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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같은 나
이유 첫 번째 시도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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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꽃은 벌을 유인하기 위해 좋은 향을 낸다. 반면 냄새가 고약한 것은 말려서 바람에 날려 버려야 한다. 흔적도 없이 말이다.
--- p.11 전차는 텅 비어 있었다. 안젤라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모스크바 사람들을 보려다 갑자기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아가씨, 왜 울어요?”라고 묻는 사람은 고사하고 그녀를 애써 위로하는 사람도 없었다. ‘인생은 길고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조금씩 그녀의 슬픔에 빠져들었고, 그들 역시 어느새 훌쩍이기 시작했다. 어린 아가씨의 슬픔과 자기 연민에서 비롯된 흐느낌이었다. 물론 자기 연민만으로도 눈물을 쏟을 이유는 충분했다. 슬픔에 잠긴 전차는 거리 이곳저곳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돌았고, 어느덧 땅거미 속으로 스며들었다. 모스크바 곳곳이 불을 환하게 밝혔다. 새해를 앞두고 한껏 치장한 도시의 모습과 흡사했다. --- pp.15-16 “《스타 팩토리》 다음 오디션이 언제 있지?” “이제 《스타 팩토리》는 안 나갈 거예요.” 안젤라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이유가 뭐지?” “불공평하더라고요. 내가 류바 유키나보다 잘 불렀거든요. 하지만 나는 떨어지고 그 애는 붙었어요. 나는 마르트노프카 출신이니까 떨어뜨렸을 거예요. 누가 나 같은 애를 키워 주겠어요?” “그쪽에서 크려면 돈이 필요해.” 키라 세르게예브나가 현실을 알려 주었다. “나도 알아봤어요. 프로듀서가 있더라고요. 재능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서 키워 주던데요.” 안젤라의 말을 듣고 인노켄치가 아내를 쳐다보며 부탁했다. “당신이 좀 나서지? 자기 모르는 사람 없잖아.” --- pp.21-22 “하지만 태양은 하나잖아요.” 안젤라가 반박했다. “태양이라고 다 같나.” 레나는 전면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안젤라는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말없이 끓고 있는 수프에서 거품을 걷어 낼 뿐이었다. --- p.67 그녀는 두 부류의 남편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부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고, 두 번째 부류는 돈 많은 남자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편은 아내한테 붙어서 살아간다. 그러면 여자는 둘이서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물론 힘든 일이다. 반면 돈 많은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무례하며 결국은 아내를 버린다.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가는 당나귀로 살 것인지, 자기를 마구 짓밟고 척추를 부러뜨려도 참고 살 것인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물론 지조와 성공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 p.96 “넌 지금 사기꾼처럼 행동하고 있어.”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죠? 나도 사브라스킨이랑 사랑에 빠지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 버린걸요.” “섹스가 그렇게 좋니, 어?” “너무 좋더라고요. 사랑해서 섹스하는 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안젤라는 순순히 인정했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정숙’이라는 개념이 있어.” 키라 세르게예브나가 상기시켜 주었다. “사랑만이 있을 뿐이에요.” 안젤라가 확신에 차서 말했다. --- p.152 “자기는 좋은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더라고. 나쁜 사람을 사랑하지.” 안젤라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 p.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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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러시아 현대 여성의 야망과 사랑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가수가 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한 안젤라. 그녀에게 방을 내어 준 키라 세르게예브나의 도움으로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에 참가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심사가 공평하지 못했지만 그녀로서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키라 세르게예브나의 소개로 미래 스타를 발굴해 내는 유능한 프로듀서를 찾아간다. 그는 스타가 되려면 좋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가사와 작곡, 녹음을 위한 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맨몸으로 모스크바에 온 그녀에게 그런 큰돈이 있을 리 없다. 그저 해변의 수많은 모래 알갱이 중 하나일 뿐이다. 얼마 후 안젤라는 키라 세르게예브나의 소개로 작곡가 이고리의 집을 찾아간다. 다음 날 있을 파티에 일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꿈을 이루어 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그리고 그 집에서 레나와 그녀의 남편 니콜라이를 만나는데……. 빅토리아 토카레바는 문학 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존경징표훈장을 수여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제53회 칸영화제 공로상을 수상한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업적은 그녀의 모든 작품에서도 하나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복잡한 인물 구조 대신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단출한 서사를 통해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들며, 그 속에서의 극적인 상황 설정과 세세한 감정 묘사로 작품의 주제를 부각시킨다. 한편 장면의 전환이 필요할 때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짧은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구성 역시 연극이나 영화에서 한 신(scene)에 담기 좋은 분량으로 독자의 집중력을 흩뜨리지 않고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소설가로서 깔끔한 마무리이자 극작가로서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며, 덕분에 작가의 의도를 한 번 더 분명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175p 『티끌 같은 나』를 포함한 그녀의 작품은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다. 아울러 그 이면에는 짙은 사회상을 담고 있는데, 성별이나 지역 갈등 등 러시아에 짙게 밴 고정관념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여성의 삶을 다루기에 해외 언론에서는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pre-feminist)’라고 평했으며, 러시아 격변기를 대변하는 작가로 꼽는다. 『티끌 같은 나』는 등장인물의 고난과 이에 따른 갈등 혹은 단순히 사랑을 다룬 소설로서 저자 특유의 위트와 유머를 느끼며 가볍게 읽어도 좋다. 한편 그 속에 숨어 있는 야망을 이루고자 하는 등장인물의 거짓과 배신, 외로움, 좌절, 진실과 사랑, 기대, 희망이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며 변화하는 모습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울고 웃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갈 우리의 진짜 모습을 발견해 내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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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이야기는 천연덕스러운 재치와 따뜻한 유머로 엮여 있다.” - 볼프강 코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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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크고 작은 행복과 배신이 담긴 러시아 일상의 이야기.” - 안네마리 스톨텐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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