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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것 낯선 것
학산한언 선집
신돈복전갑배 그림 정솔미
돌베개 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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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간행사
책머리에

별세계의 존재
별세계의 존재 / 기이한 말 표동 / 이상한 선비화 / 신선과의 만남 / 강철이라는 용 / 용이 된 물고기 / 이상한 것, 낯선 것 / 외눈박이 사신 / 여우의 시 / 귀신은 있다

외발 귀신
죽은 연인과의 사랑 / 장수 제말의 혼령 / 귀신들 잔치 / 내가 쫓아낸 귀신 / 나비가 되어 / 외발 귀신 /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탁 / 귀신과의 문답 / 아버지의 혼령

봉산의 무관
봉산의 무관 / 길정녀 / 겸인 염시도 / 노비 이언립 / 금강산의 검승 / ‘호랑’이 만난 무인

이인들
이광호 / 문유채 / 설생 / 정북창 / 김세휴 / 이계강 / 남추

인간 원숭이
인간 원숭이 / 사람보다 인삼 / 인삼 대상(大商) / 도둑의 참회 / 과부에게 주는 금 / 사슴의 인의예지 / 아홉 살 효자 / 부모님 무덤을 지키는 마음

채생의 늦깎이 공부법
중국에만 인재가 있나 / 차천로의 시 / 한석봉의 글씨 / 겸재 정선의 그림 / 맹인 부부 / 채생의 늦깎이 공부법 / 추노촌의 향단이 / 최 상국의 부인

해설
신돈복 연보
작품 원제
찾아보기

저자 소개 3

辛敦復

자는 중후(仲厚), 호는 학산(鶴山). 명문가 출신이지만 관직은 노년에 겨우 말단직인 참봉을 지냈다. 그렇지만 박학다식하여 당대 이름난 문인들과 교분이 깊었다. 『학산한언』과 농서 『후생록』(厚生錄), 도가서 『단학지남』(丹學指南) 등 풍부한 저술이 있다. 신돈복은 오래도록 벼슬을 하지 않았기에 조선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수집하고 평소 깊이 관심을 가졌던 신선과 도가(道家), 귀신에 관해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신돈복의 다른 상품

그림전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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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디자인 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개인전과 협회전을 가졌으며 청계천 '문화의 벽' 벽화 작업 등에 참여했다. 1988년 출판한 『바리데기』, 『당금애기』 2편은 한국인의 탄생과 죽음, 정신세계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대표 작품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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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과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논문으로 「조선시대 흉가의 문학적 형상과 그 의미」, 「『설생전』과 야담 『설생 이야기』 비교 연구」, 「장한철 『표해록』의 야담적 전이 양상」, 「『길녀』에 나타난 권력의 양태와 저항의 실상」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0g | 135*220*15mm
ISBN13
9788971999752

출판사 리뷰

귀신을 믿는 유자(儒者) 신돈복

신돈복은 귀신의 존재를 믿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글에 귀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할 근거로 공자와 우암 송시열을 자주 이용했다.
“공자께서는 ‘괴이함’과 ‘무력’과 ‘패란’과 ‘귀신’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다.”
조선 시대의 유자들은 『논어』 「술이」(述而)에 나오는 이 구절을 글쓰기의 중요한 지침으로 삼았고, 그 때문인지 조선 시대의 글에서는 기이한 사건이나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기록이-그것을 믿든 안 믿든-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그런데 신돈복은 공자의 말을 다른 의미로 해석했다.

공자께서 ‘괴이함’과 ‘무력’과 ‘패란’과 ‘귀신’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신 것은,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칠 만한 게 못 되기 때문일 터이다. 천지 사이엔 없는 게 없다. 그런데 그중 익숙하게 보이는 것들만 정상이라 하고 자주 안 보이는 것은 이상하다고 한다. (…) 『태평광기』를 지을 때 재상 이방 등은 모두 이름난 신하였다. 천하 고금의 일을 널리 수집하여 기록하고 편집하여 바친 것이지, 어찌 잡스러운 일을 갖고 임금을 인도한 것이겠는가? 임금으로 하여금 천지 사이의 인정(人情)·물리(物理)·유명(幽明)·변화를 두루 알아 문밖을 나서지 않고서도 모든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니, 그 뜻이 깊다. 관건은 예(禮)를 갖추어 요약하는가이다. _「이상한 것, 낯선 것」 중에서

신돈복은 이러한 이유로 ‘이상한 것, 낯선 것’을 글의 소재로 삼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중국과 조선 문인들 사이에 널리 읽힌 설화집 『태평광기』는 황제에게 바친 책이고 기괴한 이야기가 잔뜩 실려 있지만, 오히려 황제의 시야를 넓히고 지식을 확충하는 데 보탬이 된 책이라고 보았다.

최신의 『화양문견록』에 다음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귀신 이야기가 나오자 우암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귀신은 있다. 선조 때 허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집에 귀신이 둘 있었다. 얼굴이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인간의 말을 할 줄 알아 사람과 말을 주거니 받거니 했지. ……”

우암 송시열의 제자 최신의 책 『화양문견록』에서 발췌한 우암의 말이다. 신돈복은 귀신을 다룰 때 종종 송시열의 이 말을 근거로 든다.

신돈복은 이렇듯 통념을 깨고 ‘이상한 것’을 애써(!) 기록했는데, 이는 그가 세계를 볼 때 대단히 유연하고 특별한 시각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남송(南宋)의 학자 주희(朱熹)는 ‘괴이함’과 ‘무력’, ‘패란’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귀신’은 조물주의 자취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조선 시대 유학자들은 주희의 견해를 절대시했다. 그런데 신돈복은 그와 견해를 완전히 달리한다. ‘이상한 존재들’은 그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뿐이며, ‘정상인’ 것들과 그 본질이 같다는 것이다. ‘이상한’ 것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그의 시각은, 세상 모든 것들이 동등한 존재라는 인식을 열어 준다.
“세속에서는 귀신이 없다는 게 정론(正論)이라고 함부로 말한다. 이것이 어떻게 진정한 앎이겠는가?”(「귀신은 있다」 중에서)
신돈복은, 진정한 앎이란 모든 존재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운명을 거부한 품위 있는 인간들의 기록

신돈복이 낯설고 이상한 것에 관심을 두었다고 해서 그가 현실을 외면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조선인명사서』의 기록에 의하면, 신돈복은 경세제국(經世濟國)으로 자부하며 사정에 밝았다고 한다. 그가 집필한 『후생록』(厚生錄)은 50여 종의 문헌을 참조해 농업 지식을 정리한 농서(農書)다.

신돈복은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지각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뿐 아니라, 눈앞의 현실 세계에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졌다. 신돈복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몇몇 특별한 인간에 주목하고, 『학산한언』에 실린 여타 글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들을 기록했다. 봉산의 무관, 청지기, 서녀(庶女), 일본 간첩, 노비 등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기록했다.

이들의 삶은 신돈복에게 지적 탐구의 대상이 아니라 ‘후대에 전해야 할 이야기’였다. 이러한 창작 의식은 사마천의 『사기열전』과 같이 어떤 인물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짓는 전(傳)의 전통과 맞닿아 있지만, 이들 작품의 지향과 서술 방식은 전과 몹시 다르다. 우선 중심인물들이 대개 별 볼일 없는 출신인데 이들은 현실에서 좌충우돌 고난에 맞닥뜨리며 엉뚱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다른 전과는 달리 평이한 문장을 구사하며 인물 간의 대화가 많아 현장감이 생생하다.

무엇보다, 서사 전개 과정에서 인간과 현실 그리고 운명 간의 팽팽한 갈등이 나타난다. 「봉산의 무관」 주인공은 매관매직이 성행하는 사회에 합류하고자 하나 여의치 않자 자살하려는데 운명이 그를 살길로 이끈다. 「길정녀」의 주인공인 서녀 ‘길정’은 신분적 한계와 고아가 된 처지로 양반의 첩이 되는데, 남편에게 버림받은 신세가 되어 다시 신관 사또의 첩이 될 운명에 놓인다. 그러나 격렬하게 저항한 끝에 남편과 백년해로한다. 청지기 ‘염시도’는 경신환국 때 주인이 사약을 받자 세상에 뜻을 잃고 불가(佛家)에 귀의하려 하나 예언과 운명이 그를 아리따운 여성에게 이끈다.

이들 이야기에서 신돈복은, 인간이 삶의 무게와 운명의 장난 한가운데를 꿋꿋이 뚫고 나오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들은 난관에 부딪혀 고군분투하면서도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는 점에서 ‘빼어나다’고 인정받는다. 아울러 이들이 현실과 갈등을 빚는 계기를 주목해서 보면 작가가 당대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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