즈랑집 여우난곬族 고방 모닥불 古夜 오리 망아지 토끼 돌덜구의 물 初冬日 夏畓 酒幕 寂境 未明界 城外 秋日山朝 曠原 힌 밤 노루 靑枾 山비 쓸쓸한 길 ?榴 머루밤 女僧 修羅 비 노루 국수당 넘어 절간의 소 이야기 統營 오금덩이라는 곧 枾崎의 바다 定州城 彰義門外 旌門村 여우난곬 三防 시집 ≪사슴≫ 이후 발표작 統營 오리 연자ㅅ간 黃日 湯藥 伊豆國湊街道 昌原道?南行詩抄 (一) 統營?南行詩抄 (二) 固城街道?南行詩抄 (三) 三千浦?南行詩抄 (四) 北關?咸州詩抄 (一) 노루?咸州詩抄 (二) 古寺?咸州詩抄 (三) 膳友辭?咸州詩抄 (四) 山谷?咸州詩抄 (五) 바다 丹楓 秋夜一景 山宿?山中吟 (一) 饗樂?山中吟 (二) 夜半?山中吟 (三) 白樺?山中吟 (四) 나와 나타샤와 힌 당나귀 夕陽 故鄕 絶望 개 외가집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三湖?물닭의 소리 (一) 物界里?물닭의 소리 (二) 大山洞?물닭의 소리 (三) 南鄕?물닭의 소리 (四) 夜雨小懷?물닭의 소리 (五) 꼴두기?물닭의 소리 (六) 가무래기의 樂 멧새소리 박각시 오는 저녁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童尿賦 安東 咸南道安 球?路?西行詩抄 (一) 北新?西行詩抄 (二) 八院?西行詩抄 (三) 月林장?西行詩抄 (四) 木具 수박씨, 호박씨 北方에서 許俊 ≪호박꽃 초롱≫ 序詩 歸農 국수 힌 바람벽이 있어 촌에서 온 아이 ?塘에서 杜甫나 李白같이 당나귀 머리카락 山 적막강산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七月 백중192 南新義州 柳洞 朴時逢 方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
BAEK SEOK,白石,白奭,백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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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날인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시 문밖으로 쓸어 벌인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곧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벌이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설어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서진 곧으로 와서 아물걸인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올으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 벌이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곻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벌이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맞나기나 했으면 좋으렸만 하고 슳버한다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쩐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것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샛파란 피ㅅ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 오든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틀하든 동무가 나를 벌인 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 먹으려 단닐 것과 내 손에는 新刊書 하나도 없는 것과 그리고 그 ‘아서라 世上事’라도 들을 류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날여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여둡도록 꿩 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 귀 혹은 능달 쪽 외따른 산녑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힌 김 속에 접시 귀 소기름 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 볓 속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집웅에 마당에 우물 든덩에 함박눈이 푹푹 싸히는 여늬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 사발에 그득히 살이워 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 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 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녯적 큰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 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샅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枯淡하고 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힌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힌 바람벽에 히미한 十五 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 글은 다 낡은 무명 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힌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씿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서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힌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쨈’과 陶淵明과 ‘라이넬·마리아·릴케’가 그러하듯이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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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 근현대시 초판본 100종’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백석(1912∼1996)은 가장 먼 곳에서 온 시인이다. 그의 시에서는 ‘오래된 미래’라는 시적 진동음이 울리고 있다. 그가 시인으로 활동한 1930년대는 근대성의 모험이 무르익어 가던 시대였다. 그러나 그는 ‘눈에 보이던’ 근대에 눈길을 주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 눈을 맞추며 당대의 ‘눈뜬’ 시선을 검증하는 제3의 눈을 뜨고 있었다. 백석 시의 촘촘한 언어적 그물망은 즉물적이고 억압적이며 권력 지향적인 근대의 소산을 다 걸러 낸다. 자신의 혈관 속에 흐르는 최초의 시간을 향한 언어적 감각의 회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서구적 근대의 또 다른 소산이라 할 원근법마저 무시한 채 과거와 현재 사이의 거리가 사라진 시간적 평면의 화폭 위에 시적 지형을 그려 놓았다. 이러한 백석의 시적 태도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언어적 시원(始原)에 대한 질문에 길항한다. 시원의 언어와 당대의 언어 사이에 존재하는 아득한 갈등 속에서 그는 무엇을 끝끝내 지켜 내고자 했을까? 백석은 유년기의 기억과 유랑민적 체험을 통해 토속적인 공간에 대한 일관된 지향을 보여 준다. 유년 시절의 기억과 놀이, 가족과 이웃들에 대한 추억과 애정, 자연에 대한 친화력이 백석 특유의 화법과 언어, 즉 방언을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특정 지방의 방언을 사용함으로써 민중들의 생활과 정서가 사실적으로 드러나며 기행시편에서 드러나는 방언은 현장감과 체험을 구체화한다. 그는 당시 표준어사정이 공표되었고(1937),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 한글 보급 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쳤으며 그 자신이 신문사 편집 일을 맡았음에도, 당대에 사라져 가는 투박한 평북 방언을 체언 위주로 시 전반에 사용했다. 백석 시의 어휘는 품사라는 기준으로 놓고 볼 때 명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의 시에 보이는 명사를 보통명사와 고유명사로 구분해 놓고 보면, 고유명사의 쓰임이 빈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유명사는 특정한 대상에 붙는 이름으로 그러한 속성을 띤 대상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백석이 절대로 나뉘지 않는 소수의 언어를 매만지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특히 지명이 제목으로 쓰여 그 지역에서의 감회나 풍물, 풍경을 제시한 경우가 많다. <정주성>, <오금덩이라는 곧>, <여우난곬>, <창원도>, <통영>, <고성가도>, <북관>, <안둥>, <북신>, <월림장>,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등이 그것이다. 시 속에 등장하는 마을 이름으로는 토산, 신리, 을파주, 큰골, 가즈랑, 명정골, 백구둔, 구마산, 마산, 장진, 정주 등이 있다. 이미 주제어로 선택된 이러한 고유명사와 지명은 언어의 강도를 한층 배가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모국어 사용이 제한되고 전통문화가 말살되어 가던 당시의 상황에서 백석의 시는 고유명사 자체에 내재된 끈질긴 생명력과 팽팽한 응집력의 명맥을 되살려 냄으로써 모국어에 대한 집요한 주체적 의지와 자아 복원의 시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백석 시의 난해한 방언은 당시에도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방언 사용은 백석 고유의 창작 의도였다. 일찍이 박용철이 지적했듯 “해득하기 어려운 약간의 어휘를 그냥 포함한 채로 그 전체를 감미(鑑味)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모어(母語)의 위대한 힘을 깨닫게 한다”는 평가를 감안하더라도 백석의 방언 사용은 단순한 호사벽이나 향토 취미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재의 우리 언어가 전반적으로 침식되고 있는 혼혈 작용에 대해서 그 순수를 지키려는 의식적 반발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명, 지명, 동식물명, 음식명에 이르기까지 백석 시에 두루 보이는 고유명사의 넘쳐 나는 듯한 쓰임은 우리 근대시의 가장 이채로운 부분이다. 이러한 명명의 구체성에 체험의 구체성, 말씨의 구체성이 가미되면서 제국주의 식민주의자들이 쉽게 손댈 수 없는 언어의 강도를 구축했던 것이다. 결코 외부적인 힘에 의해 훼손되지 않고, 나누어지지 않는 언어의 강도야말로 백석 시의 태반(胎盤)인 것이다. 백석 시는 모국어 혹은 민족어라는 우물에 뜬 달이며 그 우물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우물은 21세기에도 계속 차오르는 모국어라는 시원에 맞닿아 있다. 백석은 북한에서 일찌감치 버려졌고 그러한 상황은 남한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지만 백석 문학이 일궈 낸 언어적 근대 성찰은 우리 문학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도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