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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 7
긴 봄날의 짧은 글(永日小品) · 127 설날 129 뱀 134 도둑 138 감 146 화로 150 하숙 155 과거의 냄새 160 고양이 무덤 165 따뜻한 꿈 170 인상 175 인간 179 구리꿩 184 모나리자 190 화재 194 안개 198 족자 202 기원절(紀元節) 206 돈벌이 208 행렬 211 옛날 215 목소리 219 돈 223 마음 227 변화 232 크레이그 선생 237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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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보다 죽음을 귀하다고 믿는 나의 희망과 조언은 결국 불쾌함으로 가득한 삶이라는 것을 초월할 수 없었다. 더구나 내게는 그것이 실천적인 면에서 나 자신이 평범한 자연주의자라는 것을 입증한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눈으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 p.31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아침저녁으로 독경할 때 울리던 바라 소리는 지금도 내 귓가에 남아 있다. 특히 안개가 많이 끼는 가을부터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걸쳐 댕댕 울리는 세이칸지의 바라 소리는 언제까지나 가슴에 슬프고 차가운 무언가를 박는 것처럼 어린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다. --- p.65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기운 넘치고 강한 사람의 장례식에 갔던 나는 그가 죽고 내가 살아 있는 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때때로 생각하면 자신이 살아 있는 게 더 부자연스러운 심정이 되기도 한다. 운명이 일부러 나를 우롱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게 된다. --- p.74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아직도 이따금 휘파람새가 정원에서 운다. 봄바람이 가끔 생각난 것처럼 춘란 잎을 흔들고 지나간다. 고양이는 어딘가에서 된통 물린 관자놀이를 햇볕에 내놓고 포근히 잠들었다. 아까까지 마당에서 고무풍선을 띄우며 떠들던 아이들은 모두 활동사진을 보러 갔다. 집도 마음도 고요한 가운데 나는 유리문을 활짝 열고 조용한 봄빛에 감싸여 황홀히 글을 마무리한다. --- p.126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그때 나는 뒤집힌 고타쓰를 상상했다. 타버린 이불을 상상했다. 가득한 연기와 불타는 다다미를 상상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 남포등이 원래대로 켜져 있다. 아내와 아이는 평소처럼 잠을 자고, 고타쓰는 초저녁과 같은 위치에 놓여 있다. 모든 것이 자기 전에 봤을 때와 같았다. 평화롭고 따뜻했다. 그저 하녀만 울고 있을 따름이다. --- p.139 「긴 봄날의 짧은 글-도둑」 중에서 아내가 나간 빈자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야말로 눈 내리는 밤이다. 울던 아이는 다행히 잠든 모양이다. 뜨거운 메밀물을 후루룩거리며 밝은 남포등 아래에서 새로 넣은 숯이 탁탁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재 안에서 붉은 불기운이 희미하게 흔들린다. 숯의 단면에서 가끔 파르스름한 불꽃이 일렁인다. 나는 불빛에서 처음으로 하루의 따스함을 느꼈다. --- p.154 「긴 봄날의 짧은 글-화로」 중에서 고양이는 별로 화를 내는 기색이 없다. 싸움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 그저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런데 누워 있는 모양새에 어쩐지 여유가 없다. 느긋하고 편하게 몸을 뉘고 햇볕을 쬐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만한 자리가 없어서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아니, 이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몸이 나른한 정도를 훨씬 넘어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외로운데 움직이면 더 외로워져 참고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165~166 「긴 봄날의 짧은 글-고양이 무덤」 중에서 그사이 들판과 숲의 색깔이 점점 바뀐다. 신 것이 어느새 달콤해지듯 온 계곡에 세월의 두께가 더해진다. 이때 피틀로크리 계곡은 백 년 전 옛날, 이백 년 전 옛날로 바뀌며 평온한 정취를 담는다. 사람들은 세상사에 익숙해진 얼굴을 나란히 하고 산등성이를 지나는 구름을 본다. --- p.215 「긴 봄날의 짧은 글-옛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