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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조금 더 고통받을 뿐이고, 이 고통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함께 걸어가는 길목 어느 지점에서 반드시 끝날 것이다. 힘겨운 가시밭길이 길게 이어진다 한들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한 것만을 생각해보자. 적어도 아직은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에. 그래야 작디작은 희망이 떠나지 않고 남아 있을 테니까. ---p.13 잠에서 깨어나니 아파왔다. 죽을 만큼 고통이 엄습했다. 입술을 깨물고 버텼다. 의사는 왼쪽 전체가 다시 으스러졌다고 했다. 다섯 조각으로 다리뼈가 쪼개졌고 왼쪽 골반에 금이 갔다고 했다. 의사는 8주 전에 왔던 나를 기억했다. “이번에는 더 심각한데요. 또 차 사고인가요?” “네.” “혹시 이번에도 뺑소니?” 울컥하며 눈물이 터졌다. “네. 이번에도 뺑소니요.” ---p.19~20 꼭 힘든 사람들에게만 불행이 찾아온다며 감히 쉽게 말하지 말아주길! 힘들기에, 너무 보잘것없이 세상에 태어났기에 세상이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것임을. 우리가 특별하게 복 없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세상이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것임을. 그러니까. 부탁하건대. 우리가 스스로 만든 운명인 것처럼 말하지 말아주기를……. ---p.22 “정말 그런 당신을 왜 사랑하게 됐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그런데 말이지. 정말 무슨 이유로 사랑하게 됐는지조차 잘 기억이 안 나는 사랑인데 말이야. 당신을 사랑한 걸 단 한 순간도 후회해본 적은 없어.” 유연 아빠가 말했다. “이유가 없어서일 거야. 특별한 이유가 없는 사랑을 해서일 거야. 그래서 더 욕심이 생겨. 날 사랑한 이유를 만들어주고 싶어. 유연 엄마!” “응?” “내가 꼭 행복하게 해줄게.” “응? 다시 말해줘.” “내가 꼭 행복하게 해줄게.” ---p.32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일을 ‘괜찮아’라는 말로 묵살하기 시작했다. 힘들어도 괜찮아. 슬퍼도 괜찮아. 아파도 괜찮아. 두려워도 괜찮아. (……) 눈물이 나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한데…… 솔직히……. 괜찮은 건 하나도 없었다. 너무 무뎌지고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괜찮다는 말 이외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잊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p.42 “못 배워서 우리가 이렇게 산다고 생각혔었지. 그래서 너희는 그리 살지 말라고 공부시켰던 거여. 그럼 다 잘살 줄 알았지.” 내 입술은 굳게 침묵을 지키며 어머니의 말에 집중했다. “무식해서 우리가 이리 사나 보다 생각혀서 열심히 가르쳤는디 그것도 그게 아닌가 벼. 애비랑 에미가 무식헌 게 자식새끼들이 고생만 하는가 벼. 공부시키지 말고 딴 거 시켰어야 하나 벼.” 나는 어머니의 무릎에 손을 가져갔다. 어머니의 한을 나는 차마 알지 못했다. 못난 원통함이 어머니의 가슴을 찢어놓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p.51 세상이 변했다고? 예전보다 살 만한 세상이 됐다고? 아니, 갚아야 할 빚의 이름이 담보대출이란 이름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시골이 도시로 변하며 안전지대가 사라졌기에 어린이집이 늘어났을 뿐이다. 그 시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에 그런 건 핑계라고? 그 시절 논과 밭에 널렸던 먹거리가 이젠 수십 배의 몸값을 자랑한다. 땅과 집은 부동산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하여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흔하디흔했던 모든 것들에 가격이라는 것이 붙여졌다. ---p.69 누구나 한 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힘든데, 정말 죽을 만큼 힘들어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은데 입 밖으론 새어 나오지 않는 처절함. ‘차라리 그냥 내가 견디고 말지’라는 단념과 체념. 먹먹하고 막막한 상황, 벼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야만 하는 상황들. 끝까지 입은 굳게 닫혀 이 모든 걸 양심이란, 사랑이란, 가족이란 압박 속에 견뎌내야 한다는 마음속의 외침. (……) -그래도 네 가족이잖아. - 그래도 네 남편이고 아내잖아. - 그래도 네 자식이잖아. - 그래도……그래도…… 그래도……. ‘그래도’라는 말로 하염없이 이어지는 충고와 이해, 수용. ---p.111~112 아내와 난 동시에 서로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편에서 싸워준 누군가가 없었다. 조사관은 같은 편이라 말하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낯설었다. ‘정말 다른 사람 일인데 끝까지 싸워줄까?’란 의구심이 일어나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그뿐 아니라 싸워서 이겨본 적이 없었다. 지는 게 익숙한 우리인지라 확신에 찬 조사관의 말에도 막막함이 앞서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아내가 과거를 더듬어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이겨본 적이 있었을까?’란 물음이 머리를 가득 채우며 각자의 과거를 돌아봤다. ---p.120 조금만 참으세요. 걱정 마세요. 괜찮으세요? 흔한 말이지만 참으로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알 수 없는 도로 위의 모든 이들이 고마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인의 관심과 배려를 받아보는 순간이었다. 가여운 신세라는 가슴속에 새겨져 있던 초라한 흉터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듯했다. (……) 지금의 기억만으로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됐으니까. 이 기억만으로 충분하다. 앞으론 내가 그렇게 살아볼 테니까. ---p.166~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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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가장 아름다워야 할 ‘우리’의 이야기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작가는 그동안 가슴속에 품어두었던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냈다. 평범한,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가장 아름다워야 할 ‘우리’라는 사람들. 그런 ‘우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시종일관 다정하고 따스하다. 부부인 세영과 상진은 딸 유연을 낳고, 둘째 콩딱이를 가진 평범한 네 식구이다. 하지만 만삭의 세영은 남편 상진이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남편이 다니는 공장의 급여가 적고 반년간 밀린 탓에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던 중, 뺑소니 사고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족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대리운전에 나선 남편 상진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아내 세영은 남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되고, 행복해지려고 열심히 사는 네 식구에게 또다시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 닥쳐오게 된다. “우린 지금도 행복하니까, 지금의 행복을 무시하지 마.”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는 기적 같은 순간…… 연이어 찾아온 불행에 당장의 병원비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그들은 ‘반드시’ ‘꼭’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에 닥쳐올 불안 때문에 ‘지금’ ‘오늘’의 행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더욱더 공고히 한다. ‘행복’이란 외부의 상황에 의해 쉽게 상실되어서도, 훼손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소재원은 ‘작가의 말’을 통해 “소중한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꼭 선물하고 싶었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세상을 향해 또 한 번의 희망을 전하고 있다. 물질적 가치에만 집착하느라 행복의 가치에 대해 점점 소원해지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다시금 물어오고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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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지나가는 하루가 어느 날 특별해졌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그 마음이 나에게 잔잔한 알 수 없는 감정을 일깨워줬다. 행복하게 해줄게. 그 누군가가 나로 인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문득 내 마음을 노크하고 있었다. 참, 좋은 글이다! - 오창석 (드라마 「왔다! 장보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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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의 나는 비틀거리는 일이 수도 없이 많이 찾아왔다. 삼십대의 나 역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두려움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위안을 안겨줬다. 상처받은 내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줬다. 상처가 아물 것 같다. - 산호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막돼먹은 영애씨]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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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서른 중반을 달려가는 작가다. 작가에게 묻고 싶었다. 무슨 일을 겪은 거냐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느냐고.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었느냐고. 허락한다면 소주잔을 나누며 밤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따뜻하다. 그래서 웃었고 그래서 울었다. - 최석환 (영화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각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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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란 길 위에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 도란도란 손을 잡고 함께 위로하며 살아갈걸. 함께 걸어가며 잠시 쉬며 웃음꽃을 피워볼걸. 언제 불어올지 모르는 시원한 바람을 함께 기다려볼걸. 비바람이 세찬 나날일지라도 나 혼자가 아니란 걸 알았다면 꽤나 근사한 날이 될 수 있었을 텐데. - 변원미 (드라마 [왕초], 영화 [중독] [열한번째 엄마] 각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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