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첫째 마당 비밀의 방
둘째 마당 탈들이 들려준 이야기 셋째 마당 하회 마을 넷째 마당 학예 발표회 해설 마당 하회 별신굿 탈놀이 |
|
할아버지 작업실에서 매일 밤 여럿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른들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공구 때문에 위험하다고 출입금지령이 내려진 곳이지만,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몰래 할아버지의 작업실에 들어갔다. 목수인 할아버지 작업실에는 얼굴만 덩그러니 깎아 놓은 탈들이 말도 하고 움직이기까지 하고 있다. 매일 밤 시끄럽게 떠드는 범인은 바로 저 탈들이었던 것이다. 윗줄에 걸려 있는 탈은 각시탈, 선비탈, 양반탈, 백정탈, 중탈, 부네탈, 이매탈, 초랭이탈, 할미탈. 아홉 개의 탈과 ‘주지’라는 짐승탈 두 개까지 해서 모두 열한 개의 탈들이 한꺼번에 떠드는 걸 듣고 있자니 이야기가 이상하고 웃기기까지 하다. 떠들지 말라고 말려도 보고, 장작으로 쓴다고 협박까지 해 봤지만 소용이 없다.
선비탈이 하회 마을 탈들처럼 자유롭게 놀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나는 소란스러운 내내 묵묵히 있던 각시탈을 가리키며 모두 저렇게 조용히 하라고 하자, 초랭이탈이 각시탈은 원래 입이 뚫려 있지 않아서 말을 못 한단다. 웃는 모습의 다른 탈들과 달리 아무 표정 없는 하얀 각시탈은 정말 슬퍼 보였다. 각시탈 얼굴이 아빠에게 혼나고는 더 혼날까 봐 하고 싶은 말도 다 못 하고 입을 꼭 다문 내 서러운 얼굴 같아 불쌍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좋은 수를 생각해 내었다. 바로 학교 학예회에 탈들을 출연시키기로 한 것이다. 실컷 떠들고 놀 수 있게…… 슬퍼 보였던 각시탈은 수줍은 듯 좋아하는 모습이다. 하회탈들도 우리 반 아이들도 모두모두 흥에 겨워 구름 위에서 뛰어노는 듯하다. 강당에는 덩기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분 좋은 무언가가 함빡 차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