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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의 눈물
프롬나드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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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나무
1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는 숲길
2 잃어버린 낙원
3 핑크골드와 블루 레볼루션
4 노인과 머드크랩
5 탐비요의 새조개잡이
6 공정한 싸움
7 비미니 트위스트
8 캔디 그리고 마법의 숲
9 탄소 탐정
10 다시 찾은 천국
11 만자나르로 가는 길
12 망고나무 아래에서
13 도시 그리고 맹그로브
14 맹그로브 한 그루의 가치
나오면서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저자 소개2

케네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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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편집자이자 사진작가.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의 공동 창립자로 초대 편집장을 지냈다. 2004년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 집필과 사진 작업에 몰두해왔으며, 세인트로렌스 만의 해빙에서 방글라데시의 맹그로브 늪지대, 피오르드 랜드의 우림에서 케이프타운의 켈프 숲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을 찾아 그곳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왔다.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을 비롯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 미스소니언] [지오] [캐나다 지오그래픽] 등에 자연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 저서로는 《인적이 드문 길 위에서: 뉴질랜드 탐사, 그 20년의 기록》이 있으며, 편저로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편집자이자 사진작가.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의 공동 창립자로 초대 편집장을 지냈다. 2004년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 집필과 사진 작업에 몰두해왔으며, 세인트로렌스 만의 해빙에서 방글라데시의 맹그로브 늪지대, 피오르드 랜드의 우림에서 케이프타운의 켈프 숲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을 찾아 그곳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왔다.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을 비롯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 미스소니언] [지오] [캐나다 지오그래픽] 등에 자연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
저서로는 《인적이 드문 길 위에서: 뉴질랜드 탐사, 그 20년의 기록》이 있으며, 편저로 《뉴질랜드의 국립공원들》 《뉴질랜드 지오그래픽》 등이 있다.
번역가, 치과의사. 다양한 말과 생각을 좀더 생생하게 접하고 싶어 시작한 원서 읽기를 계기로 번역을 시작했다. 좋은 글을 정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자발적 고민을 즐기며 책과 언어를 사랑하는 행복한 삶을 여전히 꿈꾼다. 옮긴 책으로 데뷔작 『맹그로브의 눈물』을 비롯해 『칼끝의 심장』 『날씨의 세계』 『생존자 카페』 『심장』『Holy Shit』 『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 『정원에서 철학을 만나다』 『마흔아홉, 몽블랑 둘레길을 걷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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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26쪽 | 325g | 151*210*20mm
ISBN13
9788997778010

만든이 코멘트

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3-03-08
어떻게 생각하면 이 책을 만드는 일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꽤 오랜 시간 편집자로 생활해왔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생각해보면 분명 짜증스러울 수 있는 일이었다. 순간순간 짜증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왜일까. 그런 건 잠시였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원고에 집중하게 되었다. 교정에 교정을 더할수록 이 책의 가치라고 할까, 책을 계약할 당시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 책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마지막 교정을 마치고 필름을 넘기던 순간에 느꼈던 여운은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어떤 느낌을 떠올리게도 했다.
언제부턴지 모른다. 조금씩조금씩 책 만드는 일이 재미없어졌다. 천직처럼 책 만드는 일을 생각했지만 다른 일을 해볼까도 생각한 적이 있다.
아직 확신할 순 없겠지만 만일 내가 다시 책쟁이로서 살게 된다면, 언젠가처럼 책 만드는 일이 가슴 뛰는 일이 된다면, 그건 아마도 이 책을 만들면서 받은 어떤 느낌 때문일 것이다.
다시 느끼고 싶다.

책 속으로

《맹그로브의 눈물》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의 숨은 결과들을 낱낱이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식습관이 지구에서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원의 서술은 우리의 시선을 강력하게 잡아끈다. 하지만 그가 묘사하는 세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가고 있다.
- 웨이드 데이비스(《세상 끝 천 개의 얼굴》의 저자)

케네디 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맹그로브가 위기에 처했다고. 그는 자신의 열정적인 기행문에서 호기심 많은 원숭이부터 홍해 해안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생명체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루며 해안가의 열대우림을 구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 라즈 파텔(《경제학의 배신》의 저자)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책! 멋진 장소들의 파괴가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독자들은 지칠 줄 모르는 원의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결코 책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이 놀라운 책에 감명받아 맹그로브 숲을 찾고, 양식 새우 요리는 사양하겠다고 결심할지도 모르겠다.
- 데버러 매디슨(《모두를 위한 채식 요리》의 저자)

케네디 원은 21세기의 로렉스다. 그는 맹그로브뿐 아니라 맹그로브를 통해 삶과 존엄성을 유지해왔지만 어떤 권리를 주장할 수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이야기한다. 《맹그로브의 눈물》은 사람보다 이익을, 존중보다는 소비를 앞세우는 사람들에 대항해 행동하자는 분명한 메시지를 제기하고 있다.

애런 M. 엘리슨(하버드 대학 생태연구소 수석연구원)

자연의 퇴화에 관해 꾸준히 연구해온 사람들이 내놓은 암울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0여 년 동안 세계 맹그로브 숲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정도가 황폐해졌다. 바다의 열대우림은 이제 지구의 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맹그로브는 서식이 가능한 120개국 가운데 26개국에서 위기에 처하거나 거의 소멸해가는 상황이다. --- p. 15

1파운드의 새우를 키우려면 2~3파운드의 먹이가 필요하다. 먹이 가운데 물고기가 차지하는 비율(전형적으로 30퍼센트 정도)을 따진다면, 새우 양식업은 어육 단백질의 생산자라기보다는 온전히 소비자인 셈이다. --- p. 39

숲을 잃으면 자신의 일부를 잃는다. --- p. 85

“맹그로브는 대화의 목록에서 우선 주제가 아닙니다. 해양 생태계 보호 논의에선 단연 산호초가 으뜸 관심 대상이죠.” 산호초를 보호해야 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문제다. 그러나 맹그로브가 격감하는 비율에 비하면 그 수준은 아주 미미하다. --- p. 153

우리는 과연 오스카 와일드가 묘사했던 곤경, 모든 것의 가격은 알면서도 정작 그 가치는 제대로 모르는 상황을 피해갈 수 있을까요? --- p. 210

첫 번째 실수는 맹그로브를 자원이라고 부르는 데 있습니다. 그 말에 벌써 경시가 담겨 있죠. 따라서 맹그로브는 존중과 상생의 존재가 아니라 소비와 사용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옆집 사람을 자원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 p. 211

맹그로브 숲이 그토록 급격히 감소한 이유는 시장의 언어가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 p. 211

과학 공동체는 수천 개의 논문을 작성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 대상은 어느샌가 점점 사라져갑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맹그로브가 골프 코스나 리조트나 일주일에 저녁 세 끼를 새우로 먹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알려내야 합니다.

--- p. 212

출판사 리뷰

맹그로브의 눈물과 함께 사라지는 세계가 있다

이 책은 맹그로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점차 사라져가는 맹그로브와 맹그로브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케네디 원. 어린 시절부터 늘 선망 어린 시선으로 맹그로브를 바라보던 남자입니다. 단 한 종의 맹그로브만이 서식하는 뉴질랜드 태생의 그에게 전 세계 70여 종의 다종다양한 맹그로브와 그 주변 세계를 직접 체험해보는 일은 오랜 꿈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200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맹그로브 이야기를 다루자는 제안을 하게 되고, 남자의 꿈은 현실이 됩니다. 그와 함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넘나들며 맹그로브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그의 기나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원은 애초 자신이 기대했던 것은 신비로운 장소와 이국적인 품종, 독특한 문화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행을 거듭하면서 원은 생각지 못했던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을 뛰어넘어, 자신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맹그로브, 개발 논리에 밀려 하찮은 존재에 불과해진 맹그로브가 아니라, 수만 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인류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해온 맹그로브의 진면목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수만 년에 걸쳐 인류의 곁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그 인류에 의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맹그로브와 맹그로브의 소실이 빚어낸 사회적 비용, 숲을 보호하기 위해 막강한 산업적 이해관계와 맞선 가난한 공동체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맹그로브가 경제적 효용성의 대상에 불과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어쩌다 삶에 들어선 주변자적인 존재가 아니라 맹그로브를 지키는 것이 미래를 지키는 한 방식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이 책은 일러줍니다.

어쩌면 맹그로브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맹그로브의 서식지는 세계 숲의 0.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며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0.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맹그로브는 소중하다. 육지와 바다 생물에게 소중하고 바다와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생태적 과정에서도 소중하다. 뿐만 아니라 이 “가난한 이들의 슈퍼마켓”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다. 엘 망글라르 에스 누에스트라 카사El manglar es nuestra casa, 맹그로브는 우리의 집이다. 모름지기 집이란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_본문 213쪽

새우와 맹그로브
현재 맹그로브 서식지에서 맹그로브 생존의 최대 적은 새우 양식업이다. 맹그로브와 새우 양식업의 충돌은 단순한 지리학적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새우 양식장으로 최적지인 해안지대를 맹그로브가 점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우 양식의 최적지를 맹그로브가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난감하지만 큰 문젯거리는 아니었다.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가난한 국가들에서 새우는 귀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맹그로브 지대는 국유지임에도 새우 양식업자들에게 임대가 되었고, 쉽게 베어져나갔다. 상업성이란 저항할 수 없는 힘 앞에서 환경 파괴에 대한 고민은 순식간에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수산양식업 홍보에 가세했다. 수산양식업이 개발도상국들의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위험을 분산시켜 그 나라들이 지속적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그리고 다른 국제 대출 기관들은 열성적으로 제3세계의 새우 양식업을 후원했다.
정책 방향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정부 기관이 맹그로브의 관할권을 나누어 갖는 시스템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필리핀의 경우를 보더라도 환경자원부는 맹그로브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었지만 농림부는 맹그로브를 희생시켜서라도 농업을 촉진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20년에 걸친 삼림 파괴가 일제히 시작되었다. 매년 1~2퍼센트의 맹그로브가 도끼와 화약, 불도저의 공격에 무참히 쓰러졌다. 내륙 지방의 열대우림이 소를 키우고 콩을 재배하기 위해 파괴된 속도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제3세계의 숲에는 심각한 타격이 이중으로 가해진 셈이었다. 육지에서는 농업이 열대우림을 베어내고 불태웠다면, 해안에서는 수산양식업이 맹그로브 숲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열대우림의 파괴는 곧바로 긴급하고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반면 맹그로브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다.

● 개발도상국에서 새우 양식업이 확대된 원인으로 서구 사회에서의 새우 수요 급증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새우 소비량은 1980년부터 2005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가격은 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새우는 대다수의 식당 손님들이 접하기 쉽지 않았던 바다의 진미에서 패스트푸드 식당의 메뉴나 교외의 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싼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고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요리로도 훌륭하다는 이유로 인기를 끈 것이다. 2002년 새우는 참치를 밀어내고 미국의 최고 해산물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그 이후로 쭉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미국인은 매년 1인당 8.8킬로그램의 새우를 소비한다.

부동산 개발과 맹그로브
가난한 국가에서는 새우를 비롯한 수산양식업이 맹그로브를 감소시킨 기폭제였다면, 부유한 국가와 그 연안 지역에서는 부동산 개발이 원흉이었다. 헤밍웨이가 낚시 솜씨를 뽐냈던 곳이며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했던 미국의 비미니 섬이 대표적인 예이다.

비미니의 광활한 맹그로브 지대를 보며 누군가는 콘도와 골프 코스를 떠올리고 다른 누군가는 생태 관광의 기회를 보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학 연구기지를 염두에 두었다.
리조트가 생기면 (비록 개발업자들이 과장되게 장담하는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어쨌든) 직장과 수입이 생길 거라는 건 분명했다. 그러나 건강한 맹그로브가 상어의 보금자리이자 물고기와 바닷가재의 은신처라는 사실, 오랫동안 태풍을 막아주는 방벽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 산호초를 단단하게 지지해준다는 사실, 심지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시민운동 지도자에게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영감과 위안을 주었다는 사실은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알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어떤 미래상에 손을 들어주는 게 최선일까?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의 손에 돌아가야 할까? 아니면 가장 설득력 있는 로비스트에게 돌아가야 할까? 이 문제를 표결에 부쳐 다수결로 결정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공리주의에 입각해서 판단해야 할까?
그 쟁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말할 것도 없이 가치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고민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과 제주도 강정을 둘러싼 논쟁을 보더라도 그 어려움을 알 수 있다.
브라질의 오래된 포경선 모항인 카라벨라스에서 벌어진 새우 양식장 설립 논쟁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세실리아 멜로의 말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멜로는 즉시 ‘맹그로브’라는 단어가 각 집단마다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맹그로브는 컨소시엄과 정부의 입안자들에게는 미개발 자원이었다. 환경 단체의 관점에서는 더욱 광범위한 해양 생태계의 필수 구성 요소였고, 영세 어민에게는 집이자 생계 수단이었다. 각자 말하는 개념이 다른데 어떻게 소통이 가능했겠는가? _본문 46쪽

맹그로브 한 그루의 가치
맹그로브는 모든 용도의 칼들이 들어 있는 이른바 생태계의 스위스 군용 칼이나 다름없다. 일단 식물로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동시에 탄수화물을 생산한다. 또한 토양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한편 탄소를 저장하고 격리시킨다. 생태계 곳곳으로 물과 양분을 순환시키는 일도 한다. 하나같이 지구의 생명체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과정이다.
또한 맹그로브는 태풍과 파도가 열대 해안선에 가하는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양질의 퇴적물을 가둬 고정시키는 역할도 하며, 땅에서 양분이 흘러나가지 못하게 통제하는가 하면 산호초를 비롯한 다른 생태계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안의 수질도 유지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맹그로브는 대양으로 흘러가는 유기 탄소의 중요 공급자이기도 하다. 해양 먹이그물에 1차 생산의 원료를 조금씩 주입하는 것이다. 바다 생물들에게는 새끼를 양육할 장소와 안식처를 제공한다. 새에게는 둥지와 홰를 틀 장소가 되어준다. 벌에게는 꽃가루와 꿀의 원천이며 풀을 뜯는 초식동물들에게는 사료의 원료다. 그야말로 나무의 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생물의 다양성을 지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맹그로브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전체 가치는 매년 1헥타르당 1만 달러로 추산된다. 다시 말해 1헥타르의 맹그로브를 베어내면 환경적 손실이 1만 달러에 상당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맹그로브를 베어낸 자리에 100헥타르 규모의 새우 양식장이 들어설 경우 해마다 100만 달러의 환경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상품화된 새우 가격에 이 비용이 포함된다면 양식 새우는 어쩌면 패스트푸드 메뉴에서 영영 퇴출될지도 모른다.
생태경제학자들은 생태계가 제공하는 이러한 서비스가 시장 경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른바 ‘외부 효과’라고 불리는 서비스다. 생태경제학자들은 전 세계 자유무역시장이 번창하는 이유를 이 외부 효과가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데서 찾는다. 외부 효과는 자연에 진 빚과 같다. 결코 지불하지 않는 혹은 아직까지는 지불하지 않은 빚.

우리 시대의 주된 화두인 기후 변화는 이러한 가치들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7년 미국의 생태경제학자 로버트 코스탄자가 이끄는 연구팀이 전 세계 생태계의 서비스와 그 서비스를 생산하는 자연이 보유한 주식 자본의 총 가치를 평가한 일이 있다. 결과는 놀라웠다. 당시 전 세계 국가 총 생산량의 1~3배에 달하는 16조∼54조 달러라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요컨대 세계 경제는 자연환경으로부터 1 대 1에서 3 대 1의 비율로 원조를 받고 있었던 셈이다.
코스탄자 팀의 계산에 따르면 맹그로브는 어떤 생태계와 견주어도 헥타르당 가치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산호초보다 높고 대륙붕이나 공해 상위다. ‘모기가 들끓는 불모지’라는 편견에 시달리는 생태계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 탄소 발자국이 DNA 족문분석법처럼 관례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맹그로브 숲에서 탄소의 이동 경로를 연구해왔던 말레이시아 옹 진 엉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의 1일 순수 생산성은 1헥타르당 탄소 150킬로그램으로 자연의 다른 어떤 생태계 못지않게 높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유기물의 3분의 1은 해안으로 유출되었다. 이로써 맹그로브는 기막힌 탄소 처리 식물이며, 맹그로브를 파괴하는 건 해양 환경에서 생존에 필수인 양분 공급원을 빼앗아버리는 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아가 옹의 연구팀은 맹그로브의 순수 탄소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종국에는 숲의 퇴적물로 유입되어 수천 년 동안 그곳에 격리된 채로 남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탄소를 가두어 기후를 위협하는 이산화탄소로의 산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맹그로브 숲의 개조는 그 목적이 새우 양식장이건 농업이건 부동산 개발이건 상황을 정반대로 뒤집어버린다. 탄소 개수대는 탄소 공급원으로 뒤바뀌고 축적된 탄소는 공기 중으로 재방출된다. 그리고 그 속도는 격리시킬 때보다 50배나 빠르다. 옹은 이것이 맹그로브 숲의 파괴 뒤에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히든 코스트, 즉 숨은 비용이라고 이야기한다.

옹의 연구가 전반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맹그로브 숲의 풍요로움은 차치하더라도, 혹여 바닷속 뿌리부터 태양이 비추는 나뭇가지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을 무시하더라도, 맹그로브 숲은 지구의 조절 체계에서 수행하는 역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존하고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생태계다.

천연자원을 가치의 손상 없이 다음 세대에 고이 물려줘야
할 자산이라고 여기는 국가라면 잘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케네디 원은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지의 맹그로브 사이를 떠돌던 자신의 여정을 “소통의 부재 너머를 보기 위한 하나의 시도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맹그로브, 땅, 야생 생물, 사람, 생계, 해안 보호, 양어장 그리고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새우 뷔페까지, 이 모두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맹그로브 숲을 걷는 것은 땅과 바다, 인간과 야생이라는 서로 맞물린 세계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맹그로브를 제거해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순다르반스의 미로 속을 어슬렁거리는 세계 유일의 염수 호랑이, 우뚝 솟은 탄소 저장고와 견고한 태풍 방벽,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슈퍼마켓”까지. 케네디 원은 이 모든 것을 생각하다 마거릿 미드의 유명한 한마디에 조심스레 희망을 품고 길었던 여정을 마칩니다. 그리고 이 한마디와 함께 우리의 새 여정도 시작되겠지요.

지각 있고 헌신적인 시민으로 이루어진 작은 집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마십시오. 실제로 지금까지 오로지 그 집단만이 세상을 바꾸어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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