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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Introduction - 아이폰을 지닌 터너
1 파라다이스 요크셔 A Yorkshire paradise 2 드로잉 Drawing 3 자연주의의 덫 The trap of naturalism 4 묘사의 문제 The problems of depiction 5 점점 더 커지는 그림 A bigger and bigger picture 6 규모 : 더 큰 작업실 Scale : a bigger studio 7 더 분명하게 보기 Seeing more clearly 8 전화기와 컴퓨터로 드로잉하기 Drawing on a telephone and in a computer 9 기억으로 그리기 Painting with memory 10 사진과 드로잉 Photography and drawing 11 카라바조의 카메라 Caravaggio’s camera 12 서쪽 출구 : 공간 탐구 Way out west : space exploration 13 클로드 청소하기 Cleaning Claude 14 영화와 풍경 속을 이동하기 Movies and moving through the landscape 15 음악과 움직임 Music and movement 16 반 고흐와 드로잉의 힘 Van Gogh and the power of drawing 17 아이패드에 드로잉하기 Drawing on an iPad 18 이미지의 힘 The power of images 19 무대 Theatre 20 조명 Lighting 21 월드게이트를 담은 아홉 개의 화면 Nine screens on Woldgate |
Martin Gay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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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는 열정적인 노화가의 이야기
도서3팀 전지연 (penpen97@yes24.com)
2013.01.30.
갤럭시 공책 핸드폰을 샀을 때,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그림 그리기였다. 핸드폰 광고에도 나오는 창작력을 자극시키는 알록달록한 결과물들은 일상 생활에서의 그림 그리기라는 부푼 꿈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미대출신인 동생들의 작품이 새 핸드폰에 처음으로 담긴 그림들이 되었고, 그녀들은 정말이지 쓱싹쓱싹 단번에 주저함 없이 그려내었다. 어찌했든 나도 집 쇼파 쿠션의 그림을 따라 그렸으나, 그리는 것만 해도 힘겨웠었다. 뚫어지게 쳐다보고, 보고 또 보고 해서 부단히 노력해서 그렸지만 훌륭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주인공인 데이비드 호크니가 저자에게 ‘ 오늘 새벽을 당신에게 보내줄께요.’ 라는 메시지와 함께 보낸 아이폰으로 그린 그림이 나온다. 아이폰이라면 갤럭시 공책에 있었던 펜도 없었을텐데, 하나의 멋진 작품이라고 할 만한 자주빛 새벽이 아이폰 속에 담겨 있었다. 이래서 화가라는 직업이 있나 보다 라는 절망감이 바로 이 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의 소감이다.
영국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이다. 그가 그렸던 수영장 시리즈의 그림 한 컷은 내 메신저의 프로필 이미지며, 각종 블로그나 SNS상의 이미지는 그의 그림으로 대표되어 있다. 물론 유명한 회화 작품들도 있지만, 다른 방면으로도 많은 활동을 해내고 있다.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도 자주 소개되는 ‘피어블로섬 하이웨이’ 와 같은 포토콜라주 작품이나 <마적>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같은 오페라의 무대 디자인,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카메라 옵스큐라를 이용한 과거 거장들의 그림 기법을 하나의 이론으로 제안하여 미술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명화의 비밀’ (한길아트) 이라는 책으로 변역되었다.) 이렇듯 왕성한 호기심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이 화가를 저자이자 오랜 친구인 ‘마틴 게이퍼드’가 인터뷰한 내용을 모은 것으로, 호크니의 작품 활동과 견해를 상세하게 소개해 준다. 드라마나 소설의 작가들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나 행동, 말투 등을 관찰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 또한 이와 같았다. 호크니는 ‘나는 항상 그림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림이 없다면, 누가 무엇을 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봅니다. ‘ 라고 말했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며, 그렇기에 이를 담아내는 화가들 또한 세상을 보는 견해나 방법에 따라, 그림의 표현방법이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작업실이 있는 영국의 브리들링턴에 머물면서 주위에 있는 숲과 나무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려낸 호크니의 작품들이 있다. 어느 날은 바람의 변화,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나 풀잎들을 하루종일 관찰만 하다가 머리 속에 담아두고는 그리지도 못하고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열심히 관찰하는 작업을 통해 남들은 평범하게 여겨 지나칠 수 있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쁨을 우리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호크니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최신 기기로 실험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편견이 없다. 보통 회화 화가들은 사진이나 디지털화된 작업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기 마련인데 호크니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패드를 최적의 스케치북으로 애용하며 일상생활 속에서의 장면들을 즉각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편리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포토콜라주 기법과 같이 사진이나 영상에도 많은 관심이 있어서 이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했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관심을 가장 끌었던 것은 바로 카라바조의 그림을 보고 사진과 같은 이음매를 발견하고는 이를 하나의 이론으로 확장해 나가는 그의 넓은 지식과 실험정신이었다. 그는 실제로 페르메이르(베르메르), 카라바조, 레오나르도 등의 거장들의 그림을 연구한 결과 ‘카메라 옵스큐라’ 라는 렌즈를 이용한 광학도구를 그림을 그릴 때 이용했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이 이론은 물론 미술계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관련도서 ‘명화의 비밀’) 찬반 양론이 뜨거웠던 하나의 이론이었지만, 책 속에서 호크니가 말한 카라바조의 그림 <로마의 천재>라는 작품을 감상하고 있을 때, 그의 뒤에서 “심하군 (C’est terrible)!” 이라고 말했다던 앙리 카르티에-브레송과의 일화는 이 카메라 옵스큐라를 위트있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물론 이렇듯 그림을 그리는 기술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림과 사람, 그림과 세상에 대한 생각들도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카메라, 아이패드 등의 캔버스와 물감이 아닌 최신장비들로도 작품을 만드는 호크니지만, 사진과 3D TV 와 같은 기술의 발전이 이룩해낸 결과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말한다. ‘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호크니의 많은 생각과 단면을 통해서 감탄하는 부분은 늘 끊임없이 연구하고, 궁금해하고, 도전하는 젊은이보다 더한 열정이었다. 지식에 대한 탐구, 그리고 삶에 대한 기쁨을 작품으로 표현해 내고자 하는 어느 노화가의 열정이 책표지에는 오렌지색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멜빵 바지를 입고 있는 76세의 할아버지를 15세의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보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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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우리를 매혹하고, 우리가 보는 것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화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더 흥미롭고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주지요. 이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호크니는 사고의 범위, 대담함, 열정에 있어서 비범한 면이 있는 예술가입니다. 그가 끊임없이 몰두하는 문제는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인류가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즉, 사람과 그림에 대한 것이지요. 이것은 광범위하고도 심오한 질문이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마틴 게이퍼드의 ‘서문’ 」중에서 “제한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것입니다. 그것은 자극제가 됩니다. 만약 다섯 개의 선 또는 100개의 선을 사용해 튤립 한 송이를 그리라고 한다면, 다섯 개의 선을 사용할 때 당신은 훨씬 더 창의적이 될 것입니다. 결국 드로잉 그 자체에는 항상 제약이 따릅니다. 그것은 검은색과 흰색 또는 선과 선이 아닌 것으로 이루어지고 목탄이나 연필, 펜으로 그려집니다. 약간의 색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만약 세 가지 색만 사용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세 가지 색을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보이게끔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피카소가 뭐라고 했습니까? “만약 빨간색이 없으면, 파란색을 사용해라.” 파란색을 빨간색처럼 보이게 만들라는 뜻입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중에서 “우리는 기억과 함께 봅니다. 내 기억은 당신의 기억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요소가 작용합니다. 이전에 어떤 장소에 가본 적이 있는지, 그곳을 얼마만큼 잘 알고 있는지 등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중에서 “드로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물들을 그럴듯한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드로잉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디지털로 수정한 사진들이 대개 그렇습니다. 그런 사진 속 공간은 그럴듯하지 않습니다. 디지털은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요즘 나는 그 출처가 무엇이든 어떤 종류의 사진도 믿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대한 특정한 종류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로 그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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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최고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를 담은 독창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자화상!
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새로운 접근의 포토 콜라주를 시도한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무대 미술가. 영국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호크니를 설명하는 단어는 매우 다양하다. 호크니 하면 ‘텀벙(The Splash)’ 같은 수영장 그림 시리즈나 거대한 풍경화, 사진으로 원근법을 새롭게 해석한 포토 콜라주 작품을 떠올리지만 호크니는 표현이 가능한 거의 모든 매체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이 책은 저명한 미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10여 년에 걸쳐 데이비드 호크니와 만나 대화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호크니는 그의 그림만큼이나 독창적인 시각으로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인간들이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는지에 대해 묻고 답한다. 전통적인 풍경화부터 아이폰 드로잉까지, 오페라 무대 디자인부터 9대의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작업까지. 왕성한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매체와 예술 영역을 넘나들고 있지만 호크니가 평생 몰두한 문제는 ‘사람과 그림’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그림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믿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3차원을 2차원의 평면으로 옮겨 놓은 그림이 어떻게 무엇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일까. 오랫동안 바라보기, 열심히 바라보기 호크니는 관찰하고 묘사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동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렸다. 매일 보는 똑같은 풍경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꽃병도, 방금 벗어놓은 모자나 슬리퍼도 그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것과 다양한 것을 품고 있는 피사체였다. 길을 가다가 차를 세우고 스케치북을 열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풀들을 스케치하곤 했던 호크니는 그 풀을 사진으로만 찍었다면 드로잉을 할 때만큼 유심히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피사체의 고유한 특징과 매력은 열심히 관찰한 사람들만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열심히 바라보는 것’은 호크니의 삶과 예술에서 핵심적인 행위였고, 큰 기쁨의 원천이었다. 매력적인 풍경화를 많이 그린 호크니에게 늘 그 자리에 있는 자연은 무한한 다양성을 지닌, 그래서 보면 볼수록 많은 것이 보이는 그런 주제였다. 호크니는 렘브란트, 반 고흐, 모네의 그림이 놀랍고 감동적인 것은 화가가 많은 것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열정적으로 주변 세계를 살피고 보는 것을 즐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화가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고, 묘사에 대한 욕망을 가진 그림을 그리는 인류, 즉 ‘호모 픽토르(Homo Pictor)’의 본능인 것이다. 저자와 호크니가 나누고 있는 대화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각 예술의 목적이 ‘바라보게 하는 것,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것’이며, 바라보기를 통해 강렬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결국, 그림이다 호크니는 아이폰 같은 매체는 흔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지 흔적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진을 찍어서 이어붙이거나, 동영상을 찍어 여러 화면에 띄우거나, 손가락으로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리거나, 오페라 무대를 디자인하거나, 무엇을 하든 호크니에게 그것은 의미 있는 흔적을 만드는 ‘드로잉’ 작업의 일환이었다. ‘사물을 더욱 분명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드로잉(그림), 다양한 매체와 사물을 보는 방식의 관계, 이미지와 현실의 관계, 기술 변화가 묘사 방식에 미치는 영향, ‘보는 것’이 주는 기쁨.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게이퍼드와 호크니가 나누는 대화 속에는 시각적인 것이 제공하는 즐거움, 그리고 예술과 창조력의 본질에 관해 호크니가 평생 끈질기게 진지하게 사색한 결과물들이 녹아 있다. 컨스터블, 반 고흐, 페르메이르, 카라바조, 모네, 피카소와 같은 많은 미술사의 거장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그가 머물렀던 캘리포니아와 요크셔의 대조적인 풍경에 관한 이야기, 그와 교류한 앙리 카르티에, 빌리 와일더 같은 재능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 등 예술사 전반을 넘나들며 등장하는 다양한 대화의 소재 또한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영국이 낳은 최고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를 담은 독창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자화상인 이 책은 독자들에게 미술, 그리고 예술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