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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중국 문화 속의 기업가를 돌아보다
1강 강의가 열리게 된 동기와 그 소회 16|장학금과 조학금 18|경제의 진정한 뜻, 제세경륜 20|중국 문화의 삼례 22|역사의 중요성 25|정치와 경제, 무엇이 더 중요한가 26|관포지교와 지도자의 조건 28 2강 국가를 세우는 네 기둥 32|관중, 제나라 재상을 맡다 33|여불위, 진나라 재상을 맡다 37|춘추의 큰 뜻 39|문경의 치세 41|개혁 개방 이후 발전의 허실 43|사마천과 『사기』 44 3강 일궁이백의 발전 경험 48|정책의 쟁론, 염철론 49|사기의 행간을 읽다 51|「화식열전」 속 도가의 정치철학 53|사관의 품격 54|육경은 모두 역사다 56|독서는 낭송이 제격 57|최고의 리더는 원인을 알아 대처한다 59|누가 유상이 될 수 있는가 61|상황 판단과 인재 등용 62|돈벌이와 사람됨 65 4강 현명한 자 어리석은 자 못난 자 모두 재물을 좋아한다 68|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절로 드러난다 73|재산과 인격 75|부의 무상함 77|재산과 부, 문화와 도덕 80|욕망의 극한 82 5강 미언대의 84|문화의 기초는 문학에 있다 85|경과 사가 같이 참여하다 87|진정한 의미의 기업 88|실업과 사업 90|실업의 역사 92|여섯 가지 우연 93|홍정상인 99|기업가의 수양 100|관리학의 역사 101|일본 방문 103 6강 자기 관리 106|제갈량의 「계자서」 110|대영웅만이 본래 면모를 지닐 수 있다 113|성과 정에 대한 관리 115|기업가의 내면 수양이 가장 큰 관리 117|만찬 후 질의응답 120 2부 국학과 중국 문화에 대해 말하다 1강 강의를 하게 된 인연 141|국학 열풍 144|국학, 중국 문화, 국수주의 145|분서갱유의 이면 146|항우의 문화 파괴 148|중국 역사에서 문화의 단절과 회복 151|중국 문화가 한학은 아니다 153|국학 대사와 백발의 궁녀 154|낭송, 국학을 배우는 첫걸음 156|중국 문화와 서양 문화 159|문화의 기초 161|문자, 중국 문화의 보고를 여는 열쇠 163 2강 문화 체계와 문자 168|소학을 연구해야 한다 169|중국의 서원 교육 170|편지 쓰는 법 172|노교수와 늙은 짐승 174|경전 독송 교육 175|교육의 최종 목표 178|교육 기관의 역사와 득실 180|지식인의 본보기 183|담박하고 고요하게 184|국학을 하는 목적 187|지식인의 수양 190 3강 수용해 크게 되는 것과 변통 194|중국 문화를 연구하는 지름길 195|조직과 이해관계 198|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기초 199|주자의 치가격언 202|역사서를 어떻게 읽는가 211|문화, 문학, 시사 214 4강 시사와 문예 216|청나라 장문도의 시 217|오매촌의 시 222|가지고 놀다 보면 얻는 바가 있다 226|소설 속 단명한 애정 230|제왕의 시재 231|맺는말 234 3부 중국 문화와 금융 문제에 대해 말하다 1강 생각지도 않은 명예가 있고 훼손되지 않으려다 훼손되기도 한다 244|강의를 하게 된 인연 246|인민대학 학생에게 국학을 강의하며 248|북벌인가 남벌인가 250|번역어에 문제가 많다 252|인류를 위한 경제학이 없다 253|중국의 경제학 255|먹는 것을 하늘처럼 중히 여기다 257|자신의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258|찾았으나 찾지 못한 백 년 261|표호와 전장 264 2강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268|청말 민초의 화폐 전쟁 270|정치 문제와 금융 문제 273|장한수의 문장 275|항일전쟁과 전쟁 후의 금융 277|대만에 도착하다 279|백색 공포 282|초창기 대만의 정책 284|통화 팽창을 다스리다 285|이익의 한 근원을 끊어 군대를 열 배로 활용한다 288|협동조합 290 3강 소국과민과 대국의 다스림 291|정치와 경제, 주도적 지위와 부차적 지위 294|어려움을 극복하는 운동 296|토지 공유와 금융 297|공유와 사유의 변증 299|은행과 토지 300|이름이 널리 알려지면 오래 머물 수 없다 302|수표법의 명암 303|문물의관과 중약 306|미국 은행 체험 307|프랑스의 은행 309|장사는 언제 해야 하나 310|금온철로를 부설하다 312|중국의 은행을 시험하다 313|문학과 인생 수양 315|주돈유의 시 317|서강월 319|염노교 322|두 시의 감회 324|독서에서 문화의 힘이 나온다 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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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제가 경전 읽기, 고서 읽기를 보급해 왔다고 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어와 영어, 암산을 함께 가르칩니다. 중국어와 영어로 된 경전을 읽고 주산을 이용해 암산을 하도록 합니다. 저는 어린 조종들한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문도 좋고 지식도 좋지만 여러분은 문화를 배워 익혀야 한다고요. 무엇을 예(禮)라 할까요? 바로 문화입니다. 첫째는 오만하지 않고 남을 깔보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여러분 모두가 생계를 꾸릴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배관공이나 전기공이 될 수도 있고, 노동자나 건축기사 등 뭐든 될 수 있겠지요. 학문이나 직업, 인품도 중요하지만 결코 오만해서는 안 됩니다. ---pp.23-24
『염철론』에는 많은 논의가 있는데 핵심은 문화 발전을 우선시해야 하느냐 아니면 경제 발전을 우선시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말하자면 돈을 중시해야 하느냐 아니면 문화 교육을 중시해야 하느냐는 것으로, 그 논의가 아주 예리합니다. 우리가『염철론』을 논할 때 서양에는 무슨『국부론(國富論)』이니 하는 경제 사상은 그림자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한나라 때에 이미 정치와 경제 발전이 중요하냐 아니면 다른 것이 중요하냐에 대해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말하자면 유가 사상이나 윤리 도덕이 중요하냐 아니면 돈이 중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현재 생각이 온통 돈이나 주식, 선물 시장 같은 데로 쏠려 있겠지만 이런 것들은 사람을 쉽게 미혹시킵니다. ---pp.50-51 “여시축(與時逐)”, 시대와 발맞춰 가며 그 변화를 관찰해야 합니다. 주식을 하든 선물 거래를 하든 혹은 기업에 투자를 하든 무엇을 하든 간에 시대의 추세와 기회를 뚜렷이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불책어인(而不責於人)”, 아랫사람에게는 관대해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혹 잘못되더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고문은 때론 한 구절을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다양한 해석을 이해해야 하고, 또 그의 수양을 배워야 합니다. ---pp.64-65 우리는 경제학의 기초가 농업 경제이며, 두 번째는 공업 경제, 세 번째가 상업 경제라고 말합니다. 지금 주식을 사거나 선물을 사는 사람이라면 경제 단계로 보아 대여섯 번째로, 이미 경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주식이나 선물 거래를 저는 공허한 경제라 말합니다. 빈 것을 사서 빈 것을 파니, 말로는 실물 생산을 뒷받침해 준다고 하나 실제로는 교란시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마지막엔 다시 빈 것으로 돌아가고 말겠지요. ---p.77 “화무상주(貨無常主)”, 재물은 영원히 여러분의 것일 수 없습니다.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만 재물이란 뭘까요? 철학적 이치로 말하면, 특히 불교적 이치로 말하면 재물이란 여러분의 소유가 아니라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평생 동안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단지 잠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일 뿐 결코 여러분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그것을 사용할 때, 제대로 사용할 때에야 비로소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pp.78-79 물이 깊으면 많은 물고기를 기를 수 있습니다. 산이 깊으면 거기서 많은 동물이 살 수 있습니다. 사람이 부유하면 그 돈으로 어진 이를 기를 수 있어 인의와 도덕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부유하면 자연 인의와 도덕이 생긴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 점은 스스로 자신을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수양을 갖춰야 비로소 할 수 있습니다. ---p.81 인간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합니다. (...) 모든 사람은 관직이 높고 낮음을 떠나,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수시로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건대 인생이란 영원히 한 칸이 부족한 건물입니다. 그리고 수중에는 영원히 돈이 충분치 못합니다. 그렇기에 황제든 제후든 지방 장관이든 늘 가난을 걱정합니다. 그 어떤 힘 있는 사람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 그러니 일반인의 욕망이야 결코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p.83 반드시 자기 나라 역사를 알아야 합니다. 역사는 인생의 경험입니다. 사서오경 등은 철학에 역점을 두고 있고요. 그저 철학의 원리만 이해하고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생과 사회 그리고 국가 전체의 경험을 아우르지 못한다면 그런 학문은 쓸모가 없습니다. 그건 단지 공허한 이론에 불과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학문이 시간적 경험으로 증명되지 못한다면 그런 학문은 쓸모가 없습니다. ---pp.87-88 어떤 사람이 저에게 중국 문화에서 ‘사업’이란 두 글자는 어디에서 나왔냐고 물었습니다. 우리 문화에서 아주 이른 시기의 책인『역경(易經)』입니다. (...) “행하여 천하의 백성에 베푸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擧而措之天下之民, 謂之事業].” 이 구절은 제가 강연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람은 한평생 일을 합니다. ‘거(擧)’란 바로 거동이요 행위입니다. 하고자 하는 사업이 일반 백성과 사회에 이익과 안정을 가져다줄 때 그것을 가리켜 사업을 한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장사를 하고 회사를 설립한다고 그것을 사업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p.91 그럼 현재의 관리학은 어떨까요? 변질되었습니다! 모두가 어떻게 하면 상품을 잘 팔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판로를 확장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직원과 간부, 노동자들을 하나하나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만을 말합니다. 기본적인 관리 정신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관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장의 생각과 정서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개인이 자기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입니다. 돈만 벌면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돈과 권세로는 천하를 호령할 수 없습니다. ---p.109 지식인은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국학을 배우고 학위를 따고 학문을 하려면 스스로 기본적인 수양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평생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대로 다할 뿐이다[沒身而已]”, 이 한평생을 묵묵히, 또 아주 적막하게 스스로 즐길 뿐입니다. 학문이 있는데 뭐가 두렵습니까! 아주 적막하게, 마치 출가한 사람처럼 그대로 다할 뿐입니다. 적막함을 즐거움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적막을 즐기는 학문적 수양이 없이는 진정한 학문은 불가능합니다. (...) 기회가 있으면 나아가서 도와라. 하지만 기회가 없으면 그것으로 다할 뿐이라고요. 스스로 유유자적하면서 한평생을 지내라는 말입니다. ---p.192 독서에도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공자는 『역경』을 연구하는 것을 일러,“ 가지고 놀다 보면 얻는 바가 있다[玩索而有得]”고 했습니다. 가지고 노십시오! 저는 지금의 교육 방식에 대해 찬성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머리가 굳어 버리게 만듭니다. (...) 여러분처럼 죽은 책 읽듯 읽어서야 되겠습니까? 모두들 그렇게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인쇄해 여러분에게 나눠주는 목적도 바로 여러분에게 지름길을 가르쳐 주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나이가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읽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행 수행 하는데, 수행을 하면 할수록 더 안 돼. 하지만 하지 않는 것도 안 되지. 하하!” ---pp.226-227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경제인 농업의 토대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이 문제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식량 문제가 금방 터져 나올 겁니다. 우리는 먹고 쓰는 데에 낭비가 너무 심합니다! 우리 국가는 수천 년 동안 농업으로 나라를 세워, “먹는 것을 하늘처럼 크게[吃飯大如天]” 여겼습니다. 농업 경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세울 수 있는지, 어떻게 검박한 생활습관을 회복하여 후환을 없애는지 하는 것 역시 큰 문제입니다. ---p.258 큰 배 한 척이 강을 건너다가 중간에 문제가 생겨 이제 막 가라앉으려 하는 몹시도 위급한 상황입니다. 배 위의 사람과 재산이 모두 사라질 판입니다. 이럴 때 가장 귀중한 것이 뭐겠습니까? 바로 호리병입니다. 호리병 하나가 충분히 일억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배가 가라앉으면 호리병을 붙들고 “사람 살려!” 하며 떠다니면 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이 금융이나 은행을 포괄하는 경제나 재경을 스스로 연구하여 자신의 체계를 세우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p.260 세상에 전적으로 공적인 것은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어떤 사람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자기 없이 전적으로 공적인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있을 수 없지요. 세상에 전적으로 사적인 사람도 없습니다. 누구도 그렇게 될 수 없지요. 자고로 완전히 자기만 생각하고 타인을 돌보려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유가에서는 중용의 도를 말합니다. 공적인 것 속에 사적인 것이 유지되도록 하고, 사적인 것 속에서 많은 부분을 공적인 것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철학적 문제입니다. ---p.299 역사를 제대로 읽어 내기가 무척 어렵지만 중국의 역사를 읽어 보면 역사의 결론은 이 한마디, 즉 “백성이 불편하다고 한다[民曰不便]”는 말입니다. 이건 의미심장한 정치철학입니다. 변혁은 늘 백성이 불편해서 실패합니다. 사유제에 익숙해지면 갑자기 공유제로 바꾸는 데 백성이 반대합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p.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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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열리게 된 배경과 청중
『중국문화 만담』은 부키의 남회근 저작선 네 번째 권으로, 중국에 국학 열풍이 한창이던 2007년 하반기에 이루어진 강의를 묶은 것이다. 이 강의는, 선생이 2006년 대륙에 정착해 교육 사업을 위해 만든 태호대학당에서 열렸다. 청중은 기업가, 국학자, 금융인, 대학교수, 언론인 등과 북경대 및 인민대 학생들이었다. 남회근 저작은 모두 강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때까지는 주로 유교 불교 도교의 고전 재해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중국문화 만담』은 이 궤도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기업, 금융, 국학 등이 직면한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계의 요청이 있어서다. 세 차례의 강의를 엮은 이 책은 각 부마다 청중이 다르다. 1부 “중국 문화 속의 기업가를 돌아보다”는 북경대학 경영대 교수와 학생이 대상이다. 학생은 주로 MBA 과정의 경영자들이다. 북경대학 경영대(광화관리학원)는 대만 광화기금의 출연을 받아 설립된 곳으로, 광화기금회의 이사장이 남회근 선생이니 이런 인연이 강의가 이루어진 한 배경인 듯하다. 북경대학 경영대는 중국 내 최고의 경영대로 손꼽힌다. 2부 “국학과 중국 문화에 대해 말하다”는 인민대학 국학원의 교수와 학생이 청중이다. 인민대학은 국학 연구의 선두주자로 국학 바람이 불기 전 중국에서 처음 국학원을 설립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요구가 미약하던 시절 국학원을 세웠으니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았는데, 그 어려움이 강의 중간에 소개된다. 3부 “중국 문화와 금융 문제에 대해 말하다”는 우리나라로 치면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은행감독회 소속 이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다. 금융 종사자를 위한 강의였던 만큼 상해를 중심으로 한 근현대 중국 은행의 역사와 미국, 프랑스에서 경험한 서구 은행의 모습이 일화로 소개된다. 이렇게 세 분야 청중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두고 역자 신원봉은 그 의의를 이렇게 말한다. “세 차례 강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남 선생이 중국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핵심이라 생각한 것은 기업과 금융 그리고 국학이다. 기업과 금융이 현대 사회를 끌어가는 물적 기반이라면 그것을 기존의 문화와 연계시켜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정신적 기반인 국학이라는 관점이다. 이렇게 본다면 남 선생의 관점은 비단 중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남회근은 살아 있는 중국 현대사다 남회근 선생을 일컫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동양학의 최고수에서부터 대만의 국사, 국학의 권위자, 현대판 공자, 밀종의 대가 등으로 찬사 일색이다. 아흔이던 해에 강의한 이 책에는 세간의 그 같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말이 자신에게 어떤 무게인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백발의 궁녀’라는 표현으로 함축되어 그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기존의 다른 강의에서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인간적 면모다. 올해 아흔 중반이 된 남회근 선생은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를 몸으로 겪은 살아 있는 중국 역사다. 북벌 과정, 중일전쟁 참전, 황포군관학교 경험, 대만 정착 과정, 국민당의 대만 패주, 곤궁했던 대만의 경제 상황과 타개 방식, 대만의 토지 국유화 과정, 백색 공포, 대만 유력 인사들이 모두 제자가 되어 오히려 살벌했던 상황, 그로 인해 미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처지, 양안 관계 회복에서 했던 역할, 금온철로 건설 일화, 그리고 현재 아동 경전 교육을 필생의 일로 몰두하는 것 등 이제까지 저자 약력에서 한 줄로 표현되었던 일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선생의 이런 삶의 이력은 개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파란을 겪었던 중국 현대사를 그대로 보여 준다. 거기다 개인의 일상적 경험이 고전과 결합되는 지점이 절묘하다. 선생이 보고 듣고 겪은 중국 근현대의 경험이 전통 문화와 절묘하게 결합되어 어느 순간 경제학, 경영학, 금융업, 국학 및 중국 문화의 여러 기본 지식과 기초 개념을 설명한다. 현대 문제의 해법, 고전에서 찾다 이 책의 핵심 중 하나인 경제 문제를 언급할 때도 어김없이 고대와 현대가 만난다. 선생은 현대 중국의 성공한 기업가에 대해 비판적이다. 역사의 우연에 의해 시대가 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일 뿐 자신의 힘이 아니라는 견해다. 그런데도 사치를 일삼으며 부를 과시하고 기업 본연의 역할에 소홀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또 기업가로서 리더로서 자기 수양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모른다는 뜻이다. 선생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을 고전에서 찾는다. 우선 용어의 개념 정리부터 시작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 예를 들어 경제, 철학, 국학, 기업, 사업, 실업 등을 옛사람은 어떻게 보았는지 문헌에서 살핀다. 경제가 무엇인지, 기업은 무엇이고 사업은 무엇인지, 기업과 사업, 실업의 차이는 어떤 것인지, 일본에서 번역되어 들어온 경제라는 용어가 왜 잘못되었는지, 왜 중국문화를 한학이라 부르는지 등 문자적 의미부터 찾아 들어간다. 또 기업가들에게, 사회의 리더들에게 사람됨이나 처사, 돈벌이에서 모범이 될 만한 인물도 그려 낸다. 제나라의 관중, 공자의 제자 자공, 춘추시대 정치가 범려 등의 행적과 사상을 고전 속에서 보여 주는 것이다. 선생은 현대 재정이나 금융, 기업가, 국학 분야에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전에서 답을 찾는다. 역사에 답이 있으니 거기서 교훈을 얻으라는 것이다. 또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니 각자 자기 문화와 지리에 맞는 해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 강의 전반에는 아무 계획 없이 발전하고 있는 국가, 현대 사회에 대한 근심이 자리하고 있다. 선생은 길을 잃고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전통문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답을 찾는 과정이 관중의 『관자』, 사마천의 「화식열전」, 『식화지』 등을 통해 고대인의 경제 관념, 상공업의 발전상, 경제 및 정치 체제, 개인의 삶의 방식을 살피고 이해하는 것이다. 또 그것을 현대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제 정책, 재정과 금융 정책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과거의 경험은 지나간 삶에 불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문화 만담, 어떻게 읽을 것인가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방식의 하나는, 남회근이라는 한 시대의 뛰어난 국학자이자 수행자의 개인적인 면모를 보는 즐거움에도 있을 것이다. 시참(詩讖)이 된 열두 살에 지었던 시에 얽힌 일화, 군벌로 인해 은행에 둔 돈이 사라져 은행을 불신하게 된 이야기, 자신감에 차 스승에게 학문을 자랑하다 『사기』의 「백이숙제열전(伯夷叔齊列傳)」을 백 번 읽고 독서와 학문의 어려움을 체험했던 일, 어떤 일을 하든 조직화하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 등은 모두 오늘날 남회근을 만든 경험들이다. 또 뛰어난 사람도 시대와 문화의 한계를 벗어나긴 어렵구나 하는 느낌도 갖게 한다. 본문 중간 중간에 중국 중심의 견해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그들의 문화라고 보면 더 큰 이해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선생이 진단한 현대 중국의 문제는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학벌만 높이지 학문은 키우지 않는 교육, 시험으로 줄을 세워 자신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여기게 하는 세상, 돈만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스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현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에게 투사하는 삐뚤어진 가정교육 등은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현대의 문제들이다. 비판적인 안목과 깊은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의 고언은 어느 곳에서나 적용이 가능하다. 놓칠 수 없는 것은, 독서를 하는 바른 방법, 글이 몸으로 스며드는 낭송의 효과, 문학작품을 읽는 효용,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힘, 적막하고 담박하게 학문 하는 자세, 문학적 소양과 안목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가르침인데, 그 모두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