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Ernest Hemingway
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의 다른 상품
|
노인은 어둠속에서도 아침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를 저으면서 날치가 물에서 떠오를 때 내는 부르릉하며 떠는 소리와, 그 빳빳이 세운 날개가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는 쉿쉿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다에서는 날치들이 제일가는 친구여서 그는 날치를 좋아했다. 그는 새를 가여워했는데, 특히 조그맣고 약한 검은 제비갈매기처럼 항상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찾지만 거의 찾지 못하는 새들을 보면 더욱 그랬다. 도둑새나 힘센 새를 제외한 새들은 우리보다도 더 고달픈 생활을 하는구나, 그는 생각했다. 잔학할 수 있는 바다에 어째서 제비갈매기처럼 약하고 가냘픈 새를 만들어놓았을까? 바다는 다정하고 대단히 아름답지. 하지만 잔학할 수도 있고 갑자기 그렇게 되기도 하지. 슬프고 약한 소리로 울며 수면에 주둥이를 처박고 먹이를 찾아 헤매는 저 새들은 바다에 살기에는 너무도 연약하지 않을까.
그는 바다를 생각할 때 항상 ‘라마르’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것은 바다를 사랑하는 이 지방 사람들이 바다를 부르는 스페인어였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때로는 바다를 나쁘게 말하지만, 그들은 늘 바다를 여성인 양 말했다. 젊은 어부들 중에서 낚시찌 대신에 부표를 사용하거나 상어의 간을 팔아 번 돈으로 모터보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바다를 남성으로 ‘엘마르’라고 불렀다. 그들은 바다를 투쟁 상대나 일터, 심지어 적인 것처럼 불렀다. 그러나 노인은 항상 바다를 여성이라고 믿었고, 큰 은혜를 베풀어주거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겼으며, 설령 바다가 거칠게 굴거나 화를 끼치는 일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이겠거니 생각했다. 달은 여인에게 영향을 미치듯이 바다에게도 미치지, 그는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
|
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품. 세계 현대문학계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노인과 바다》는 1952년 「라이프」지에 발표되자마자 이틀 만에 5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곧이어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헤밍웨이에게 이듬해인 1953년에 퓰리처상을,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생전에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평생을 바쳐 쓴 글이자 내가 가진 능력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노인과 바다》는 언뜻 보면 허무한 듯 느껴지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삶을 긍정하는지를 통해 실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다. 여성을 상징한 바다, 자신이 잡은 물고기에 애틋한 형제애를 느끼는 산티아고의 태도에는 헤밍웨이 식 인간 존재의 의미와 시각이 묻어 있다. 헤밍웨이는 평소에 운동과 사냥 같은 남성적 활동을 좋아했다. 그는 자기 소유의 낚싯배를 타고 다니며 바다낚시를 즐기곤 했는데,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도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해온 마누엘 울리바 리몬테스턴이라는 실존인물을 작품의 주인공인 산티아고의 모델로 하였고, 실제 그 늙은 어부의 체험담을 소재를 삼아 윤색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로 원정 수렵을 가기도 하고, 멕시코 만에서 상어 떼를 잡기도 하였는데, 이런 체험이 《노인과 바다》에 녹아들어 있다. 소설이라기보다 서정적 산문시, 혹은 바다의 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줄거리 자체도 매우 간단하다. 《노인과 바다》의 내용 대부분은 낚시에 걸린 커다란 청새치에게 노인이 끌려가며 겪는 고통과 허기를 견디는 과정과 함께 그동안 노인이 하는 생각과 독백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장인물도 노인과 소년이 전부다. 이처럼 헤밍웨이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사실주의적인 문장을 통해 객관적인 어조를 유지한다. 아울러 젊음, 평화, 유대, 사랑, 순수, 아름다움 등을 포괄하는 섬세한 시적 상징물로써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