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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현대 여성문학 선집 1
히구치 이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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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섣달그믐
키재기
가는 구름
십삼야
이 아이
흐린 강
작가 소개와 작품 소개 및 연보
역자 소개

저자 소개 2

히구치 이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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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you Higuchi,ひぐち いちよう,히구치 나쓰

일본 근대 여성 문학의 선구자이자 여성 서사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본명은 나쓰(奈津), 일본 근대의 서막이 열린 1876년 도쿄의 한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보여 아버지의 권유로 당시 고전을 가르치고 습작하게 했던 하기노야라는 가숙에 들어갔다. 나쓰의 아버지는 본래 농민이었지만 에도 시대의 지배층이었던 무사 계급이 되고자 했고, 마침내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얼마 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 막부가 붕괴하자 그 역시 무사에서 부르주아 시민으로 거듭나야만 했다. 이에 운반청부업조합을 세워 사업에 손을 댔지만
일본 근대 여성 문학의 선구자이자 여성 서사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본명은 나쓰(奈津), 일본 근대의 서막이 열린 1876년 도쿄의 한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보여 아버지의 권유로 당시 고전을 가르치고 습작하게 했던 하기노야라는 가숙에 들어갔다. 나쓰의 아버지는 본래 농민이었지만 에도 시대의 지배층이었던 무사 계급이 되고자 했고, 마침내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얼마 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 막부가 붕괴하자 그 역시 무사에서 부르주아 시민으로 거듭나야만 했다. 이에 운반청부업조합을 세워 사업에 손을 댔지만 실패로 끝났고, 결국 번민으로 죽어 갔다.

비교적 모자람 없이 배우며 자랐으나, 큰오빠를 폐결핵으로 잃고,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16세의 나이에 호주가 된 그녀는 실질적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때 정혼자와도 파혼을 당했다. 이에 일가 호주로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소설을 써서 돈을 벌기로 결심하는데, 이는 지인의 성공 사례에서 동기를 얻은 것이었다. 아사히신문에 소설을 쓰고 있던 나카라이 도스이(半井桃水)의 문하에 들어가 가르침을 받았다. 이 무렵부터 나쓰는 달마대사가 타고 강을 건넜던 일엽편주에 빗대어 '이치요'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1892년 20세 때 첫 작 「밤 벚꽃」에 이어 「매목」을 발표했지만 큰 수입은 못 되었고, 전당포를 드나들었다. 돈이 바닥나자 급기야 그녀는 어머니와 요시와라 유곽 근처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가운데 『꽃 속에 잠겨』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그러나 잡화 가게도 얼마 뒤 접고 집필에 매진하기 위해 혼고 마루야마 후쿠야마 정(丸山福山町)으로 이사했다. 대표작으로는 『섣달그믐(大つごもり)』, 『가는 구름』, 『도랑창』, 『십삼야』, 『키 대보기たけくらべ』, 『처마에 걸린 달(軒もる月)』등 수작을 완성한다. 『배반의 보랏빛』으로 문학적 전기를 꾀한 듯하나 『바다대벌레』에 모티프를 제공하고 미완에 머물렀다. 1896년 11월, 25세에 폐결핵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하기노야’의 스승 나카지마 우타코는 이치요를 헤이안 시대의 재녀 세이쇼나곤에 비유했다.

23세 때 『문학계』에 「키 대보기」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문예구락부』에 「탁류」, 「십삼야」 등도 연이어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갈림길」, 「나 때문에」 등을 발표했으며, 「키 재기」 또한 완성함으로써 문단의 총아로 부상했다. 당시 특권 계급의 여류 소설가들은 상류 사교계 등의 협소한 세계를 소재로 취하거나 대단원으로서의 결혼을 플롯으로 하여 작품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치요의 소설은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 다양한 여성들의 삶과 고뇌를 언어화했다. 대표작인 「키 재기」에서는 요시와라의 구시대적 활기와 메이지적인 어둠, 사치와 빈곤, 해학과 슬픔이 교차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의 성장을 그렸다.

그러나 젊음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이치요는 1896년 과로로 인한 폐결핵 악화로 24년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녀의 비극적인 삶과 대조적으로 이치요는 사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부터 당대 최고의 여성 소설가로 화려한 명성을 얻었다. 그녀의 작품은 그때부터 일본 근대 문학의 정전 목록에 올라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2004년 일본 정부는 이치요를 새 오천 엔 권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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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협동과정 주임. 고려대학교와 쓰쿠바대학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학을 연구하였고, 현재는 [근대초기 한일 문학의 결핵 표상에 대한 사회문화사적 비교] 등, 전염병을 다룬 문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식민지시기 조선의 일본어문학에 나타난 결핵 표상─도쿠토미 로카(??蘆花)의 『호토토기스(不如?)』 후속작 시노하라 레이요(篠原嶺葉)의 『신불여귀(新不如?)』를 중심으로─?(『일본연구』제38집, 2022.8), ?3·1운동 직후 재조일본인 여성의 조선표상과 신경쇠약─ 『경성일보』 현상문학 후지사와 게이코의 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협동과정 주임. 고려대학교와 쓰쿠바대학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학을 연구하였고, 현재는 [근대초기 한일 문학의 결핵 표상에 대한 사회문화사적 비교] 등, 전염병을 다룬 문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식민지시기 조선의 일본어문학에 나타난 결핵 표상─도쿠토미 로카(??蘆花)의 『호토토기스(不如?)』 후속작 시노하라 레이요(篠原嶺葉)의 『신불여귀(新不如?)』를 중심으로─?(『일본연구』제38집, 2022.8), ?3·1운동 직후 재조일본인 여성의 조선표상과 신경쇠약─ 『경성일보』 현상문학 후지사와 게이코의 반도의 자연과 사람을 중심으로 ─?(『일본연구』 제35집, 2021.2) 등이 있고, 저역서에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 『열쇠』(역서, 민음사, 2018), 『현상소설 파도치는 반도·반도의 자연과 사람』(공역, 역락, 2020.5), 『식민지 문화정치와 경성일보: 월경적 일본문학·문화론의 가능성을 묻다』(편저, 역락, 2021.1) 등이 있다.

김효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408g | 148*210*50mm
ISBN13
9788961849043

책 속으로

그 소리가 신뇨에게 들린 것이 부끄러워서 가슴은 두근두근 상기하고, 아무래도 열 수가 없는 문 옆에서 그래도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는 곤란한 지경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격자 사이로 손에 든 헝겊 조각을 말도 하지 않고 내던졌다. 그래도 신뇨가 보지 않은 척 보고도 모르는 척하자, “피, 네가 하는 짓이 늘 그렇지, 뭐.”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눈에 모아 살짝 눈물을 글썽거리는 원망스런 표정이 되었다. “뭐가 그리 미워서 그렇게 쌀쌀맞은 척을 하는 거지. 할 말은 이쪽에 있는데. 너무해. 쟤는.”라고 북받치는 감정이 가득했지만, 어머니가 자꾸 부르는 소리도 쓸쓸하여 어쩔 수 없이 한 걸음 두 걸음 발걸음을 옮기며,“치, 무슨 미련이 있다고. 이런 생각하는 것 창피해.”라고 몸을 돌려 또각 또각 징검돌을 건너갔다. 신뇨는 그제서야 쓸쓸하게 돌아보니 진홍색 유젠 조각이 비에 젖어, 단풍 무늬가 예쁜 것이 자기 발밑 근처에 떨어져 있다. 무턱대고 마음이 끌리기는 했지만 손으로 집어들지도 못하고 그저 허무하게 바라보며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 p.86

출판사 리뷰

히구치 이치요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 작품, 「섣달그믐」, 「키재기」, 「가는 구름」, 「십삼야」, 「이 아이」, 「흐린 강」의 여섯 작품을 번역 소개한다. 「섣달그믐」은 1894년 12월 『문학계文學界』에 수록된 후, 1896년 2월 『태양太陽』에 재수록된 작품으로, (상), (하) 두 장으로 구성된 단편소설이다. 제목이 되는‘오쓰고모리大つごもり’란 ‘섣달그믐’의 의미로, 일본에서는 연말에 금전관계를 총결산한다는 풍속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이 작품에서 사건의 중심축인 주인공 오미네峰가 인집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은 외삼촌의 빚을 연말에 해결해야 한다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메이지시대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일본근대문학의 대표작으로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키재기」는 『문학계』에 1895년 1월부터 12월에 발표되었다가, 『문장구락부』1896년 4월호에 일괄 게재되었다. 전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시와라 유곽을 무대로 8월 20일 센조쿠신사千束神社의 여름 축제부터 11월 하순 오도리신사大鳥神社의 도리노이치酉の市에 걸친 시기에, 이지역에 사는 소년 소녀들이 자아내는 세계가 이치요 특유의 미문조로 그려지고 있다.

「가는 구름」은 『태양太陽』(1895년 5월)에 발표한 작품으로, (상), (중), (하)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인 ‘가는 구름’은 ‘떠나가는 남자의 마음’이나 ‘덧없는 삶’을 의미하며, 스승 나카라이 도스이와 헤어진 후의 작가의 심정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은 22세의 청년 노자와 게이지가 도쿄에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고향 야마나시현 오후지무라大藤村의 양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십삼야」는 1895년 12월 『문예구락부』 임시증간호에 발표된 것으로, (상), (하)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치요의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목의 ‘십삼야’는 음력 9월 13일 밤을 말한다. 이날 밤은 8월 15일 밤에 대해 훗달後の月, 두명월豆明月, 율명월栗明月이라고도 부르며, 달구경을 하는 풍습이 있다. 이 작품은 이러한 풍속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아이」는 『일본의 가정日本之家庭』 편집자에게 의뢰를 받아 집필한 것으로, 1896년 1월에 발표되었다. 제목은 ‘이 아이는 말하자면 나의 수호신’과 같은 존재로 아이에 의해 부부 관계는 물론 ‘나’자신의 성질이나 행동까지 바뀐 어머니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내용은 결혼 3년차에 들어선 젊은 아내인 ‘나’의 독백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흐린 강」은 1895년 가와카미 비잔川上眉山으로부터 자전을 쓰라는 권유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집필한 것이다. 아버지의 법요法要를 치루고 구상을 서둘러 완성하여, 1896년 9월 『문예구락부』에 발표하였다. 고이시가와 근처의 논밭을 매립하여 만든 신개지新開地의 술집 거리를 무대로 오리키力라는 아름답지만 뭔가 비밀을 품고 있는 사창의 울분에 찬 삶과 참혹한 죽음이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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