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글을 시작하며
이 모든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첫 번째 이야기 나는 내가 괜찮을 줄 알았다 무의식은 ‘그것’을 잊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이 던진 질문 “내가 할지 못할지 어디 두고 보자고.” 굴러오는 공을 차면 다음 공이 날아왔다 의사가 제일 나쁜 환자가 되는 경우 우울증은 여전히 맨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Ⅰ 심리적 위기, 질병인가 건강한 반응인가 감정이 ‘아플’ 수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실패한 인생일까? 심리질환의 숨은 요인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혼자가 아니었지만 나는 내가 낯설었다 “왜 하필 나야?” “필요하면 언제라도 연락해.”라는 말에 대하여 나는 다시 나의 손을 잡았다 심리치료사가 우울증에 걸리다니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그럼에도 삶은 제 갈 길을 간다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Ⅱ 번아웃과 우울증에 관하여 사회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번아웃 물통을 넘치게 하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 자살하지 않는 것이 더 용감하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치료법은 없다 세 번째 이야기 나는 내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진짜로 견딜 수 없었던 것, 도망치고 싶었던 것 ‘좋다’,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히 좋다’ 내가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자신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돌아오셔서 정말 기뻐요.” 받아들임과 내려놓음이 체념은 아니다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Ⅲ 심리치료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과정 살다 보면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인간적인 것은 다 심리치료의 대상이다 ‘극한의 삶’이 습관이 되어버린 시대 번아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역자 후기 행복은 무더운 여름 끝자락에 실려 온 한 줄기 서늘한 바람 |
Nora-Marie Ellermeyer
장혜경의 다른 상품
|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내가 밟던 무자위(낮은 곳의 물을 보다 높은 지대의 논밭으로 퍼 올리는 농기구-옮긴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체동력을 키워 속력을 높여갔지만 나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아마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기에 나는 괜찮을 것이라 믿었을지 모른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고 내 성공이 자랑스럽기에 아무 문제 없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성공도, 의미도 나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어쩌면 정반대였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자신을 몰아붙였을 수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나의 나르시시즘이었다. 그 착각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 p.35~36 우울증은 여전히 맨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동료들이 내 상태를 보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물론 이 말도 잊지 않았다. “번아웃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하지만 나는 탈진이니 과부담이니 하는 말은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몸은 너무 안 좋았다. 머리가 콕콕 찌르는 듯 아팠고 정신이 몽롱했으며 어지러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탈진은 예전보다 더 몸이 아픈 상태가 아니었다. 분명 몸에 근본적인 이상이 생긴 걸 거야. 혹시 암인가? 심장에 문제가 생겼나? 불안의 부채질로 몸짓을 키운 상상력은 온갖 가능성을 총동원하였다. 중병에 걸린 것은 분명한데 무슨 병인지는 모르는 그런 상태가 아닐까? 우울증은 여전히 맨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 p.53~54 진짜 필요한 것은 공감과 지원과 존중이다 건강한 것은 자신의 공이라기보다 운이 좋아서이다. 우리는 성공도 실패도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 그로 인해 인간 실존의 일부인 실패가 개인의 무능과 책임의 영역으로 밀려난다. 실패의 경험만으로 이미 충분히 괴로운 사람에게 잘못했다는 도덕적 압박까지 지운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비난과 지적이 아니라 공감과 지원과 존중이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배제당하지 않고 공동체의 지지를 받는다는 느낌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자면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슬픔과 절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손가락질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자신의 증상을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 p.72 나는 내가 낯설었다 약 25주 동안 내 상태는 완곡하게 표현해도 밤보다 더 어두웠다. 몸이 반란을 일으켜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심장은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아서 시끄럽게 쿵쾅대며 미친 속도로 온 몸을 질주하였고, 그 소리에 놀라 나는 자꾸 잠에서 깼다. 도무지 쉴 수가 없었다. 한 시간 이상을 자지 못한 채 며칠이 지나자 나는 완전히 기력을 잃고 말았다. (중략) 억지로 산책을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몸이 이렇게 엉망진창인 비상 상황에선 운동이 제일 유익하다고 배웠으니까. 그러나 산을 오르고 들을 가로지르면서도 여전히 정신이 멍했고 생각은 콩밭에 가 있었다.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 같았다. ‘안개 속을 걷는 듯 이상해.’ 그런 생각이 들었다. --- p.82~84 사회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번아웃 일상에선 번아웃과 우울증이 흔히 동의어로 쓰이지만 의학 진단상으로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의학에선 번아웃을 우울 질환의 전 단계로 볼 수 있을 탈진 상태로 정의한다. 번아웃이라는 말은 1974년 독일 태생의 미국 정신분석학자 헤르베르트 프로이덴베르거(Herbert Freudenberger)가 처음 사용하였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계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소진시키는 현실 탓에 지금은 고정적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번아웃은 보통 직업적 과부담 상황에 따른 소진 상태로 본다. 그래서 당사자들도 우울증보다는 번아웃이라는 개념을 더 선호한다. 일단 그 말이 번아웃에 걸리기 전에는 매우 적극적이고 능력이 있었다는 인상을 풍기기 때문이고, 그런 이유로 우울증과 달리 정신질환의 낙인이 따라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 p.132 소소한 성공을 칭찬해야 한다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일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소소한 일들을 대단한 성공으로 인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 좋아지리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주를 기다리자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기준을 버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도 가치 있다고 믿으며 진정한 성공으로 봐줄 줄 알아야 한다. 과거의 잣대로 자신을 들볶지 말고 아주 작은 성공도 인정할 줄 아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우울증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 p.143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미 몇 주 전에 완화치료에 들어갔고 아편 진통제를 정기 복용했으며 기력이 급속도로 쇠약해졌고 호흡도 가빴다. 그래도 아버지는 남은 힘을 끌어모아 끝까지 병마와 싸웠다. (중략) 팔백 킬로미터의 거리가 까마득했다. 조금만 가까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거기까지 갈 기력이 없었고 아이들을 혼자 두고 싶지 않았고 상담실을 닫아두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들이 다 양심의 가책을 지우기 위한 핑계처럼 느껴졌다. 진짜로 내가 견딜 수 없었던 것, 도망치고 싶었던 것은 죽음이었다. 슬픔과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었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우울증을 핑계로 이런 ‘비겁함’을 정당화했던 것 같다. --- p.162~163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살다 보면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심리치료 역시 어쩔 수 없이 한계에 봉착할 때가 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젖 먹던 힘까지 끌어모아도 안 되는 것이 있다. 인생이란 것이 의지만으로 설계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심리치료에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이력, 심리, 능력, 전망, 병력까지도 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제힘으로 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버려야 한다. --- p.207~208 |
|
“내가 우울증을 앓았을 때 들었더라면 좋았을 이야기”
-직접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생생한 목소리 대학에서 수석으로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스물여덟 살에 박사학위를 딴 저자는 서른네 살에 심리상담실을 열어 일하면서 동시에 네 아이의 엄마 노릇도 같이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살았던 사람이다. 하나의 일을 끝내면 바로 다른 일이 굴러 들어오던 바쁜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아버지의 말기 암 선고를 듣게 된 저자는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다. 번아웃이 찾아온 것이다. 급작스레 찾아온 번아웃은 급성우울증으로 심화된다. 며칠 동안 한 시간도 자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는가 하면 아침부터 불안에 떨며 엉엉 울곤 하는 절망적인 생활이 계속되었다. 당연히 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두 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은 점점 확신으로 향해갔다. 저자는 성실한 심리치료사의 입장에서 탈진의 위기를 겪는 수많은 사람과 동행하였지만 그 많은 경험과 임상 지식도 자신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우울증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너무나 심오한 실존적 경험이었다. 우울증을 통째로 앓으면서 우울증이 얼마나 설명하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든 것인지를 절감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울증을 앓았을 때 읽었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그때는 찾지 못했던 그런 책을 쓰기로 했다. 우울증에 관한 학술 논문도 아니고 환자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충고하는 자문서도 아닌, 우울증이라는 현상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여 번아웃과 우울증이 가진 다양한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책 말이다. 이 책은 경험 차원에서도 치료 차원에서도 번아웃과 우울증에 대해 심도 있게 파헤치며, 우울증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대하는 삶의 자세를 바꾸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따라서 저자는 진솔한 마음으로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우울증은 자신이 부여할 수 있는 만큼의 의미만 갖기 때문에, 우울증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그것에게 주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에게 번아웃이 찾아오기 전의 상황에서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는 과정을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몸과 마음의 상태 변화를 과장 없이 그려낸다. 이렇게 심각한 증상과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가감 없이 담아낸 저자의 글을 읽으며, 독자는 편견 없는 시선으로 번아웃과 우울증을 대하고, 나아가 타인에게 번아웃과 우울증이라고 낙인을 찍는 것을 경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인생의 한가운데서 번아웃이나 우울증을 만난 독자들은 저자의 글을 통해 공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이 아파 본 심리치료 전문가만큼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마음이 아픈 분들을 돕는 게 직업이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난 안 아픈 사람, 그들은 아픈 사람’이라고 이분법적인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공감하되 ‘동감’하지는 않아야 적절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원칙 때문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러다 보면 나도 아플 수 있다는 아주 기초적인 생각들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은 저자의 경험은 단순히 안타까운 사건, 또는 없었더라면 좋을 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밑거름의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 역시 자신의 아픈 마음에서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아 나가길 바랍니다. -문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미소의원 원장) “번아웃이나 우울증을 만나면 실패한 인생일까?” -번아웃과 우울증에 관한 친절하고 객관적인 설명 번아웃이란 말이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은 지는 제법 오래된 듯하다.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로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에 빠져버리는 증상, 즉 ‘번아웃 증후군’이 그만큼 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번아웃은 마음이 울적해지며 무언가를 할 의욕이 생기질 않고,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는 상태로 이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집중력이 저하되며 자존감도 떨어져 자신이 남들에게 짐만 되는 인간이라고 느껴진다.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막막함에서 도무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다. 사실 이런 증상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경우 누구나 번아웃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 위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져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번아웃과 우울증이 오면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끼며 상태를 가리는 데 급급해한다. 들킬까 두려워 병원이나 상담도 가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 공감을 받지 못하는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병은 커지기 일쑤이다. 대체 번아웃과 우울증은 어떤 이유로 내게 찾아온 것이며, 나와 같은 막막한 상황을 겪는 이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난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증상의 개선을 위해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라고 강조한다.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비판하는 부분과 번아웃의 사회적 요인을 설명하는 부분, 번아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다룬 부분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심리치료, 정신과 방문을 ‘비정상’으로, 더 나아가 개인적인 실패의 문제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울증에 걸린 개인은 안타깝게도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극적으로 악화되거나 만성화되고 마는 경우가 흔하다. 저자가 특히 심리치료에 주목한 이유는 그것이 가진 풍성한 가능성을 일반인들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여 도움을 청하고 치료를 발전의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와 강인함의 표현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또한 번아웃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질문을 제기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개인을 넘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직장에선 능력 있는 직원이 되기 위해, 가정에선 자상한 부모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노력하다가 한계에 이른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간다. 이들은 번아웃이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연료가 소진될 때까지 열정과 창의력의 불꽃을 다 태워버린다. 번아웃은 이들에게 하여금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내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무엇이 진정한 만족을 주는지’에 대해 스스로 묻게끔 만든다. 번아웃이 시대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곧 헝클어진 지금의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흔히 번아웃은 능력의 상실로, 번아웃을 만난 사람은 스스로를 허약해서 실패한 인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쩌면 정반대일 수도 있다. 번아웃은 심리체계의 매우 건강한 반응일지 모른다. 균형이 깨졌으니 균형을 회복하자고 알리는 건강한 반응 말이다. 저자는 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삶의 의미를 되묻고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기업과 가정이 어떻게 해야 번아웃을 예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변화는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어떤 변화는 말 그대로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 책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값진 일을 ‘선택’하는 자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삶은 제 갈 길을 간다” -번아웃과 우울증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번아웃과 우울증이 우리의 삶을 망친다고 해서 무조건 이것들을 회피하고 도망쳐야 할까? 번아웃과 우울증은 지금까지의 삶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일종의 비상경보이기도 하다. 균형이 깨질 것 같은 경우에 처하면 우리 몸과 마음은 균형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번아웃과 우울증의 증상 발현은 균형이 깨져서 우리 시스템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일 때가 많다. 그래서 저자는 강조한다. 번아웃과 우울증이 우리에게 하는 경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가 주문하는 것은 ‘왜’보다는 ‘무엇’을 묻는 것이다. “왜 하필 나인가?”를 묻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즉 우리는 우울증을 맞닥뜨린다고 해도 스스로를 괴롭힐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우울증으로 인한 온갖 감정들이 내 인생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우울증이 무엇을 향해 내 관심을 돌리려는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그 ‘무엇’이 위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번아웃과 우울증 같은 심리적 위기를 삶이 선사한 발전의 기회로 볼 수 있다면 치료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신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번아웃과 우울증은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라고 요구한다. 지금까지의 자아상과 이상을 재검토해보고 인생의 꿈과 소망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해볼 필요를 알려준다. 괴로움을 안겨준 증상들로 인해 어쩌면 한계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예상 밖의 자유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번아웃과 우울증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엔 우울증 덕분에 텃밭 일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흙을 파고 식물을 심고 수확을 하면서 생로병사의 법칙을 깨닫고, 나아가 잊고 살기 쉬운 자연의 진리를 배웠던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글쓰기, 운동, 음악활동 같은 것들이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팁을 전해주며 인생의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할 것을 권한다. 번아웃과 우울증은 어쩌면 하루 빨리 물리쳐버려야 할 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자는 번아웃과 우울증에 다정하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그것들을 집 안으로 들여 인내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 보자고 조언한다. 자신이 그럼으로써 다양한 증상들을 도움의 호소로, 균형 회복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어떤’ 질병이 ‘나의’ 질병이 되었고, 우울증의 이유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생생하면서도 진솔하다. 독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삶의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시선과 다시 찾아온 작은 행복에도 감사할 줄 아는 겸허한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